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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단하다. 알라딘 2024년 올해의 책이라니. 약간 기대를 하고 봤다. 좋은 소설이었다. 하지만 의아하다. 이정도로 유명하고 평점이 높을만한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이 책이 이렇게 많이 읽히고 유명하고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에는 책이 얇고 표지가 이쁘고 제목이 인상깊은 게 크다고 생각한다.
클레이 키건의 책은 첫 완독이다. <맡겨진 소녀>를 먼저 접했는데 초반부에 재미를 못 느껴서 책을 접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에 읽었다. 문장도 좋고 이야기도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킬리언 머피 주연의 동명 영화가 개봉했다는 걸 알고 책을 읽었다. 영화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면서 읽었다. 소설을 다 읽은 후 영화가 더 궁금해졌다. 도대체 이 짧은 이야기를 한 편의 영화로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다. 소설의 감동을 과연 영화가 구현해낼 수 있는지. 대화도 거의 없는 소설인데 영화에 나래이션이 많이 들어갔는지도 궁금하다.
펄롱의 감정이 전해졌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두려움을 이겨내고, 희생을 무릅쓰는 마음이 느껴졌다. 걱정되고 불안하지만 좋은 일, 옳은 일을 했다는 벅차오르는 충만감이 잘 표현되고 전달되었다.
<맡겨진 소녀> 나중에 재도전해봐야겠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펄롱으로 하여금 자기가 더 나은 혈통 출신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고서, 그 세월 내내 펄롱의 곁에서 변함없이 지켜보았던 네드의 행동이, 바로 나날의 은총이 아니었나. 펄롱의 구두를 닦아주고 구두끈을 매주고 첫 면도기를 사주고 면도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던 사람이다. 왜 가장 가까이 있는 게 가장 보기 어려운 걸까? -p111
약간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주인공 펄롱은 자신의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고 자랐다. 그런데 알고보니 함께 살았던 농장 일꾼이 자신의 아버지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다. 보통 아버지랑 아들이랑 많이 닮지 않나? 많이 안 닮을 수도 있나? 본인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까지 모르거나 계속 모른 체하고 살 수가 있나? 그런 의문점이 들었다. 뭐, 안 닮을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나보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 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p119
펄롱의 행동을 보며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남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펄롱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펄롱의 행동이 빛이 나는 것은 그의 행동이 어려운 행동이고 영웅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희소하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큰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