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7.5

 감독 이상용

 출연 마동석, 이준혁, 아오키 무네타카, 김민재, 이범수

 장르 범죄, 액션



 프랜차이즈 영화의 한계를 보여줬다. 어쩔 수 없는 수순이지만 씁쓸하다. <범죄도시 2>가 예상보다 훨씬 괜찮아서 <범죄도시 3>도 기대를 했었다. 그럭저럭 즐기면서 재밌게 볼 수 있지만 1, 2편에 한참 못미친다. 


 어제 영화를 봤다. 좌석은 몇몇 좌석을 빼곤 꽉 찼다. 내 양 옆에 앉은 아주머님과 젊은 여성 분은 감탄사나 하시는 말씀을 봤을 때 재밌게 보시는 거 같았다. 관람객은 벌써 450만명이다. 네이버 평점은 8점에 못 미치는 7.87이다. 1편이 9.28, 2편이 8.99인 걸 비교해봤을 때 많이 낮은 수준이다. 평점은 더 낮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손인분기점은 넘었고 어느 정도 흥행할 듯 보인다. 볼만한 영화가 요즘 없기도 하고 마동석과 범죄도시의 티켓파워는 상당하니까. 그리고 못 볼 정도의 영화도 아니니까. 타격감과 유머는 전작들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긴장감과 빌런의 매력도는 많이 감소했다. 내가 느끼기에는 거의 없었다.


 단점들을 분석해보자. 


 첫번째, 역시 빌런의 존재감, 서사, 매력도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내 누군지 아니~?" 의 장첸, "너 납치된 거야." 의 강해상에 비하면 주성철은 명대사도 없고 명장면도 없다. 잔혹하지만 특별히 사악해보이지도 않고 아주 평면적이고 단순한 캐릭터다. 장첸과 강해상의 포스는 어마어마했다. 꼭 잡아야 되는 범죄자였다. 하지만 3의 주성철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빌런의 존재감이 약해진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다시 첫번째, 빌런이 두 명이 되면서 오히려 둘 다 애매해졌다. 개인적으로 리키라는 인물은 빼고 다시 스토리를 짰으면 싶다. 한 영화에 빌런은 한 명이면 족하다. 나머지는 빌런과 주인공을 부각시켜줘야 한다. 그래서 둘의 대립구조가 강해진다. 한정된 분량을 둘로 나누면 둘 다 약해진다. 빌런은 주성철 한 명으로 하고 주성철에 대한 서사를 좀 더 쌓았어야 한다. 그가 얼마나 나쁜 인물인지, 얼마나 위험인물인지를 부각시켜야 한다. 스토리 상으로 참 허점, 문제가 많다. 주성철은 가만히 놔둬도 자멸할 인물이었다. 주위에 계속 적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그냥 놔둬도 알아서 죽겠구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의 적들은 자신보다 훨씬 강한 조직들이다. 잔혹함과 막가파식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그랬을까? 모르겠다. 암튼 덕분에 주성철 연기의 폭은 단조로웠다. 표정 한 두 개로 영화를 찍었다. 인상쓰면서 위협하기. 웃으면서 여유부리기. 최근에 본 <스파이던 맨3>에서도 너무 많은 빌런이 등장하면서 각각의 빌런의 서사는 약해지고 스토리도 쓸데없이 중구난방이 됐다. 개인적으로 굳이 스토리를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 영화에 빌런은 한 명, 중심 스토리는 하나. 나머지는 주인공과 빌런, 중심 스토리는 보완해야 한다. 큰 줄기가 너무 많으면 안된다.


 두번째는 역시 비슷한 이유인데 서사를 몰아줘야 되는데 분량이 나눠지다 보니깐 주성철에 대한 서사가 너무 없었다. 쓸데없는 서사를 덜어내고 주성철이 어떻게 해서 빌런이 되었는지나 빌런으로써 어떤 나쁜 짓들을 저질렀는지 등 빌런으로써의 서사가 필요하다. 단순히 잔혹한 모습을 보여줘봐야 전혀 무섭지 않다. 특히 관람등급이 15세로 낮아지면서 1, 2편에 비해 확연히 잔인함의 수위가 낮아졌다. 잔인한 장면은 카메라 씬 바깥에서 이루어진다. 


 세번째는 일반인들에 대한 위협, 공포감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도 서사에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3편에서는 주성철이 야쿠자, 중국조직과의 대립만 보여주다보니 마약범죄가 일반인들에게 어떤 피해와 공포를 주는지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었다. 영화 초반에 마약 때문에 호텔에서 떨어져 죽은 여성만 잠깐 나왔을 뿐이다. 범죄도시 2에서 강해상이 한국이 재벌2세를 납치해서 살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딴 판이다. 실제로 마약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서사가 더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렸어야했다고 생각한다. 


 단점 두 번째, 매력적인 조연들의 부족. 1, 2편에 비해 조연들의 비중이나 역할이 약했다. 1, 2편은 금천경찰서 강력반 식구들과의 케미가 좋았는데 3편에서는 광역수사대로 옮기면서 그런 조연들이 비중이 대폭 축소됐다. 그 외에도 1, 2편은 장이수 등의 감초 캐릭터가 활약했는데, 3편은 초롱이가 있긴 했지만 약한 느낌이었다. 


 단점 세 번째. 사실상 시나리오의 완성도 부족.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핍진성을 중요시하게 생각한다. 핍진성은 작품에서 얼마나 그럴듯하고 있음직한 이야기로 그려내느냐 하는 것이다. 핍진성은 개연성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는 눈감아 주지만 핍진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계속 보이면 몰입이 힘들다. 핍진성이 떨어지면 영화나 소설에 푹 빠지지 못하고 한 발 떨어져서 평가를 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핍진성이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들이 눈에 종종 띄였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조금 씁쓸했다. 재밌긴 했지만 기대만큼이 아니라 아쉬웠다. 이제 다음 시리즈는 기대가 안된다. 이 수순이라면 <범죄도시 4>는 망작의 가능성도 있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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