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마리 아기 돼지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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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 요즘에는 추리 소설을 읽고 싶을 때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찾는다. 기대 이상의 만족을 준다. 추리 소설의 여왕이란 칭호가 잘 어울린다. 


 그녀는 20세기 초 작가로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인지도가 있는 거 같진 않다. 셜록홈즈는 알아도 에르퀼 푸아로, 제인 마플을 아는 분들은 적을 거 같다.


 그녀의 작품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추리 소설의 장르에 속하긴 하지만 높은 문학성을 지녔다는 점이다. 단순히 범인을 추리하고 범인의 트릭을 해결하는 류와는 다른 맛이 있다. 탐정 에르퀼 푸아로는 세세한 증거들 보다는 인물들의 심리에 더욱 중점을 둔다. 문학 작품을 읽는 이유 중에 하나가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와 성격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추리 외적인 요소도 좋지만 역시 백미는 탐정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고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이다. 소설에는 다섯 명의 용의자가 나온다. 전부 약간씩 의심스럽지만 나는 특히 한 명이 의심스러웠다. 마지막에 결론이 드러나면서 내가 의심한 인물이 범임인 거 같아서 우쭐했다. 조금 뻔한 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왠 걸. 마지막에 반전이 있었다. 완전히 속았다. 추리 소설에서는 속아도 기분이 좋다. 저자가 나를 잘 속일 수록 그리고 그 속임수가 억지가 아닐수록 재밌다. 저자는 교묘하게 독자를 속였다. 아마 탐정 푸아로의 주장은 용의자에게 유죄를 선고하기에는 부족할지 모른다. 확실한 물증은 없고 정황증거와 심증, 그리고 약간의 상상만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고하게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의 무죄를 입증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애초에 푸아로가 변호사였다면 캐롤라인이 무죄를 선고받았으리라 생각한다. 


 사건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어느날 칼라라는 젊은 여인이 푸아로를 찾아온다. 16년 전 자신이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를 받은 어머니의 사건을 재수사해달라는 의뢰다. 푸아로는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그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5명의 인물을 만나보면서 사건을 재구성한다. 모두가 유죄라 믿고 있는 어머니는 과연 무죄일까? 그렇다면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치정살인사건이라 더 흥미로웠다. 



 훌륭한 작품이다. 아직 읽지 않은 크리스티의 소설 2편을 소장하고 있다.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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