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에필로그만 남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역사 이야기 재밌다. 저자의 다른 책을 이어서 읽어야겠다. 이런 페이퍼는 핵위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예컨대 거의 일주일 동안 계속된 쿠바 미사일 위기 첫날, 케네디는 쿠바에서 소련 미사일이 한 발이라도 발사되면 "미국은 소련에 전면적으로 보복할 것" 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소련 잠수함 함장에게는 모스크바 지도부와 먼저 협의하지 않고도 핵 어뢰를 발사할 권한이 있었다. 실제로 한 함장은 자신의 잠수함을 위협하던 미 해군 구축함에 핵 어뢰를 발사하려 했지만 다행히 다른 장교들이 만류했다. 만약 소련 함장이 원래 의도대로 핵 어뢰를 발사했다면 케네디도 보복하라는 거부할 수 없는 압력에 직면했을 것이고, 그랬더라면 흐루쇼프도 더 크게 보복하라는 압력에 시달렸을 것이다. -p480


 냉전시대 미-소간 핵전쟁 위협은 생각보다 컸다. 실제로 한 함장이 핵 어뢰를 발사하려 했는데 다른 장교들이 만류했다니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만약 핵 어뢰를 발사했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의 탐지 시스템이 잘못된 경보를 울린 적이 적어도 세 번은 있었다. -p482


 미국과 러시아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갖추어 상대국이 공격용 미사일을 발사하면 곧바로 탐지할 수 있다. 상대방의 미사일이 자국의 미사일 기지를 파괴하기 전에 보복 공격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때 허용되는 시간은 10분을 넘지 않는다. 1979년 11월 9일 탐지 시스템에서 200기의 ICBM이 소련에서 발진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경보가 울렸다. 다행히 당시 국방부 차관이던 윌리엄 페리는 그 신호가 잘못된 경보라 결론지었고 카터 대통령을 깨우지 않았다. 


 

 1990년대 말, 미국 정부는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를 허약한 국가, 더는 존중할 가치가 없는 국가로 폄하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이런 새로운 해석에 따라 미국은 과거 소련의 일부이던 발트 3국을 성급히 나토에 편입시켰고, 러시아의 완강한 반대에도 세르비아에 간섭한 나토군을 지원했으며,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한다는 구실로 동유럽에 탄도미사일 기지를 설치했다. 러시아 지도자들이 미국의 이런 조치에 위협을 느낀 것은 당연하다. -p483


 핀란드와 소련의 사례를 보면 이런 긴장된 대치보다는 대화와 상호간의 신뢰가 더 중요한 거 같다. 상대를 위협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서로에게 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