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젠더에 관해 관심이 많다. 대부분은 과학적 관심이다. <차이에 관한 생각>은 나의 이런 관심을 잘 충족시켜주는 책이다. 프란스 드 발은 세계적인 영장류학자로 페미니스트이다. 젠더에 대한 수많은 오해를 교정해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나는 젠더 논쟁 역시 과학적 사실을 기반하여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사실을 무시한 채 이뤄지는 논쟁은 무의미하거나 교조적일 수 있다.    

 

















 대중과학서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 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이다. 읽어보고 싶다. 




 평소에 그들 사이에 난무하던 첨예한 견해 차이는 어디로 갔는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프로이트와 니체, 루소, 쇼펜하우어가 서로간에,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와 성 바오로와 성 토마스 아퀴나스와 화기애애하게 동의할 수 있는 문제는 많지 않지만, 여성에 관한 견해만큼은 놀랍도록 서로 가깝다." -p19


 여성에 관한 견해는 과거 철학자들 사이에 놀랍도록 일치된 견해를 보여왔다.  

 


 유인원은 입을 쩍 벌리고 웃는 얼굴 표정을 지으면서 목쉰 웃음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데, 이것은 자신의 의도를 분명히 밝히는 효과가 있다. 이것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필수적인데, 사교적인 놀이가 싸움처럼 보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어린 침팬지가 웃으면서 다른 침팬지 위에 뛰어올라 목에 이빨을 갖다댄다면, 상대방은 이것이 재미로 하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알아챈다. 만약 동일한 행동이 침묵 속에서 일어난다면 공격일 가능성이 있고, 완전히 다른 반응이 필요할 것이다. -p56 


 웃음의 기능, 웃음의 진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글이었다. 웃음은 상대방에게 나의 의도를 알리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적의가 없다는, 상대한에대한 호의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제스쳐다. 



 스위스 영장류학자 한스 쿠머는 왜 그런지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는 비유를 소개했다. 그는 관찰된 행동이 본성과 양육 중 어느 쪽에서 유래했는지 묻는 것은 멀리서 들려오는 타악기 소리가 드러머가 낸 것인지 드럼이 낸 것인지 묻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것은 어리석은 질문인데, 드러머나 드럼 어느 쪽도 혼자서는 아무 소리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때에 뚜렷이 구별되는 소리들을 들은 경우에만 그 차이가 드러머나 드럼에 생긴 변화 때문인지 정당하게 물을 수 있다. 쿠머는 "특성 자체가 아니라 오직 특성의 차이만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라고 결론 내렸다. -p83  


 상호 작용주의는 유전자와 환경 사이에 역동적인 상호 작용이 일어난다고 상정한다고 한다. 양자 사이의 상호 작용은 너무나도 복잡해서 대개의 경우 우리는 각자의 기여가 어느 정도인지 밝혀낼 수 없다. 이 글을 보고 나는 앞으로 어떤 특성에 본성과 유전이 얼마나 작용하는지 궁금해하거나 묻지 않기로 했다. 


 
















 <침팬지 폴리틱스>는 프란스 드 발이 일반 대중을 위해 처음 출간한 책이다. <군주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군주론>은 거부감이 있었는데 프란스 드 발의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꼈다. 어쩌면 현실에 대한 더 깊은 진실을 알려주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얼굴의 겉모습을 이렇게 문화적으로 변형시키는 관습 때문에 개인의 젠더는 대개 널리 알려진다. 이것은 직립 보행 때문에 성적 신호를 신체에 재배정하는 것이 필요했던 진화의 역사 중 일부이다. 그 신호는 뒤쪽에서 앞쪽으로,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필요한 관심을 받기에 적절한 장소로 이동했다. -p230

 

 얼굴, 눈, 입술, 가슴 등의 성적신호는 어쩌면 직립보행에 의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벌써 프란 스 발의 책은 세번째다. 역시 재밌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들을 재확인하고 젠데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어 즐거웠다. 좋았던 내용이 많아서 2번으로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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