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필립 바구스 &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지음, 배진아 옮김 / 청림출판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경제학파 중에 하나인 오스트리아학파의 경제학자들이 쓴 책이다. 오스트리아학파의 이론에 대해 입문서와 같은 역할을 할 수 도 있는 책이다.

 

 아아 절대 경제학이니 오스트리아학파이니 하는 단어때문에 경계심을 가지실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아주아주 쉽고 재미있다. 아주 쉬운 일상의 언어로만 쓰여있어서 누구나 경제학에 관한 배경지식이 그다지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제목또한 자극적이다.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여기서 그들이란 누구일까? 아마도 우리들은 아닐 것이다. 그럼 그들은 어떠한 이유로 부자가 되고 우리는 계속 가난해 지는 것일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치고 있었던 화폐의 독점권, 즉 국가가 화폐를 찍어내고 은행이 그 돈을 불리는 시스템에 대해서 이 책은 아주 주요하고 집요하게 다룬다. 누구도(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심치 않았던 화폐독점권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책 내용에 대해 조금 더 깊게 다뤄보겠다. 과거에 우리 사회는 가족 중에 한 명만 일을 해도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다. 우리 때보다 자녀 수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맞벌이를 하고 자녀 수도 1~2명 뿐인데도 먹고 살기 팍팍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우리의 임금도 오르고, 예전에는 한 명이 벌었다면 지금은 2명이 벌고, 그리고 부양해야 할 가족수(자녀나 부모)도 줄어들었는데, 왜 더욱 살기 힘들어진 것일까? 우리는 더 가난해졌는데, 어떻게 그들은 더 부자가 되었는가? 왜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상위 10프로가 차지하는 부의 비중은 계속 증가하는가? 이 책은 그에 대한 해답을 담고 있다.

 

 해답을 밝히자면, 바로 인플레이션때문이다. 즉 물가상승때문이다. 물가는 왜 상승하는가? 바로 통화량의 증대, 즉 시중에 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우리 사회에 100원이 있고 못이 100개 있었다면 못은 1개에 1원이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우리 사회에 돈이 50원이 불어나서 150원이 되면, 못 1개 가격이 1.5원으로 뛰게 된다. 즉, 돈이 많아지면 물가가 오른다. 과거 세계 1차대전 후에 독일에서는 전쟁배상금을 물기 위해서 국가가 돈을 마구 찍어대다가 초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보다 훨씬 심한 인플레이션,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고도 함) 이 발생해서 빵 한 개를 사려면 돈을 리어커에 가득 채워 와서 사가야했다고 한다. 국가가 돈을 마구 찍어내면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

 

 그럼 우리가 가난해진 이유는 물가상승때문이라는 것은 알겠다. 물가상승의 원인은 국가가 돈을 찍어내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겠다. 그런대 왜 그들은 부자가 되는가? 여기서 그들은 바로 국가와 기업가와 같은 부자들이다. 국가와 기업가는 왜 부자가 되는가? 한 번 살펴보자!

 

 먼저 국가는 돈을 찍으면 그 돈을 곧바로 갖게 된다. 때문에 부자가 된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점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 전에 국가는 그 돈을 다 써버리면 된다. 빚을 갚는다던지, 다른데 투자를 한다던지. 예를들어 당신이 만약 화폐를 찍을 권리를 가지게 되었다고 해보자. 한 1조원을 찍어내보자. 당신은 1조원을 곧바로 갖게 된다. 그 1조원으로 빚도 갚고 이것저것 사고 그리고 여기저기 투자도 하면 된다. 그러면 1조원은 차츰차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점진적으로 돈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돈을 다 써버린 후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그 돈을 다 써버리고 돈 이외의 자산을 보유하면 된다. 빚을 갚아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듯 하다. 이렇게 국가가 돈을 찍어내고 써버리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국민들은 그 부담을 지게 된다. 내게 국가가 찍어낸 1조원의 돈 중에 10만원이 임금인상으로 들어왔을때는 이미 돈의 가치가 떨어진 후다. 예를들면 내 월급이 100만원에서 110만원이 됐는데, 물가가 10프로 오르면 내 월급은 올라도 오른게 아니다.

 

 그럼 기업가들은 왜 부자가 되는가? 역시나 국가가 찍어낸 돈은 바로 우리에게 오지 않고, 먼저 기업가들에게 들어가게 된다. 기업가들이 국가의 빚을 사주거나(국채) 혹은 국가에게 투자를 받기도 한다. 돈은 국가에서 기업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온다. 우리에게 왔을 때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벌어져서 돈의 가치가 떨어진 후다. 이 작업이 조금씩 조금씩 계속 이루어지면 어떻게 될까? 국가와 기업가들은 조금씩 더 부자가 되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조금씩 가난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화폐를 찍어내는 권리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것이 과연 당연한 것일까? 돈을 마구 찍어내도 되는 권리는 누가 국가에게 준 것일까? 예전에는 국가가 함부로 돈을 찍어낼 수 없었다. 금본위제라고 해서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만큼만 화폐를 찍어낼 수 있었다. 이것을 브론튼우즈체제라고 한다. 달러는 금에게 묶여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이 제도를 포기하고 금이 없이도 돈을 마구 찍어내게 된다. 예전에는 1달러를 가져가면 금 35온스와 바꿔줬는데, 이제는 금으로 바꿔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족쇄는 풀렸고, 세계는 그렇다고 달러를 포기할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달러는 그 당시에 기축통화(화폐경제에 중심이 되는 통화)였고, 다른 많은 나라들이 달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달러를 포기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달러가 휴지조각이 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달러는 계속 기축통화로서 기능을 하게 되었다.

 

 너무 이야기가 길어졌다. 요약하자면, 예전에는 금본위제가 있어서 돈(달러)를 함부로 찍어낼 수 없었는데, 금본위제가 깨지고 국가는 돈을 마구 찍어낼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돈이 불어나면서 돈의 가치가 줄어들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우리는 점점 살기 힘들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돈을 찍어낸 국가와 그 국가와 함께하는 기업가들은 찍어낸 돈을 먼저 선점함으로 인해서 많은 이득을 챙기게 되고 점점 더 부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이 책은 모든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아주 쉽고 상세하게 잘 설명을 해준다. 책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기 권해드린다. 책에는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할 내용들이 참 많은 것 같다.

 

 너무 논리로만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구체적인 자료나 증거가 없는 점이 아쉬웠고, 그리고 자신에 주장에 대한 반론을 다루고 그 반론을 반박하는 방향도 다뤄줬으면 훨씬 훌륭한 책이 되었을텐데 그 부분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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