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장대익씨의 <다윈의 식탁>을 읽고 있다. 예전에 읽었을 때도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역시 아쉬움이 많다. 


 먼저 토론 형식으로 펼쳐지는 데 토론의 내용이 깊지가 않다. 겉만 핥고 지나가는 느낌이다. 첫 째날 적응과 적응이 아닌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토론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두 가지를 구분하는 기준들을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저자의 편향이 엿보인다. 아직 첫째 날만 읽어서 전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장대익씨가 약간 한 쪽 편으로 기울여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굴드보다 도킨스 쪽으로 기울여져 있는 거 같아서 싫었다. 


 책은 가상으로 두 진영으로 학자들이 토론하는 형식이다. 


 고개를 가로젓고 있는 굴드와 르원틴은 '오늘도 당했다'는 말을 속으로 뇌까리는 듯하다. -p91


 굴드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나이도 훨씬 더 젊은데 새로운 얘기가 없다. -p95



 세 번째로 뭐 이건 크게 뭐라할 건 아니지만 글솜씨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다윈의 서재>에서도 느낀 건데 여러 인물들이 대화를 나누지만 한 인물이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더 크게 든다. 1인 다역을 하는데 연기력이 떨어지는 느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여러 인물들의 특징을 글에서 살리기 어려울 테니깐. 전문 작가가 아니고서야. 



















 에른스트 마이어의 <진화란 무엇인가>. 에른스트 마이어는 진화학계의 전설이라고 한다. 



 














 

 닐 슈빈의 <내 안의 물고기>도 정말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전에 좀 읽다가 말았는데 다시 읽고 싶다. 미국의 고생물학자 닐 슈빈은 틱타알릭이란 생물의 화석을 찾아냈다. 3억 9천만 년 전까지는 어류가 유일한 척추동물이었다. 사지를 가지고 육지에서 살았던 척추동물들은 그로부터 적어도 3000만 년 뒤에나 등장했다. 그래서 닐 슈빈의 연구팀은 이 3000만 년 사이의 민물 퇴적층에서 어류와 육상 사지동물의 전이 형태가 분명히 출현했으리라 예측했고 그 퇴적층을 찾아 나섰다. 그 과정에서 3억 7500만 년 전 틱타알릭 화석을 찾아냈다. 



 시조새를 파충류에서 조류로 이어지는 중간 형태로 알고 있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시조새는 공룡에서 기원했지만 멸절한 원시조류라고 한다. 현생조류가 시조새로부터 직접 진화한 것은 아니다. 시조새는 멸종한 원시조류 중 하나다.


 고생물학자들은 고래의 진화 과정도 밝혀냈다. 6000만 년 전에서 3000만 년 전 사이의 지층들에서 고래의 선조들을 찾아냈다. 


 아래는 고래의 진화에 대해 주장한 다윈의 <종의 기원>의 한 대목이다. 


 "헌 씨는 북아메리카에서 흑곰이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몇 시간이나 헤엄치다가 마치 고래처럼 물속에 있는 곤충들을 잡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꽤나 극단적인 경우에서조차도, 만약 곤충들이 늘 일정하게 공급되고 더 잘 적응한 경쟁자들이 더 이상 그 지역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품종의 곰은 고래처럼 거대한 생명체로 거듭날 때까지 자연선택을 통해 더 큰 입을 갖게 되고 그들의 구조 및 습성이 점점 더 수중에 적합한 것으로 바뀌게 된다고 봐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p50


 다윈의 상상력과 대담함이 놀랍다.



 진화는 완벽한 설계자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이 진화의 강력한 증거이기도 하다. 인간의 시신경은 망막 앞에 위지한다. 때문에 맹점이 생길 수밖에 없고, 실명의 위험성도 존재한다. 오징어의 눈은 시신경이 망막 뒤에 위치한다. 오히려 인간의 눈보다 훨씬 더 잘 설계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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