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략), 하지만 젊음이라는 무방비함에는 제 마음을 찡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요...... 젊음이란 너무나도 상처 입기 쉬운 것이죠. 너무나도 무자비하고 너무나도 자신감에 차 있어요. 아주 관대한 동시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p62
이 소설이 더욱 좋은 점 중 하나는 젊음에 대한 부분이다. 푸아로가 만나 늙은 변호사는 엘사 그리어를 줄리엣에 빗댄다.
"줄리엣은 사랑을 젊음과 동일시하고 있어요. 조심성도 없고 망설임도, 여자다운 정숙함도 없지요. 사랑은 용기이고 집념이며 무자비한 젊음의 혈기에요. 셰익스피어는 젊음이 무엇인지 잘 알았던 겁니다. 줄리엣은 로미오를 선택하고, 데스데모나는 오셀로를 사로잡습니다. 이 젊은이들에게는 의심도 두려움도 자존심도 없었던 겁니다." -p62
엘사 그리어는 젊고 사랑스러운 데다 부자였다. 유부남인 중년의 화가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에게 도덕적인 관념이 들어설 곳은 없었다. 인생은 한 번 뿐이고, 원하는 걸 손에 넣어야 했다.
되돌아보면 젊음은 얼마나 상처 입기 쉽고 상처 입히기 쉬운가. 얼마나 무자비하고 자신감에 차 있는가. 셰익스피어와 애거사 크리스티는 젊음을 잘 알았던 거 같다. 애거사 크리스티는 엘사 그리어를 통해 젊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