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살리는 역설 건강법 - 금오 김홍경의
김홍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저자 김홍경은 한의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한의사이다. 사암침법이라는 조선시대 침법을 발굴하고 연구해서, 많은 한의사들에게 사암침법을 알린 분이시다. 자신만의 학파와 학설을 창시한 한의계의 거두이시다.

 

 그의 책은 처음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는데, 구입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다른 건강관련 도서, 의학관련도서들에 비해 덜 지루하다. 사실 이런 책을 단번에 뚝딱 억지로 읽어내려고 하니 지루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느긋하게 내용들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서 읽으면 한의학에 대해서, 그리고 건강법에 대해서 많은 성찰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고 불신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다. 과학 이전에부터 존재했기 때문이다. 과학에 기반을 두고 태동한 현대의학과 달리, 동양철학과 도가사상, 음양오행사상에 기반을 둔 학문이다. 여기서 비과학적이라는 말은 아직은 과학적인 연구, 과학적인 방법론이 많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현재 독일이나 해외에서 오히려 한의학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의학도 언젠가는 과학에 의해 밝혀지고 포섭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한의학이 의학계에서 보다 인정받으려면 사실 간단하다. 한약과 침을 이중맹검법으로 실험해서 그 효과를 입증하면 된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가 않다. 특히나 침을 이중맹검법으로 실험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환자도 자신이 침을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몰라야 하고 침을 놓은 한의사도 자신이 침을 놓았는지 안 놓았는지 몰라야한다. 한약도 그렇다. 한약대신 한약이 아닌 위약을 만들어야 하는데, 양약의 알약은 캡슐로 만들면 무색무취하기 때문에 쉽지만, 한약은 무색무취하지가 않다. 어떻게 환자를 속일 수 있을지 고민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본이다. 이런 대규모의 실험이 행해지기 위해서는 돈과 인력이 필요한데, 그것을 수행할만한 집단도 자본도 없다. 대학과 실험실, 그리고 병원에서 연구와 실험이 행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소규모에 더디고 미흡한 실정이다.

 

 한의학은 철저하게 경험과 상식에 의거한 학문이다. 동물이 병에 걸렸을 때 어떤 풀을 먹어야 되는지 본능적으로 알듯이, 우리 인간들도 고대에는 병에 걸렸을 때 약초로 우리 몸을 치료했다. 그리고 현대 의약품들도 많은 부분, 이런 약초에서 추출한 생약추출물로 만들어진다. 한약은 수많은 시간에 걸쳐 집약되고 축적된 경험의 산물이다. 이론이 먼저였는지, 경험이 먼저였는지는 알 수 없다. 내 생각은 아마도 이미 어떤 병에 어떤 약초가 좋다는 경험들이 존재했고, 그것을 토대로 동양철학, 음양오행사상을 도태로 한의학의 이론들을 구축하지 않았나 싶다.

 

 한약을 진화론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수많은 한약들이 생겨났다가 효과가 없으면 도태되고, 그리고 조금씩 변형을 거쳐서 지금의 한약들이 존재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지금껏 살아있는 처방들은 몇 천년의 역사를 버텨내려온 처방들이다. 한약은 천년 이상의 세월의 검증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약업계에서도 이런 한약에 손을 뻗어서 약제화 시키고 하나둘씩 뺏어가고 있다. 그 이유는 임상실험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것이 임상실험인데 한약을 제약화 할 때는 이런 임상실험을 생략할 수 있다. 당연하지 않은가, 이미 수천년에 걸쳐 인간에게 쓰여온 한약을 임상실험할 필요가 머가 있겠는가. 임상실험을 간략화할 수 있다. 보통 임상실험에서 수많은 사람에게 몇 년에 걸쳐서 실험을 하면서 경과와 부약용을 지켜봐야되는데, 이미 한약은 그 과정을 이미 모두 거친 것들이다.

 

 역설건강법은 말그대로 우리가 흔히 착각하고 있는 건강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아준다. 대중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을 바로잡고, 서양의학의 기계론적이고 대증적인 치료들을 바로잡는다. 한의학의 기본관점은 항상 병과 증상이 아닌 인체의 균형을 본다. 인간과 인체를 먼저 주의깊게 보고, 각자에 체질에 맞는 처방을 내려준다. 서양의학에서는 상대적인 관점이 아닌 표준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모든 인간을 하나의 인간으로 환원해서 판단한다. 하지만 한의학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인간의 체질은  저마다 다르다. 체질별로 맞는 음식도 있고, 맞지 않은 음식도 있다. TV에서 이런 음식이 어디에 좋더라하고 나오는 정보들은 나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약이 되는 음식이 나에겐 독이 될 수도 있다.

 

 예전에 추신수선수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그는 몸에 열이 많아서, 베란다 맨 바닥에 누워서 잘 때도 있다고 했다. 대단하다. 보통 사람이 그러다간 입돌아간다. 이렇듯 사람은 열이 많은 체질과 열이 적은 체질이 있다. 어떤 사람은 겨울에도 반팔 반바지를 입고도 멀쩡한데, 내복을 껴입어도 추운 사람도 있다. 그렇게 다른 두 사람에게 똑같은 음식과 똑같은 치료를 한다는 것은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넌센스다.

 

 이 책은 그런 폐혜를 막고 올바른 건강법을 전해주고자 쓰인 책이다. 자신의 체질이 어떤 체질인지 바르게 알고 그에 맞는 건강법을 실천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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