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
윌리엄 세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침내 <햄릿>을 만났다. <햄릿>은 너무나 유명해서 오히려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로 유명한 햄릿. 우유부단의 대명사 햄릿. 책을 보기 전에는 햄릿이 유약한 캐릭터인 줄 알았다. 책을 보니 햄릿이 우유부단한 캐릭터로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만 다르게 본 것일까? 내가 제대로 본 거라면 이런 오해는 어디서 시작된 걸까??? 네이버에 햄릿, 우유부단으로 검색해보니 역시나 햄릿이 우유부단하지 않다는 글들이 대다수다.


 햄릿이 어떤 캐릭터인지 내가 느낀 바들을 이야기해보겠다. 일단 햄릿은 30세의 나이다. 덴마크의 왕자이고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검술 솜씨가 훌륭하다. 왕국 내에서 최고의 솜씨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다. 우유부단하고 유약한 천하제일의 검사? 영 아다리가 맞지 않는다. 햄릿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 당당하고 기개가 있다. 때론 다정하고 친절하며,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거침없다. 독설을 아끼지 않는다. 하는 언행을 보면 결코 하남자 스타일이 아니다. 상남자 스타일이다. 그의 아버지 역시 훌륭한 국왕이었던 것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햄릿은 그의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했다. 햄릿이 사랑하는 오필리아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결코 수줍어하거나 소심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 여자들이 보기에 눈쌀이 찡그러질 정도로 막말하고 막 대한다. 이런 햄릿이 어떻게 우유부단한 이미지를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아버지의 복수를 서두르지 않고 저 유명한 대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때문에 우유부단한 이미지를 가진 거 같는데 이는 명백한 오해라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햄릿은 우유부단 한 것이 아니다. 그는 신중하고 철저한 모습을 보여준다 생각한다. 자신이 복수해야할 대상은 자신의 삼촌이며 한 나라의 왕이다. 당연히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 섣불리 행동하다 오히려 자신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그리고 명분 또한 중요한다. 햄릿이 삼촌이 아버지의 살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아버지의 유령의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복수의 증거로서 부족하다. 때문에 햄릿은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연극을 삼촌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살핀다. 삼촌의 반응을 보고 확신을 하게 된다. 그리고 햄릿은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일부러 미친 척을 한다. 이런 것들은 결코 우유부단한 모습이 아니다. 신중하고 이성적이고 계획적인 모습들이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도 원문은 .'To be, or not to be.' 이다. 내가 본 믿음사에서는 '있음이냐, 없음이냐.' 로 번역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라는 문장만 들었을 때는 햄릿이 죽음과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유부단한 인물이라는 인식만 있었다. 하지만 <햄릿>이라는 작품을 보니 햄릿은 결코 자신의 죽음과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유부단한 모습이 아니었다. 자신의 죽음과 삶 어떤 것이 더 고귀한 것인지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인물이었다. 전체에서 부분만 떼어서 확대하니 우유부단한 모습처럼 보일 뿐이었다. 


 

 그동안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책으로는 <오셀로>, <맥베스>를 봤다. <오셀로>는 괜찮았다. <맥베스>는 영 별로였다. <맥베스>를 보고 희곡은 나랑 잘 안맞나 생각했는데 <햄릿>을 보니 그건 아니었다. <햄릿>이 셰익스피어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이유가 있었다. <햄릿>은 재밌었다. 뒷 이야기가 궁금하고 초반부터 몰입되게 하는 힘이 있었다. 햄릿이 처하는 상황은 굉장히 빡센! 상황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죽고 삼촌과 어머니가 두 달 만에 결혼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삼촌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복수해야 할 대상인 삼촌은 한 나라의 왕이다.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도 클 것이고, 복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삼촌의 살인 사실은 유령인 아버지에게 들은 사실이니 증거로서 불충분하다. 이런 상황을 햄릿이 어떻게 해쳐나가는지, 나라면 어땠을지 생각하면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이런 와중에 로맨스도 첨가 되어 있고 햄릿이 음모에 빠지고 복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각본도 확실히 훌륭하다. 

 

 

 이 책의 마지막 해설을 보니 <햄릿>이 완전한 셰익스피어의 창작물은 아니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과거에 있었고 셰익스피어가 이를 각색하고 햄릿이란 영원불멸의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이다. 연극의 일부였던 <햄릿>의 인기는 그 당시에 상당했다고 한다. 나도 최근에 <햄릿> 연극 볼 기회가 있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못봐서 아쉽다. 다음 기회가 되면 꼭 보고 싶다.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온전히 느끼지는 못했지만 재밌게 본 작품이다. 다음 작품으로 <리어 왕>을 볼 계획인데 기대가 된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3-11-28 0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1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23-12-05 0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 님 2023년 서재의 달인 선정되셔서 제가 기뻐요^^ 항상 좋은 책과 영화를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 해 수고 많으셨어요

고양이라디오 2023-12-05 10:17   좋아요 0 | URL
나와같다면님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기쁜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서재의 달인을 위해 열심히 읽고 써야겠네요ㅎㅎㅎ

서니데이 2023-12-05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좋은 시간 보내세요.^^

고양이라디오 2023-12-06 17:2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