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야 산다 - 인간의 질병.진화.건강의 놀라운 삼각관계
샤론 모알렘 지음, 김소영 옮김 / 김영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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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서 그냥 책 제목이 눈에 띄어서 빌렸었다. 상식에 어긋나는 제목. 틀린이야기는 아니지만 무슨 내용일까 싶어서 빌려보았다. 그다지 기대도 안했는데 왠걸? 대박이었다.

 

 이 책은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한 책이다. '인간의 생존에 불리한 유전병은 왜 진화의 압력을 받아서 사라지지 않고 아직까지 남아있는가?' 이다. 이 질문에서 출발해서 유전과 진화, 그리고 질병에 대해 다룬다. 그리고 우리의 통념이나 우리의 상식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책이다. 질문, 거대한 담론, 상식의 파괴, 지식과 패러다임의 확장.

 

 이 책에 소개된 것 중에 예를들면 제1형 당뇨병을 들 수 있겠다. 제1형 당뇨병은 유전병으로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본다. 이 질병은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베타세포를 공격한다. 인슐린은 혈중 포도당농도 즉,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혈중 포도당을 간과 근육, 지방세포에 저장되게 한다. 즉 인슐린은 우리 혈액 속의 포도당을 다른 곳으로 변환시켜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생산이 잘 안되니깐 혈액 속의 포도당을 잘 처리를 못해서 우리의 혈액이 설탕혈액이 되는 것이다. 이 설탕혈액이 여러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것이 당뇨병합병증이다.

 

 그럼 이런 위험한 유전병이 왜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인가? 이 유전병이 생존에 불리했다면 이 유전병을 가진 개체수는 점점 줄어들어서 없어지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이 유전병이 생존에 유리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춥고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든 혹독한 환경에서는 이 고혈당을 유지시켜주는 당뇨병이 오히려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혈당이 높으면 혈액의 어는점이 낮아져서 동상이나 추위에 유리하고, 그리고 혈당이 높으면 먹을 것을 장기간 구하지 못해도 오래 견딜 수 있다. 이런 제1형 당뇨병은 북유럽과 같은 추운지방 사람들에게서 더 흔히 나타나며,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그 비율이 점점 떨어진다. 당뇨병은 우리가 빙하기를 견대낼 수 있게 해준 아주 유용한 질병이었다!

 

 이 책은 이렇게 다양한 질병들을 유전과 진화의 관점에서 다루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준다. 아주 흥미롭고 새로운 이야기들이었고, 지적자극을 주는 재미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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