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6.5
감독 미시마 유키코
출연 카호, 츠마부키 사토시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나의 경우 대부분 영화를 볼 때면 5분에서 10분 사이에 재밌을지 재미없을지 판가름이 난다. <레드>는 최근 카호란 배우를 좋아하게 되서 골라본 영화다. 평점도 높고 해서 기대가 컸다. 8.82 상당히 높다. 하지만 5분에서 10분을 봤는데도 별로 재미가 없었다. 왓챠는 영화를 보기 전에 나의 취향을 고려해서 기대 평점을 알려준다. 5점 만점에 2.7이었다. '왜 이리 낮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잘 맞춘 거 같다. 사실 카호가 아니었으면 보기 힘들었을 정도다. 중간중간에 1.5 배속으로 봤다.
영화를 보고 생각해보니 내 취향이 아니어서 그렇지 생각해볼거리는 많은 영화였다. 네이버 평점을 보면 남자는 7.75인데 여자는 9.43이다. 여성에게 점수가 높다. 여성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기 때문일까? 감독은 여성감독이다.
영화를 보며 '일본도 과거는 가부장적이었군' 이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확인해보니 2021년 영화이다. 영화의 모습은 과거의 모습이 아닌 우리의 현주소였다.
부잣집에 시집간 카호는 일을 그만두고 육아를 하고 있다. 그러다 다시 일을 시작한다. 일을 하다보니 자연히 육아와 집안일에 소홀하게 된다. 그로인해 남편에게 타박을 받는다. 일을 그만두라는 이야기도 듣는다. 우리 사회의 현주소도 여전히 그렇다. 육아 때문에 휴직을 쓰거나 육아 때문에 퇴직하는 하는 것은 남성보다는 여성이다. 이는 단순한 문제는 아니고 좀 더 들여다보야 하는데. 일단 내 생각은 이렇다.(비판받을 각오를 하고 쓴다. 나의 잘못된 생각에 대한 비판은 환영이다.)
사회적 관습과 불평등의 원인도 있겠지만 더 큰 문제는 결국 소득과 기대소득의 차이라 생각한다. 만약에 아내의 소득과 향후 기대소득이 더 높다면 누가 직장을 그만두게 될까?
이 영화의 주요 화두는 사랑과 가정에 있다. 가정과 사랑 중 무엇을 선택해야할까? 대다수의 사람은 가정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 사람을 욕한다. 지금은 폐지됐지만 과거에는 간통죄가 있었다.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은 남녀를 불문하고 사회적으로 지탄받는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를 욕하기는 쉽다. 하지만 나는 저 둘이 부럽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속 아버지의 말투를 빌리자면 '오죽하면 그랬겠는가?'
가정을 버리면 욕을 먹는다. 분명 배우자와 아이에게는 큰 상처다. 나 또한 영화를 보면서 불편했고 탐탁치 않았다. 아니 가정이 있는데 저래도 되나? 마지막에 카호가 돌아와 달라는 아이에게 돌아갔으면 했다. 이미 사랑했던 남자는 죽고 없지 않느냐. 하지만 카호는 아이의 손을 놓고 떠난다.
영화는 설득력을 위해 카호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든다. 먼저 카호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다. 아내를 배려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남편. 아내는 남편에 딸린 악세사리, 혹은 자신의 성욕을 처리해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여기서부터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저렇게 이쁜 카호를!!! 자신의 부모님의 이혼사실을 숨기는 거짓으로 쌓아올린 결혼생활. 답답한 결혼생활이었다. 두번째, 죽음을 앞둔 옛 연인. 죽음은 모든 것을 좀 더 단순하고 명료하게 만든다. 평소와는 다른 선택을 하게 한다. 과연 3개월 후에 죽는다면 지금과 같은 삶을 살 사람이 얼마나 될까? 죽음 앞에서는 가식과 위선은 힘을 잃는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있다. 물론 불륜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자신에게 로맨스, 사랑이 찾아온다면?
p.s 1. 일본영화를 오랜만에 봐서 츠마부키 사토시도 오랜만에 봤다.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싶었다.
2. 15세 이상 관람가고 노출은 없지만 베드신은 19세 이상으로 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