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소설을 읽는 중이다. 만화, 게임, 영화 등으로만 접했지 소설은 처음이다. 소설 아주 재밌다. 이제 2권 까지 읽었다. 




 "형께서 이 비를 그토록 높이 보아주시니 실로 감격이올시다. 삼가 명을 받들겠습니다." -p35


 그 말에 공손찬은 크게 기뻐했다. 만약 유비가 먼저 나서서 따르기를 청했다면 그렇게까지는 기뻐하지 않았을 것이다. 덥석 유비의 손을 움키며 말했다. 


 위 장면은 공손찬이 동탁을 토벌하러 유비에게 같이 가자고 하는 장면이다. 처음에는 유비는 자신이 부족하다며 거절하다가 공손찬과 아우들이 계속 권하자 승낙한다. 이번에 삼국지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인물은 유비였다. 그 중에서도 그의 겸손한 태도였다. 예전에는 유비가 너무 겸양을 떤다고 생각했다. 가식적이고 이중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항상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그의 처세술이 좋아보였다. 내게 부족한 부분이라 본받고 싶다. 




 그런데 유비를 만나보니 그 모습과 태도가 헌앙하고 말과 뜻이 활달한 게 영웅의 기상이 있었다. -p286  


 도겸이 유비를 보고 느끼는 반응이다.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법. 조조, 손책 등 유비를 첫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이 많았다. 예전에는 유비가 단순히 사람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따른다고 생각했다. 소설을 보니 유비는 충분히 유능한 인물이었다. 떡잎부터 남달랐는지 유비의 친척은 노식의 밑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노식은 공손찬보다 유비를 더 좋게 봤다. 노식 밑에서 공부하던 사람들도 다들 유비를 좋게 봤다. 


 황건적의 난 때에도 계책을 쏟아내고 성과를 올린다. 실제 정사에서도 유비는 능력있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소설에서 제갈량이 한 것으로 기록된 일들 중 유비가 한 일이 몇 있다. 


 유비는 유능한 인물이었다. 단순히 사람만 좋다고 따를 정도로 과거 사람들이 어리석진 않다. 유비는 충분히 비전이 있었고 자질이 있었다. 



 보다 못한 관우와 장비도 두 번 세 번 유비에게 서주를 맡기를 권했다. 그래도 유비는 몇 번이고 사양을 거듭하다가 해 질 녘에야 마지못한 듯 서주의 패인을 받아들였다. 

 만약 그 같은 겸양이 하나의 책략이었다면 실로 무서운 책략이었다. 있을지 모르는 몇 안 되는 반대자들까지도 시시각각 배가되는 백성들의 열기에 자신을 잃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군중 심리의 묘한 상승 작용과 스스로를 자제하고 기다리는 시간의 힘을 유비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p324~5


 도겸이 서주를 권해도 유비는 계속 거절했다. 진심이든 책략이든 무서운 사람이다. 예전에는 사양하는 걸 서로 번거롭게 하는 행위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거 같다. 여러 번 사양하면 상대의 진심을 더 잘 알 수 있지 않나 싶다. 여러 번 사양하는 데도 계속 권하면 진심인 것이다. 유비는 사양함으로써 상대방이 더 원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이제 2권까지 읽었지만 정말 재밌다. 삼국지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앞으로도 즐겁게 읽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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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17: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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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17: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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