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드 보통, 종교를 구원하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지음, 박중서 옮김 / 청미래 / 2011년 9월

 내가 본 알랭드 보통의 두번째 책. 첫번째는 <뉴스의 시대>였고, 이번은 종교에 관한 책이었다.

 나는 종교에 관심이 많다. 종교란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사람이 종교를 믿는 심리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나는 과학과 종교가 상반된다고 생각했었다. 때문에, 과학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보면 참 신기했다. 진화론을 부정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신기했다. 무지, 더이상 알려고 하지 않음. 리처드 도킨슨이 이야기한 것처럼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 같았다. 진화론에 대해 깊게 알려고 하지 않고 부정하려고만 했다. 굉장히 똑똑한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흥미로웠다.

 요즘은 종교에 대한 나의 관점이 많이 바뀌고 있고, 너그러워지고 있다. 이 책도 내게 그런 영향을 준 책 중에 하나이다. 나는 종교 자체를 미워하지 않는다. 종교를 악용하는 사람들, 종교 때문에 행해지는 악행들과 종교로 인한 지성의 방해를 굉장히 싫어할 뿐이다. 신을 믿는 것은 자유이다. 하지만, 논리를 거부하는 것은 자유라고 할 수 없다.

 이 책은 종교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그리고 신비를 걷어내고도 종교가 현대사회에 아직도 유용하리라는 점, 그리고 현대에 맞춰서 종교도 바뀌어야 한다는 관점으로 쓰인 책이다. 알랭드 보통도 신과 신비를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우리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고, 교육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종교는 점점 파편화되고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사회에서 강력한 공동체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건축과 미술, 교육, 공동체 등등 종교의 강점은 여전히 강력하다.

 신을 믿지 않지만, 무언가를 믿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있으리라 본다.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한 번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무신론자에게도 종교는 매우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