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2월 3일. 역사적인 날이됐다. 한 편의 블랙코미디이기도 하다. 계엄령 선포라니. 이 시대, 이 나라에서. 


 인터넷을 찾아보면 1979년 이후로 처음이라고도 하고 1980년 이후로 처음이라고도 하고 머가 맞는지 모르겠다. 내가 어제 느꼈던 감정은 솔직히 두려움이었다. 계엄령은 그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다. '처단', '척결' 등 어제 담화문에서는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사용되었다. 


 어제 뉴스와 유튜브 영상, 유튜브 라이브를 밤늦게까지 시청했다. 상황은 긴박해보였다. 모두가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약간의 두려움과 걱정도 안고 있는듯 보였다. 아니 내 감정이 그러해서 인물들에게 투영되었을 수도 있다. 지금은 언론을 통제할 수가 없는 시대다. 인터넷을 유튜브, 페이스북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45년 전에는 통제가 가능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벌어진 일을 그날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은 모르고 있었다. 한참동안. 그리고 아직까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뭐 그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부류니깐. 어쩌면 모두가 어느 정도는 그러하니깐.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를 가결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모여들고 그것을 막기 위해 군대가 동원되었다. 시민들과 기자들은 국회 앞에서 군인들과 대치했다. 군인들은 총을 들고 있었다. 얼굴은 마스크로 가리고 있었다. 총과 대치. 그 모습을 영상으로 보는 나는 두려움과 걱정이 일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웃고 있는 사람도 있고 적어도 자신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거 같았다. '설마 총을 쏘지는 않겠지?' 


 국회의원들이 계엄령 해제를 가결하면 대통령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은 그 사실을 몰랐을까? 무슨 생각을 한 걸까? 도통 알 수가 없다. 나는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했다. 군인들이 국회에 모인 의원들은 강제로 구금할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계엄령 선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피가 흐를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다행히 피가 흐르지 않았다. 민주주의는 지켜졌다. 


 항상 현실은 인간의 상상력을 아득히 초월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고 경험하게 된다. 어제 일에서 여러가지로 느낀 것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노하고 윤석열을 규탄했다는 것. 일부의 사람들은 윤석열을 지지하고 혹은 관망했다는 것. 인터넷 댓글들을 보면 정말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맞나 싶은 댓글들이 보인다. 최소한의 지능도 없어 보인다. 아마 분명 일부는 그럴 것이다.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치인을 갖는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수준을 세계에 보여줬다. 창피한 일이다.


 어쨌든 평화롭게 마무리 되어서 다행이다. 윤석열은 최후의 발악을 했다.(김건희가 "아 좀 머라도 해봐." 라고 구박했을까?) 그리고 실패했다. 이제 남은 건 탄핵과 특검이다. 계엄령에 개입한 사람들의 죄를 물어야 한다. 자신의 본분을 못한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비판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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