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서 억지로 끼워맞춘 과학이 아닌 과학자들의 진짜 과학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실패가 있다. 우리는 역사에서 성공과 승리만을 기억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실패가 뒤따랐다. 과학 역시 마찬가지다. 과학을 통해 실패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몇몇 거만한 물리학자들이 여러분에게 장담하듯 모든 과학 분야가 물리학으로 환원될까? 나는 여러분 앞에 확실하게 얘기하지는 못해도 아마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아무리 그 말이 옳다 해도 물리학만 연구해서는 그 사실을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p279 


 유튜브를 보다 보면 한국 물리학자들이 나온다. 간혹 그들은 오만하게도 양자역학 혹은 원자를 이해하면 세상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세상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참으로 어리석은 환원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비유적 표현에 불과한 걸까? 


 물리학자들은 정의를 중요시 여긴다. 누군가 그들에게 같은 문장을 이야기하면  '세상 모든 것' 의 정의, '이해한다.' 는 것의 정의를 물어볼 것이다. 


 모든 것을 아는 신적 존재라면 원자만 이해해도 정말 세상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수준에서는 결코 원자를 이해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산소 원자를 이해한다고 해서 산소 분자를 이해할 수는 없다. 산소 분자가 생명체의 호흡에 어떻게, 왜 이용되는지도 산소 원자를 이해한다고 해서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생화학, 생물학 등 산소 원자 뿐 아니라 생물의 호흡과 진화 과정들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 산소 원자와 수소 원자를 이해한다고 해서 그 둘이 결합한 물의 특성을 이해할 수 없다. 이를 창발적 특성이라고 하는데 산소 원자, 수소 원자가 가지지 않은 성질을 물 분자는 가진다. 


 원자 수준에서 이해한다고 해서 인간의 뇌, 인간의 감정, 심리, 사회, 정치, 경제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 그런 오만한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뭐 어떤 뉘앙스인지 어떤 의미로 한 말인지는 대충 이해는 가지만 들을 때마다 귀에 거슬린다. 


 


 

 












 이 책의 저자도 피터 메더워를 극찬했다.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제이굴드도 그를 '20세기 최고의 과학 저술가' 로 꼽았다. 메더워는 칼 포퍼를 소리 높여 옹호했고 포퍼와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메더워의 책을 꼭 읽어야겠다. <젊은 과학자에게> 라는 200페이지의 짧은 책 밖에 국내에 번역된 책이 없는듯 하다. 



 

 


 

 











 저자가 또한 소리 높여 칭찬하는 과학저술가로 노벨상 수상자 프랑수아 자코브가 있다. <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 도 꼭 읽어보고 싶다. 역시 과학책을 읽으면 읽고 싶은 과학책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리처드 파인만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학자 중에 한 분이다. <파인만의 과학이란 무엇인가?>는 아마 읽은 듯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추천하는 책이다. 다시 읽어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역시 저자가 추천하는 책이다. <구멍투성이 과학>에서 과학에서의 실패를 엿봤다면 <오류의 인문학>에서 오류에 대해 더 확장된 사고를 하면 좋을 거 같다. 




 과학책을 10권 이상 샀다. 그 중에 첫번째로 <구멍투성이 과학>을 읽었다. 과학책 한 권 읽었는데 읽고 싶은 과학책이 벌써 여러 권 생겼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과학이 가장 심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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