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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미래 - 인간은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가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5년 4월
평점 :
일본의 저명한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씨의 신작이다. 너무너무 좋은 책이고, 마음과 의식에 대해서 탐구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책으로 꼭 권해드리고 싶다. <평행우주>를 통해서 알게 된 분인데, 이 책을 통해서 완전히 그에게 빠졌다. 앞으로 그의 책들을 다 읽어보고 싶다.
요즘 듣고 있는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는 마음과 의식을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의식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아직 우리 인류는 "의식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는 철학적, 과학적 난제, 미해결문제이다. 방금 든 생각인데, 사실 단순한 질문에 복잡한 수많은 해석이 존재하는 이유는 자신이 믿고 있는 가치나 신념, 신앙을 이 질문에 부여하기 때문인 것 같다. 유물론자들은 의식은 단순한 물질의 발현이라 생각하고, 신앙인들은 영혼의 일부로 생각을 할 것이다. 철학자들도 의식을 일원론(관념론으로 보느냐 유물론으로 보느냐), 아니면 이원론(육체와 영혼), 더나아가 삼원론(육체와 영혼과 신)으로 보느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것이다.
아무튼 의식이란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가 아닌가 싶다. 물리학자인 미치오 카쿠씨가 이 주제에 대해서 탐구하고 자신만의 가설까지 제시했다. 나는 책을 읽으며 미치오 가쿠씨의 가설이 굉장히 타당하고 매력적인 이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뇌에 대해서도 폭 넓게 다루고, 우리 마음에 대해서 탐구하고, 더 나아가 인공지능과 마음의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이제 더이상 SF가 아닌 머지않은 미래에 펼쳐질 내용들이다. 우리는 머지않아 지식을 직접 뇌에 다운로드하고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우리의 꿈을 비디오로 감상하며, 사진을 이메일로 전송하듯이 우리의 경험이나 기억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송하면서 공유할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 모두 물리적학적으로 가능하다!
이 책을 보면 의식이란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말 대단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니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뇌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현재 나온 어떠한 컴퓨터보다도 압도적으로 뛰어나며, 양자컴퓨터 이상의 엄청난 능력을 자랑한다. 그 복잡성은 우주에 있는 어떤 물질보다도 뛰어난 나고 복잡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 예로 우리의 뇌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지각하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현재 컴퓨터는 정면에서 사람얼굴 인식은 95%정도의 성공률을 보이나, 각도가 조금만 바뀌어도 인식률은 0%대로 떨어진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어느 각도에서든지 0.1초내로 얼굴인식이 거의 99%에 달한다. 뒤통수만 봐도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가끔 오인해서 무안한 경우도 있지만...
이제 우리는 조금씩 뇌에 대해 이해해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서 의식과 마음의 신비도 조금씩 걷히고 있다. 항상 과학은 무지의 장막을 걷어내고 신비롭게 여겨졌던 사실들을 설명가능한 이론적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 같다.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조금씩 넓혀가는 과학을 보며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두꺼워서 읽기 꺼려질 수 있으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과학교양서라서 읽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그리고 책 속에 담고있는 방대한 양의 지식과 미래에 대한 전망은 현재 뇌에 대한 우리 과학의 위치와 미래까지 볼 수 있어서 마치 미래여행을 떠나는 듯한 즐거움도 준다.
정말 할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 책이다. 그만큼 풍부하고 방대하고 재미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미치오 가쿠씨는 인공지능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너무 낙관한 것 같은데 나의 견해는 스티븐 호킹박사와 같다. 인공지능은 너무나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자아인식과 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이 탄생하게 되면, 영화 <메트릭스>의 세상이 도래할지도 모를 일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실수없이 완벽히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을 통제할 수 있을지 나는 굉장히 의심스럽다. 그동안 인류가 행해온 실수들을 봤을 때, 분명히 예상치 못한 변수와 우연이 존재할 것이며 그로인해 너무나 큰 댓가를 치르게 되진 않을까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