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의 힘, 듣기의 힘
다치바나 다카시.가와이 하야오.다니카와 순타로 지음, 이언숙 옮김 / 열대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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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지의 거인'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씨와 일본 융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 그리고 일본의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 이렇게 세명이 읽기와 듣기에 대해서 나눈 대담을 엮은 책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읽기와 듣기에 대해서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을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어쩐지 모르게 세사람이 공통점을 찾아가지 못하고 깊이있는 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피상적인 이야기만 나누다 끝나는 느낌이다. 아마도 다치바나 다카시씨와 나머지 두 명의 성향이 크게 다른 탓이리라.

 

 <하루키, 하야오를 만나러 가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씨와 융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가 나눈 대화를 엮은 책인데, 이 책은 상당히 훌륭하다. 둘 사이에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깊이 있는 대화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하지만 <읽기의 힘, 듣기의 힘>은 아쉽게도 그런 깊이가 없다. 세 사람의 지적세계관도 너무 다르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다치바나 다카시씨가 "현재 세계의 최첨단에서는 이러이러한 것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라고 하면 두 사람은 "흐음... 그런가요?" 하고 반응하고, 대화가 더이상 깊이있게 전진하지 못하고 계속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그런 식이다.

 

 그래도 읽기와 듣기에 관해서 여러 각도, 여러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읽어서 손해볼 것은 없다. 하지만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팬이 아닌 사람에게는 적극 추천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을 요약하자면 결국 읽기와 듣기의 그 본질은 이해이고, 그 속에 만남이 있다는 것이다. 읽는 것도 듣는 것도 결국은 무언가를 이해하려는 것이 목적이 되고, 이해를 해야지 제대로 읽었다, 또는 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읽기와 듣기는 그 속에 만남을 내포하고 있다. 화자와 청자, 저자와 독자로 이루어지는 양자가 읽기와 듣기라는 행위를 통해서 만남을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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