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수련 - 나를 깨치고 인생을 바꿀 삶의 혁명 같은 독서 수련
김병완 지음 / 동아일보사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김병완작가의 신작 중에 한 권이다. 한 달에 한 권꼴로 책이 나오는 대단한 사람이다. 물론 김병완작가에 대해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어쨌든 양적인 측면에서 대단하다는 것은 인정해야겠다.

 

 <48분 기적의 독서법>,<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을 읽었었는데, 그 책들보다는 개인적으로 이 책이 더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두 책도 괜찮게 읽었다. 분명 얻을 것은 있었다.

 

 전에 북플에서 김병완작가에 대한 부정적인 글을 읽었었다. 3년에 만권에 관한 이야기인데, 일단 나도 다소 허황된 이야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3년에 만권이라고도 했다가 3년에 9천권이라고도 한다. 9천권인데 그냥 올려서 만권이라고 가끔 이야기하고 광고도 하는 듯하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48분 기적의 독서법>에서는 작가가 3년 동안 읽은 책이 2~3천 권이라고 했던 것도 같은데, 아무튼 절대 9천권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작가가 주장하는 것도 3년에 천권을 읽기를 주장한다. 아마 작가도 천권에서 이천권, 혹은 삼천권을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9천권, 어마어마한 숫자다. 더구나 3년이라니. 김병완작가는 또한 속독을 경계한다. 그렇다면 9천권은 너무 과장된 것이 아닐까? 작가는 처음 6개월 동안은 시행착오를 반복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책 한 권 읽는데 1~2주 씩도 걸렸다고 했다. 아마 그렇게 예상해봤을 때 첫 6개월은 180일, 아마 100~200권 읽는 것이 고작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2년 6개월 동안 거의 9천권을 읽었다는 이야긴데, 9천을 30개월으로 나누면, 1개월에 300권이 나오고 하루에 10권이 나온다.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에 10권을 읽었을 때 2년 6개월이면 9천권을 읽을 수 있다. 만약에 하루 책을 못 읽으면 다음날은 20권을 읽어야 한다.

 

 결국 답은 두가지이다. 진실 혹은 거짓. 거짓이라면 뻥을 쳤다는 이야기가 되고, 진실이라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이라도 전부 진실일 수도 있고 부분만 진실일 수도 있다. 무슨이야기냐면 책을 훑어 본 것, 혹은 발췌독으로 읽은 것도 책을 읽은 것으로 친다면 9천권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예전에 어떤 일본인이 쓴 책인데, 책 한권에 10분 만에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책이 있었다. 그 사람또한 대단한 사람이었다.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어떠한 방법이냐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냥 책을 보는 것이다. 책장을 1~2초에 한 장씩 넘겨보면서 그림을 보듯이 책을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보다가 무의식적으로 멈추는 부분,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지는 부분만 체크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한 권에 한 두페이지 정도만 목표로 하고) 

 우리의 무의식은 사실 굉장히 놀랍다. 의식적으로 보지 않아도, 우리의 무의식은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중에 어떠한 것은 골라낸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길을 걷다가 우리는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돈과 비슷하게 생긴 것은 확 눈에 띈다. 굳이 세세하게 집중하면서 사물을 관찰하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도 돈과 비슷한 것을 보면 순간 거기에 집중을 하게 될 것이다. 청각을 예로들면, 카페에서 친구들과 잡담을 나누다가, 갑자기 주위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 이름이나 자기가 관심있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전혀 신경써서 듣고 있지 않았는데, 갑자기 그 부분이 명확하게 들리면서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우리 무의식은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깐 책도 그런식으로 보는 것이다. 그냥 그림을 보듯이 보다가, 불현듯 여기다하는 부분에서 멈추고 그 부분을 체크하면서 한 번 슥 훑어보는 것이다. 실제로 지의 거인 다치바나 다카시씨도 속독법에서 이 것을 언급하면서 자신 또한 책을 볼 때 그런식으로 한 번 보고 다시 본다고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서 밝힌 바 있다. 아마도 그런 책들까지 포함한 것이 아닐까? 나또한 책을 볼 때 그런 식으로 보려고 의식적으로 생각한다. 일단 그 책이 어떤 책인지 파악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하고 한 번 그런식으로 책을 훑어보고 다시 앞부분부터 때로는 관심가는 곳부터 읽어나간다. 물론 소설책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는 수밖에 없다. 나는 기본적으로 그리 책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 시간에 80~90p 정도 되는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책을 한 번 훑어보고(앞표지, 뒷표지, 목차, 서문을 충분히 보면서) 책을 읽어나간다.

 나또한 속독법에 한창 관심을 가지고 속독법에 관한 책들도 많이 보고 실천도 해봤는데, (비록 한 달정도 하다가 말았지만, 조금의 향상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일정수준에서 더이상 나아지지 않아서 관뒀다.) 요즘은 속독에 관해서 나도 다소 경계하는 입장이다. 이는 다치바나 다카시씨도 기본적으로 속독이란 단 한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말한다. 바로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지성작가님에게도 속독법에 대해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이지성작가님이 운영하시는 폴레폴레?인가 아무튼 거기에서 독서캠프가 있어서, 1박2일로 참가했었다. 마지막날에 이지성 작가님의 강연이 있었는데, 정말 내게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만나고 싶었던 분이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 TOP3에도 드는 분이다. 독서캠프비용도 굉장히 저렴했다. 수익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또 작가님의 말씀을 들으면 알 수 있다. 정말 나눔을 몸소 실천하시고 계시는 존경스러운 분이다. 멀리서 강연하시러 직접 운전하시러 오려서 열심히 강연을 하시고 질문에도 하나하나 정성껏 대답을 해주셨다. 나라면 그렇게 못한다. 나라면 장시간 운전하고 강연까지 하면 녹초가 되서 정말 질문은 딱 세명만 받을 것 같다. 하지만 이지성 작가님은 최선을 다해서 질문에 정성껏 답해주셨다. 나도 그렇게 질문을 하게 되었는데, 그 때 한창 속독법에 대해 관심이 많을 때라서 속독법에 관해 질문을 드렸다. 그리고 호되고 혼났다. 사실 나도 '속독법은 없다.'라고 생각을 하고 그것을 확인받고 싶어서 질문을 드렸다. 혹은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을까 해서. 하지만 역시나 이지성작가님도 속독법을 굉장히 경계하시고 속독법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아무튼 정말 호되게 혼났다. 책은 열심히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빨라지는 것이다. 이는 눈동자 굴러가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바로 배경지식이 쌓여서 더 빨리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초등학생의 교과서를 읽는 것이랑, 초등학생이 교과서를 읽는 것이랑 비교해보면 아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아는 내용이니 그냥 슥슥 읽어나갈 것이고, 초등학생은 모르는 단어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아서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을 것이다. 속독은 바로 그 차이이다. 배경지식과 집중력의 차이.

 

 쓸데없는 이야기가 너무 길었던 것 같다. 다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 책은 책을 왜 읽어야 하는 가? 와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내가 원하는 내용들이많았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내용들이라서 공감이 많이 갔다. 물론 비판하자고 들자면 무수히 많은 부분에서 비판하고 딴지를 걸고, 논리의 오류를 지적하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리는 것이다. 그 그물망이 나의 편견과 아집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내 기본 원칙은 그렇다.

 

 나또한 책수련을 하는 한사람으로써 다시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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