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경제교양서입니다. 경제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때는 모기지담보대출이 꾸러미로 묶여 부채담보부증권(CDO)이라는 이름의 금융상품으로 팔렸고, 2013년에는 기업 부채가 꾸러미로 묶여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이라는 이름의 금융상품으로 팔리고 있었다. -p211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은 CDO였습니다. 부실한 모기지대출을 꾸러미로 묶어 파생상품을 만들어 높은 등급의 신용등급을 받고 팔렸습니다. 2013년 이후에는 기업부채가 같은 형태로 팔리고 있습니다. 예전과 다른 점은 연준이 위기 때 CLO를 구입함으로써 최후의 대부업자 역할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경제위기 때 사람들이 패닉에 빠져 CLO를 팔 때 연준이 나서서 사줌으로써 패닉을 막아줍니다. 과연 이런 형태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연준은 점점 경제구조를 취약하게 그리고 탐욕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렉스노드 경영팀에게 가장 큰 경영 전략은 컨베이어 벨트나 볼 베어링이 아니라 레버리지론, 그리고 주가 상승과 관련이 있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투자에 돈을 쓴다는 개념은 부채 조달의 새로운 기회가 무궁무진하게 열리면서 흐릿해져 있었다. -p259 


 낮은 금리로 인해 기업들은 값싼 부채를 이용해서 자산을 구입하여 이윤을 올리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회사의 경영 전략은 금융 공학으로 바뀝니다. 



 하지만 ZIRP의 진짜 내기는 애덤스 같은 사람이 부유해질 것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렉스노드 노동자 존 펠트너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냐 아니냐였다. -p259 


 렉스노드 노동자 존 펠트너의 이야기가 가슴아팠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은 제조업 약화로 일자리를 잃고 점점 더 가난해집니다. 미국의 제조업 노동자들의 처지와 분노, 애환이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렉스노드의 경영자인 애덤스는 스톡옵션으로 막대한 이득을 챙깁니다. 2010년에는 250만 달러. 2012년에는 870만 달러. 매년 100만 달러 이상을 벌었고 유독 좋았던 해에는 12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그동안 존 펠트너 같은 노동자는 연봉 8만 달러를 시작으로 연봉은 계속 줄어들었고 마침내 정리해고를 당하게 됩니다. 이런 세상이 정말 어쩔 수 없는 세상일까요? 그리고 그동안 렉스노드 회사는 엄청난 부채를 지게 됩니다. 회사의 이득의 대부분은 부채를 값는 데 쓰입니다. 그 기업이 일으킨 부채로 역시나 경영자는 막대한 수익을 올렸을 것입니다. 부채의 짐은 결국 노동자가 지게 되고 부채의 위험을 막기 위해 일반 시민들의 세금이 쓰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지루하게 들리는 기업들이 첨단 금융 공학에 나서서 돈을 빌리고 그 돈으로 자신의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밀어 올렸고 종종 경영진의 더 높은 보수를 정당화했다. 경영진에게 회사의 실제 사업은 점점 덜 중요해졌다. 중요한 것은 부채 시장에 접근하는 것과 상승하는 주가였다. -p266  


 위에 글과 같은 맥락입니다. 뒤에 여러 기업들의 예가 이어집니다. 



 호니그 규칙의 핵심은 은행 업계에서 더 위험한 부분과 경제적으로 더 필요한 기업 대출 같은 부분을 분리해서, 위험한 투자를 한 은행이 베팅을 잘못했을 때 전체 시스템을 함께 위험으로 끌고 내려가지 말고 혼자 망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p282 

 

 현명하고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하지만 은행 로비스트들의 활동으로 그의 아이디어는 실현되지 않습니다. 은행은 거대해지고 수많은 기업, 은행과 연계됩니다.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망하게 둘 수 없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의 구제금융에는 일반 시민들의 세금이 쓰입니다. 그리고 연준은 그들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높을 쏟아붓습니다. 은행은 위기를 넘기지만 인플레이션이 오고 화폐가치는 낮아지고 다시 시민들은 가난해집니다. 



 그리고 호니그와 달리 파월은 비판의 어조를 완화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한때 FOMC의 닫힌 회의장에서 자신이 비판했던 정책을 옹호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게 된다. 그때가 파월이 명실공히 권력의 위치로 떠오른 시점이다. -p305 


 제롬 파월로 알고 있었는데 제이 파월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거 같습니다. 현 연준 의장은 제이 파월입니다. 그는 원래 연준의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책을 옹호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게 됩니다. 왜 그의 입장이 바꼈는지 궁금합니다.



 다음 날 아침, 시장은 열리자마자 자유 낙하했다. 다우는 13%가 떨어졌다. 지난 1주일간 폭발력을 쌓아가던 금융위기가 경제 전체를 완전히 집어삼킨 날이 그 월요일이었다. -p366   


 2020년 3월 16일 코로나 시기 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다우가 하루 아침에 13%가 떨어졌습니다. 저도 저 때 주식시장을 보고 있었던 거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지금 저런 일이 떨어지면 솔직히 좀 두려울 거 같습니다. 



 3월 23일에 거대 은행들의 주가가 2월의 가장 높았을 때에 비해 48%가 빠졌다. -p367  

 

 생각해보니 코로나 때 대부분의 주식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은행주만 많이 빠진 게 아닙니다. 전 사실 이런 공황, 폭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때가 돈을 벌 최고의 기회입니다.



 파월의 전임자들, 그리고 은행, 통화정책, 거버넌스와 관련한 전 세계 주요 기관의 고위 인사들 모두가 그가 한 일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그와 동시에 그들은 연준이 지난 몇 개월간 한 일을 되돌리는 데는 몇 년, 어쩌면 몇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도 인정했다. 하지만 그 문제는 내일의 문제로 넘겨졌다. -p395  

 

 그동안 미국은 부채를 천문학적으로 늘려왔습니다. 전례가 없는 수준입니다. 빚으로 빚을 막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그 대가는 누가 언제 치르게 될까요? 



 미국 인구의 하위 절반은 미국 전체 자산의 겨우 2%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상위 1%는 31%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소득 분포에서 중간에 있는 가구(중위20%)의 순자산 중앙값이 1989년에서 2016년 사이에 겨우 4%밖에 오르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준다. 같은 기간에 상위 20%의 순자산은 두 배가 되었고 상위 1%의 자산은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중산층 수백만 명이 뒤로 밀려났다. -p401      


  부익부 빈익빈. 미국만큼 부익부 빈익빈을 잘 보여주고 가속화되고 있는 나라는 드뭅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결과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 불공정은 최대한 없애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안타깝고 화도 났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자산을 보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의 희생양이 됩니다. 


 연준과 미국 경제의 역사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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