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권은 유비가 익주를 차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방통의 죽음이 안타깝다. 




 나와 방사원은 황충, 위연과 더불어 먼저 서천으로 가겠소. 군사께서는 관운장, 장익덕, 조자룡 셋과 함께 형주를 지켜주시오. -p70 


 실로 적절한 분배가 아닌가 싶다. 자신이 직접 새롭게 자신의 수하가 된 장수들을 이끌고 서촉을 치고, 믿음직한 과거의 장수들에게 형주를 지키게 했다. 유장보다 조조를 더 두려워했음이 보이는 구성이다. 결국 힘이 모자라 제갈량과 장비, 조운이 후군을 이끌고 오긴 했지만.



 촉을 다스리고 있는 유장을 보면 어리석은 것 같다. 부하들의 충언에도 너무 유비를 철썩 같이 믿는다.


 보통 유장의 성격을 나타낼 때 어리석고 나약하다란 말이 자주 쓰이고 있으나 공정하게 말한다면 선량하고 순진하다는 편이 옳을 것이다. -p72

  

 둘 다 맞는 말 같다.


 

 정사 방통전을 봐야겠다. 방통은 참 독특한 캐릭터이다. 약간 위아래도 없는 거 같다. 연의에서 방통은 유장과 유비의 연회에서 유비에게 보고도 안하고 유장을 제거하려 한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하는 수가 없구려. 먼저 손을 쓰고 나중에 주공께 까닭을 말씀드리는 게 옳겠소. -p80


 암살이 성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방통은 그 이후의 상황까지 헤아렸을까? 세상의 비판은 자신이 뒤집어 쓰더라도 주군을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유비도 화내지만 방통을 크게 혼내지는 않았을 거 같다.



 7권을 읽으면서 조조에 대한 정이 더 덜어졌다. 초반부터 함께 해던 순욱과 순유를 내치는 장면에서다. 


 풀어보니 음식을 담는 그릇이었는데, 조조가 친필로 뚜껑을 봉한 것이었다. 

 순욱을 불길한 느낌을 누르며 봉함을 뜯고 뚜껑을 열었다. 그러나 그릇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다. -p108 


 조조는 점차 천자를 업신여기고 자신의 지위를 높이려 한다. 한 황실의 충성을 위해 일했던 순욱은 조조를 만류한다. 그것 때문에 사이가 틀어져 순욱과 순유는 조조의 눈 밖에 난다.



 유비는 서천을 얻을 때 항복하는 자는 군사로 거두어 쓰고 항복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돌아가라고 했다. 그리고 위연과 황충의 반목을 눈부신 용인술로 해결했다. 유비는 잘못을 저지른 위연에게 황충이 지극히 말려 용서한다고 말했다. 위연은 황충에게 고마워하고 황충은 자신이 위연을 헐뜯었는데 오히려 자신이 위연을 감싼 것처럼 하는 유비를 보고 자신의 옹졸함을 뉘우쳤다. 진짜 유비b



 하지만 연의에서 유비는 덕을 베풀다 방통이 죽음에 이르게 했다. 방통의 말이 시원찮아서 자신의 말과 바꿔탄 것이다. 오늘날로 치면 차를 바꿔준 거라 볼 수 있다. 방통이 감격했음을 말할 것도 없지만... 유비의 덕을 높이고 방통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소설 장치다. 나관중b



 유비는 익주목이 되고 항복한 문무에게 후한 상을 주고 벼슬을 높여 준다. 원래부터 거느린 세력에게도 인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관우에게 황금 오백근, 은 천근에 오십만 전과 촉에서 난 좋은 비단 천 필을 보냈으며 다른 문무의 관원들에게도 등급을 나누어 골고루 상을 내렸다. -p253

 

 유비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지만 관우는 유비에게 투자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결실을 얻은 것이 기뻤다. 관우는 최고의 투자자였다.



 조조는 후사를 고민한다. 첫 째 조비보다 셋 째 조식을 더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가후에게 의견을 묻자 가후는 선뜻 대답하지 않고 생각에 잠긴다. 조조가 다그치자 이렇게 말한다.


 아, 그저 원소와 유표가 제 자리를 이을 자식을 고르던 일을 잠깐 생각해 봤을 뿐입니다. (중략) 

 그대도 어지간하구나. 다음부터는 말을 바로 하라

 조조는 그렇게 말하며 껄껄 웃은 뒤 마침내 맏아들 비를 왕세자로 세웠다. -p355 

 

 가후 참 능구렁이 같다. 원소와 유표는 맏아들을 후사로 정해놓지 않아 자식 간에 분쟁이 일어났다. 이 말을 듣고 조조도 마음을 굳힌다.



 삼국지 재밌으면서 교훈도 많다. 삼국지의 각 사건에 관한 다양한 견해도 많아서 더욱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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