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가져온 책들이 지겨워지자 북카페 내에 비치되어 있는 책들에게 눈이 갔다. 그러다 이 책을 발견했다. 책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펼쳐들어 읽어 나가자 금새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이야기가 워낙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의 저자는 가해자의 엄마이다. 그 가해자란 미국에게 엄청나게 유명했던 1999년 4월 콜롬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의 주인공이었다. 가해자는 2명 이었다. 그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가 이 책의 저자이다. 


 가해자 2명은 학생과 교사 13명을 죽이고 24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자살했다. 당시 가해자들의 나이는 17세였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 중 하나는 자식이 죽는 것이다. 자식이 죽은 부모의 심정은 헤아릴 수 없다. 그런데 자신의 자식이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다면? 맘껏 슬퍼할 수도 없다. 주위 사람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들어야 한다. 자식을 잘못 키웠다. 자식이 그렇게 되도록 방치했다. 왜 막지 못했냐 등등.


 이 책은 솔직한 글이다. 피로 쓴 글이다. 그동안 어머니로써 감내해야 했던 모든 일과 고민들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도 남들과 똑같이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들이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가장 궁금한 것은 그녀였으리라.


 사건 발생 후 17년 후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 그녀가 이해한 이야기를 세상에 최선을 다해 들려주려 했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을 이해해야 다음에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민하지만 사랑스런 착한 아이가 어떻게 우울증을 겪게 되고 그리고 그 사실을 얼마나 부모에게 잘 숨길 수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취약한 상태에서 폭력적인 아이에게 얼마나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우울증을 이해하고 예방하기 위한 저자의 노력이 담긴 책이다.


 아들이 저지른 끔찍한 일을 받아들여야 했지만 그럼에도 아들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 없었던 한 어머니의 용기와 지성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우울증 조기 발견 및 자살 예방에 관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