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과 포퍼의 기막힌 10분
데이비드 에드먼즈 & 존 에이디노 지음, 김태환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 재미있다. 마치 범죄현장의 사건을 재구성하는 듯한 추리와 탐구, 사건 당시 장소에 있었던 증인들의 엇갈린 진술, 그리고 두 명의 사건 당사자들의 삶과 그 당시의 심리상태까지 파고드는 수작이다.

 

 20세기 철학자 중 가장 위대한 철학자라 불리우는 비트겐슈타인, 5대 철학자를 꼽을 때 들어가는 분 중에 한 명이다. 5대 철학자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니체, 비트겐슈타인이다. 출처는 모르겠다. 소크라테스가 왜 안 들어가는 지도 모르겠다. 소크라테는 이미 철학자를 넘어선 성인이라서 그런가? 

 

 아무튼, 비트겐슈타인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선 이름일 듯 하지만, 철학계에서는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고, 천재 중에 천재이다. 그의 삶을 보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떠오를 정도로 다재다능했고 가는 곳마다 두각을 나타내는 정말 부정할 수 없는 천재이다. 당대에 유명한 철학자나, 학자들에도 신 혹은 천재로 불리웠던 분이다. 버트런트 러셀이 철학을 접고 사회학으로 돌아서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고, 경제학자 케인즈는 그를 만나고 온 후, 아내에게 "신을 만나고 왔다." 라고 했을 정도이니, 그리고 빈학파의 열렬한 추종을 받고, 그의 제자들도 거의 신처럼 떠받들었을 정도였다. 그가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정교수로 임용될 때 한 교수는 "그를 철학과 정교수로 임명하지 않는 것은 아이슈타인을 물리학과 교수로 임명하지 않는 것과 같다." 라고 했을 정도이니, 더이상 이야기하면 입만 아플 것 같다.

 

 내가 비트겐슈타인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책에서 였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로 비트겐슈타인을 이야기했었는데, 그 때 당시에는 내게 비트겐슈타인은 듣보잡이 었기 때문에,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안 유명한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순진한 착각을 했었다. 그 후로 여기저기서 이름과 그의 철학에 대해서 조금씩 접했던 것 같긴 한데, 이렇게 유명하고 대단한 분인 줄은 몰랐었다. 최근에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채사장님이 비트겐슈타인을 다뤘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더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과 칼 포퍼의 철학계에서 굉장히 유명한 '부지깽이 스캔들'을 다루고 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칼 포퍼와 비트겐슈타인은 강연회에서 논쟁을 했고, 비트겐슈타인이 부지깽이를 휘두르며 칼 포퍼를 위협했는지 아닌지에 대한 진실을 다룬다.

 

 이렇게 쓰고 보니, 참 안 중요한 사건같다. 궁금하지도 않다. 더 재미있게 써야 되는데 이미 너무 많이 써버려서 글을 빨리 마무리 해야만 할 것 같다. 읽는 분들을 위해서도.

 

 두명의 다른 생각을 가진 철학자들의 논쟁, 한 쪽은 철학을 끝내버린 천재. 또 다른 한 쪽은 철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과학철학자. 그들의 삶과 철학이 집약된 10분. 이 책은 읽은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비트겐슈타인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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