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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여자, 가모브
제임스 D. 왓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끔찍한 책이었다. 본래 책을 읽으면 왠만하면 끝까지 읽는 편이라 억지로 꾸역꾸역 대충대충 다 읽었다. 그래도 초반부는 정독했지만 어느새 이 책의 지루함과 쓸데없음, 의미없음, 재미없음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래도 유익한 내용을 기대하며 읽어나갔지만, 마지막까지 한줌의 재미도 찾지 못했다. 단 한줌도.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라는 책을 쓴 사람이 어쩌면 이렇게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을 썼을까 참으로 신기하다. 그리고 가모브라는 물리학자는 굉장히 재미있고 기인으로 유명한데, 그런 사람의 일화라도 많이 쓸 것이지! 최근에 제임스 왓슨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어서 더욱 비호감이 되었다.
비호감은 더욱 커져서, 제임스 왓슨의 지성까지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제임스 왓슨의 노벨상 수상은 어쩜 행운과 우연이 겹쳐진 것이 아니었을까? 그 시대는 DNA의 구조를 밝히려는 생물학자, 화학자들이 대거 투입된 시기였다. 결국 제임스 왓슨은 상당부분 행운과 우연 덕분에 남들보다 한 발 앞선 것이 아니었을까? 제임스 왓슨과 크릭이 아니었더라도 DNA의 구조는 누군가에 의해서 조만간 밝혀졌을 것이다. 제임스 왓슨이 완전히 로또에 당첨된 행운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다만 그의 재능과 능력에 비해 더 큰 업적을 이룬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내게 그런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실제로 왓슨은 넓은 발로 인해서 여기저기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남들이 다 해놓은 밥상에 마지막 숟가락을 얹은 듯 보이기도 했다.
유전자이야기는 전혀 이해가 안되고, 여자 이야기는 매우 재미없고, 의미도 없었으며, 가모브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완전히 낚였다. 지루하고 시시콜콜한 중고등학생 수준의 사건 나열식 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중나선>은 읽어볼만 한 것 같은데... <이중나선>을 읽어보고 왓슨에 대해 더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겠다. 아무튼, 현재로서 왓슨의 글쓰기 능력에 대한 나의 평가는 빵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