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서모임의 좋은 점 하나. 평소에 읽지 않을 책을 읽는다. 평소라면 읽지 않았을 작가나 책을 읽게 된다. 신형철의 <인생의 역사>를 읽었다. 좋기는 했으나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볼 정도로 좋지는 않았다.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시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에리히 프롬의 <우리는 삶을 사랑하는가>도 아마 혼자서는 찾아 읽지 않았을 책이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재밌게 읽어서 에리히 프롬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긴 했다. <소유냐 존재냐>나 <자유로부터의 도피>란 제목을 많이 들어서 이 책들을 읽고 싶었다. 독서모임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를 읽었는데 그닥 좋지 않았다. 저자 사후에 미발표 원고들을 묶어 출판한 책이다. 번역도 별로고 저자의 동의나 수정도 없이 초고를 출판한 게 아닌가 싶다. 아쉬웠던 책. 독서모임에서 깔 건 까고 비판할 건 비판하고 싶었는데 동조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더 슬펐다.  


 
















 #2

 요즘 독서모임을 하면서 느낀 건데 나는 참 비판적 시각으로 책을 읽는 거 같다. 예전에는 나도 순수하고 순진했는데...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 읽은 책을 또 읽어서 그런가?


 
















 <무의미의 축제>는 독서모임 때문에 세번째로 읽게 되었다. 세번째로 읽으면 비판을 안할 수가 없는지도. 처음에 읽었을 때는 무척 재밌었고 참 맘에 드는 소설이었다. 점점 읽을 수록 별로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네번째는 절대 안 읽을듯. 



















 <인간 실격>은 독서모임 때문에 2번째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주인공 요조에 공감하고 요조가 너무 불쌍했는데 두번째로 읽으니 요조가 답답하고 참 못나 보였다. 이번엔 책이 아닌 주인공 비판. 예전에 서친분들 중 비판적 성향이 강한 분들을 보면 '왜 저렇게 비판적이지. 그냥 좋게 좋게 받아들이면 되지 허허.' 하면서 속으로 대인배인 척을 했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된다. 예전에 보이지 않던 잘못, 오류들이 더 잘 보인다. 아직 내공이 쌓여서 그런건지, 성향이 비판적이 되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예전에 쓴 리뷰들을 읽어보면 호불호가 강하고 비판적 성향이 강했던 것도 같다. 그래,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하겠어?



 #3

 왜인지 모르겠는데 내가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건지 우연이라 그런건지. 독서모임 책들이 죄다 읽은 책들이다. 진짜 다시 읽은 책은 패스하는데 그래도 한 번 더 읽어볼만한 책은 읽고 모임을 참석하고 있다. 본 책을 다시 봐서 그런가 재미가 덜하다. 재밌는 책을 읽고 싶다. 


 



 














 이번 주 독서모임 책이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내 인생 책이다. 인생 책이라 다시 읽고 싶지만 또 인생 책이라 다시 읽기 두려웠던 책이다. 다시 읽었는데 예전만큼 재미없으면 어쩌지? 실망하면 어쩌지? 흡사 첫사랑을 다시 만나서 실망하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다. 좋았던 기억,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데.


 그래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두려울 게 머가 있겠는가. 읽고 있는데 역시 좋다. 아직까진 읽기를 잘 한 거 같다. 



#4

 독서모임 때문에 매주 한 권씩 읽고 있다. 꽤 버겁다. 독서모임 책을 우선으로 읽다보니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 대신 시간을 아껴서 읽다보니 더 재밌다. 마치 시험기간에 딴 짓을 하는 것처럼. 이젠 운영진이 되서 내가 재밌게 읽고 있는 책을 독서모임 도서로 선정할 권한도 생겼다. 그런데 이게 또 쉽지가 않다. 나한테는 재밌는 책인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재밌을까? 어렵진 않을까? 


 한 두 사람이라도 같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람이 많을 필요는 없으니. 책이 마음에 안들어서 독서모임을 참석 못하게 되는 분들께는 죄송. 















 칼 포퍼의 책을 읽고 싶었는데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가 광고로 눈에 띄어 읽게 됐다. 좋다. 재밌다. 훌륭하다.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읽다 말았는데 다시 읽고 싶다. 


 과학과 철학에 배경지식이 있어서 읽기 편한 책이다. 번역은 괜찮다. 에리히 프롬의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보다 개인적으로 훨씬 읽기 편하다. 진짜 그 책은 번역도 엉망이고 작가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읽기 힘들었다. 이 책을 독서모임 선정도서로 추천해봐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es2030 2023-09-18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간중간 제가 쓴 일기를 보는것 같아... 오지랖을;;
나이가 들어서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쌓인 경험과 지식만큼 또 안보였던 틈과 흠들이 더 보여서 저도 더 좋아진 책보다 덜 좋아진 책들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읽을 책이 읽고 싶은 책이 아직도 한참 많아서 한방에(?) 잘 읽고 패스시키자는 맘으로 읽고 있어요~
(자꾸 나쁜 점만 보고 지적하다보니 어느 순간 내 성격이 문제인가 내가 꼬인건가 싶어서 당연한 의문도 말도 주춤하게 되더라구요 혹시나 그러실까봐 오지랖오지랖오지랖;;;)

고양이라디오 2023-09-18 10:07   좋아요 0 | URL
les님 오지랖 감사할 따름입니다^^ㅎ

예전 리뷰들 보니 전 원래 비판 적이 었던 거 같더라고요ㅎㅎ 아는 것이 많아지니 그만큼 비판할 것들도 눈에 많이 보이고요. 나이가 들으니 정말 덜 좋아진 책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저도 그래서 요즘은 독서모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는 재독은 지양하고 읽고 싶은 책 위주로 읽고 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