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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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모스> 위대한 책 중에 하나이다.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과학대중화에 시발점이 된 책이다. 과학이 대중과 점점 멀어져 갈 때 칼세이건이 단단한 교두보를 마련해두었다. <코스모스>는 대중도 쉽게 읽고 즐길 수 있는 과학서이며 청소년이 과학에 대한 아름다움과 경이감을 느끼고 과학에 대한 꿈을 키우게 해준 책이고 수많은 과학자를 만들어낸 책이다.

 

 이 책 두껍다. 표지도 어둡다. 쉽게 읽을 생각이 들지 않는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이 그토록 많이 팔렸다니 놀랍다. 사실 우리나라 과학 분야에선 베스트셀러가 굉장히 적다고 한다. 지금까지 과학분야 베스트셀러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우리나라 과학분야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앞으로 <코스모스>를 뛰어넘는 베스트셀러가 언제쯤이나 나올지 요원하다. 그만큼 <코스모스>는 블루오션에서 당당히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코스모스>가 이토록 많이 읽힌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은 유명하다. 칼세이건의 명성뿐만아니라 <코스모스>는 미국에서 1980년 다큐멘터리로도 방영되었고, 7억 5천만명이 시청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2014년에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에서 닐타이슨에 의해 다시 화려하게 부활했다. <코스모스>는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며, 과학을 대중에게 선보인 최초의 책이며, 최고의 책이다.

 

 그리고 따뜻함과 높은 문학성이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차가움과 많이 대비가 된다. 당대의 최고 지성 중에 한 명이었던 칼세이건의 글은 종교, 철학, 생물학, 인류학 등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다. <코스모스>는 별과 우주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지구와 생물, 종교와 과학사, 인류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의 문체는 시종일관 따뜻하고 포근하다. 우리가 별의 일부임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을 읽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겐 이 책이 다음 내용이 궁금하고 계속 읽고 싶어지는 책은 아니었다. 청소년이나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는 새롭고 재미있겠지만, 어느정도 과학에 대해 아시는 분들께는 대부분 아는 내용들일 것이다. 아는 것들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어서 좋긴 했지만 나는 본래 새로운 지식과 내가 몰랐던 것들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책이 두꺼워서 가지고 다니기 싫어서 집에 놓고 읽다보니 더욱 더뎠다. 나는 원래 집에서는 공부나 독서를 잘 못하는 편이기도 하고, 집에서도 이 책은 다른 책들에 밀리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읽어나갔고 마침내 다 읽을 수 있었다.

 

 분명 좋은 책이고 위대한 책이다.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모든 분야를 망라해서 쓴 책이며 우주사를 한 번 훑어볼 수 있다. 그리고 칼세이건의 따뜻하고 문학성 높은 글들도 밤에 읽기에 참 좋다.

 

 나는 이 책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드레이크 방정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드레이크 방정식은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SETI 연구소 소장)가 고안한 우리은하 안에 존재하는 우리와 교신할 가능성이 있는 외계지성체의 수를 계산하는 방정식이다.

 

'드레이크 방정식'이라 불리는 이 유명한 식은 N=R*·fp·ne·fl·fi·fc·L로 표기된다.

여기서 N은 우리의 은하계 속에서 탐지가 가능한 고도문명의 수이며 R*은 은하계 속에서 지적 생명이 발달하는데 적합한 환경을 가진 항성이 태어날 비율이다. fp는 그 항성이 행성계를 가질 비율, ne는 그 행성계가 생명에 적합한 환경의 행성을 가질 비율, fl은 그 행성에서 생명이 발생할 확률, fi는 그 생명이 지성의 단계로까지 진화할 확률, fc는 그 지적 생명체가 다른 천체와교신할 수 있는 기술문명을 발달시킬 확률을 가리킨다. L은 그러한 문명이 탐사가능한 상태로 존재하는 시간이다.

이 식에 기초해 드레이크 자신이 예측하는 은하계 내 문명의 수는 약 1만개에서 수백만개에 이른다.

[네이버 지식백과] 드레이크방정식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칼세이건은 책 마지막의 드레이크 방정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쓴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은하 안에 또 다른 외계지성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그것이 드레이크방정식의 변수들이다. 먼저 태양같이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항성이 존재해야 한다. (칼세이건은 빅뱅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별이 만들어지는지 책 초반부에 보여준다.) 그리고 그 항성 주변에 생명이 살기 적합한 행성이 존재해야 한다. 이는 '골디락스 존' 이라 불리는 위치에 행성이 높여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며, 너무 춥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은 위치에 행성이 있어야 생명이 탄생할 수 있다. (칼세이건은 우리 태양계의 행성들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그 적합한 행성에서 생명이 탄생해야 한다. 우리는 이 값을 아직 모른다. 어떻게 무생물에서 생명이 탄생했는지 아직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것이 가능하다고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생명이 탄생한 후 지성이 있는 생명체로 진화를 해야하고, 그리고 그 지성체가 외계와 수신할 수 있는 기술문명을 발달시켜야 한다. (칼세이건은 생물의 진화와 인류의 과학발전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지금 우리가 외계 지성체를 찾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파를 수신하는 것인데 아무리 외계에 지성체가 있다고 해도 그 지성체가 전파를 발생하지 못하면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알아낼 수 없다. 예를 들면 우리가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발명하기 전에는 우리가 존재해도 먼 곳에 있는 외계인은 지구에 와서 우리를 직접 보지 않고는 우리의 존재를 감지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지막에 그 기술문명이 존속가능한 시간이다.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라도 어느 한 순간에 그 문명이 멸망할 수도 있다. 핵전쟁이나 운석충돌, 지구온난화 등에 의해서도 문명이 사라져버릴 수 있다. 우리 인류의 문명도 마찬가지다. 우리 문명이 천년 후 만년 후까지 지속될꺼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만년은 우주에서는 찰나의 시간이지만 겨우 100년을 채 못사는 우리에게는 어마어마한 시간이다.  

 

 이처럼 칼세이건은 드레이크방정식의 변수들을 책에서 모조리 이야기한다. 우주와 별의 탄생, 우리 태양계 행성과 소행성들의 이야기, 생물의 진화와 인류의 과학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우리 문명의 멸망가능성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린다. 핵이란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이야기한다. 우리는 체감하지 못하지만 핵전쟁의 위험성을 잘 알고있는 과학자들은 핵폐지를 위한 운동에 앞장섰다. 아인슈타인, 버트런트 러셀, 칼세이건 등 수많은 저명한 과학자가 핵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핵폐지운동을 벌였다.

 

 우주는 너무나도 넓다. 그 넓은 우주에 우리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외롭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멸망한다면 우주에 지적생명체는 사라지는 것이며 아무도 우주를 인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우주에는 우리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외계인과 교류를 하는 날까지 우리 인류가 꾸준히 발전을 이루어나가면 좋겠다. 스스로 자멸하는 일 없이, 그리고 환경의 변화에도 적절히 적응하고 역경을 이겨내면서 말이다. 칼세이건도 그런 미래를 꿈꾸고 바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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