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독서모임 책이다. 신형철씨의 <인생의 역사>는 시와 그 시에 대한 이야기다. 시는 내가 잘 읽지 않는 장르 중에 하나이다. 이번 책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읽으려고 했는데 도서관에서 앞부분을 읽었는데 좋아서 읽게 되었다.


 반 정도 읽었다. 처음에는 무척 좋았는데, 점점 어려워지는 거 같다. 시는 어렵다. 저자의 해설이 없으면 시를 오독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거 같다. 저자의 해설 덕분에 시를 더 잘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독서모임 조장을 맡게 되서 더 부담이 된다. 얼른 읽고 발제문도 만들고 해야겠다. 




 공무도하가

 백수광부의 아내


 임이여 물은 건너지 마오.

 임은 결국 물을 건너시네.

 물에 빠져 죽었으니.

 장차 임을 어이할꼬.


 

 '나는 내 뜻대로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할 때 나는 수천 년 전의 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아서 들어본 적 없는 그 먼 노래가 환청처럼 들린다. 나는 백수광부다. 나는 그의 아내다. 나는 곽리자고다. 나는 여옥이다. 나는 인생이다. -p36



 뜻대로 되지 않는게 인생이다. 수 천 년 전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임이여, 그 물을 건너지 마오. 



 소네트 73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 해 중 그런 계절을 그대는 내게서 보리라, 

 전엔 예쁜 새들이 노래했지만 이젠 황폐한 성가대석,

 추위를 견디며 흔들리는 그 가지들 위에

 누런 잎들 하나 없거나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계절을.

 내게서 그대는 보리라, 해가 진 후

 서녘에서 스러지는 그런 날의 황혼을, 

 만물을 휴식 속에 밀봉해버리는 죽음의 분신인

 시커먼 밤이 조금씩 앗아가는 황혼을.

 내게서 그대는 보리라, 불타오르게 해준 것에

 다 태워져, 꺼질 수밖에 없는

 임종의 자리처럼, 제 젊음의 재 위에

 누워 있는 그런 불의 희미한 가물거림을.

 그대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 사랑 더 강해져, 

 그대가 머지않아 잃을 수밖에 없는 그것을 더욱 사랑하게 되리라.



 이 시는 소설 <스토너>에서 만나고 전율했던 시다. 지금 다시 이 시를 만나니 그 때와 같은 감흥은 없다. 아마 소설 속 주인공이 이 소네트를 만나고 전율하고 인생이 바뀌게 된 순간을 나도 함께 전율했던 게 아닌가 싶다.  

















 많은 문학이론가에 따르면 소설은 본질적으로 패배의 기록이다. 세계의 완강한 질서에 감히 도전하는 개인이 있는데,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끝내 포기하지 않아서, 그 비타협의 결과로 그는 패배하고 말지만, 그 순도 높은 패배가 오히려 주인공의 궁극적 승리가 되는 아이러니의 기록. 그것이 바로 소설이라는 것. 그러므로 '위대한 개츠비'라는 말이 성립될 수 있다면, '위대한 양생/이생' 이라는 말도 가능하다. 비록 운명에는 패배했으나 사랑에 관한 한 타협하지 않았으니까. -p120 

 

 소설은 본질적으로 패배의 기록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모든 소설이 그러하진 않겠지만 몇몇 작품들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을 떠올려봤다. 아름다운 패배, 숭고한 패배, 멋진 패배. 값싼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분명 있으리라. 


 아홉 살 때 자신을 알아봐준 어진 임금 앞에서 한 약속, 어린 임금이 쫓겨나고 끝내 살해될 때 통곡하며 한 약속, 책을 태우고 머리를 깎고 미친 척을 하면서 한 그 약속을, 양생이나 이생처럼, 지켜냈다. 평생을 두고 지켜야할 약속이 있었으니 그의 생은 내내 고달팠겠으나 단 한순간도 무의미하지는 않았으리라. -p123 


 김시습은 3세에 첫 시를 읊었고 5세에 '신동 김오세' 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9세에는 세종의 총애를 받았다. 세종의 뜻을 받을어 단종을 보필하려 했으나, 단종의 삼촌인 수양대군이 계유년에 쿠테타를 일으키고 을해년에는 왕위까지 찬탈하자, 김시습은 통곡 끝에 책을 불사르고 똥통에 들어갔다가 나온 뒤에 승려가 되었다.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이란 영화를 보고 싶다. 비혼 친구들의 그룹이야기가 궁금하다.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라는 소설 읽어보고 싶다. 톨스토이 중단편 중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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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6 2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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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6 20: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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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7 10: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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