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파이어스타인의 <구멍투성이 과학>을 읽었다. 초반부는 재밌었지만 점점 재미가 줄어들었다. 좀 더 재밌는 일화들을 많이 소개해줬으면 좋았을 듯 하다. 저자의 같은 주제의 다른 책 <이그로런스 - 무지는 어떻게 과학을 이끄는가> 도 읽어보고 싶다. 우리는 성공한 과학의 이야기만 알고 있지만 성공의 뒷면에는 수많은 실패와 무지가 가득하다. 과학이란 무엇인지 다른 관점에서(올바른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삶에 대한 성찰도 준다. 우리 인생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의 연속이다. 실패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우리가 거기에서 무언가를 배우기만 한다면 말이다.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가 현대 과학을 광범위하게 해설한 저서 <무한의 시작>이 궁금했는데 한국에는 번역되지 않은듯하다.
데이비드 도이치의 <진리는 바뀔 수도 있습니다>가 흥미로워 보이나 600페이지에 달하고 번역이 좋지 않다고 하여 패스해야겠다.
나는 어째서 동양에 비해 서양에서 과학이 크게 발전했는지 궁금했다.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이가 있었고 그는 아인슈타인에게 질문을 했다. 여기 그 질문에 답하는 편지를 소개한다.
1953년 4월 23일
캘리포니아 주 샌 마테오에 사는 J.E. 스위처 씨에게
스위처 씨,
서양에서 과학이 발전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위대한 성취 덕분입니다. 하나는 그리스 철학자들이 가져온 형식 논리 체계의 (유클리드 기하학을 통한) 발명이고, 다른 하나는 르네상스 시대에 체계적인 실험을 통해 인과 관계를 발견할 가능성을 찾아낸 것입니다. 내 생각에 중국의 현자들이 이런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랍지 않습니다. 정말 놀라운 것은 이런 발견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사실이죠.
A. 아인슈타인 드림
과학은 원래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다.
예컨대 찰스 다윈은 상류 지주 계층이라 비글호를 타고 5년간 탐험 경비를 자기가 충당하고 이후로도 상당한 양의 표본을 수집하고 실어 나르며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까지 댈 수 있었다. 게다가 이후로도 20년에 걸쳐 데이터에 대해 숙고하고 이론을 발전시킬 만한 재력가였다. -p223
그레고어 멘델 역시 수도원장의 지원과 그 자신이 어느 정도 지위가 있었기 때문에 7년에 걸쳐 완두콩 2만 9000그루를 키우며 실험을 할 수 있었다. 오늘날 정부의 과학 지원은 결과와 성과가 보장되는 곳에만 지원되는 경향이 있다. 과학은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데 말이다.
약학 분야는 실패가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임상시험을 거치는 약품의 20건 가운데 19건이 승인을 받는 데 결국 실패한다. -p249
이사야 벌린의 <고슴도치와 여우>를 읽어보고 싶다. 톨스토이에 대한 비평서이며 에세이집이라고 한다. 한 번 읽업ㅗ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