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소설입니다. 과학자들의 이야기에 허구를 첨가해서 멋지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슈바르츠실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은 것은 이것이었다. 물질이 이런 종류의 괴물을 낳는 경향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 정신과도 상관관계가 있을까? 인간 의지가 충분히 집중되면, 수백만 명의 정신이 하나의 정신 공간에 압축되어 하나의 목적에 동원되면 특이점에 비길 만한 일이 벌어질까? 슈바르츠실트는 그런 일이 가능할 뿐 아니라 조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쿠란트는 그를 달래려 애썼다. 슈바르츠실트가 두려워하는 종말의 징조는 전혀 보지 못했으며 자신들이 빠져든 전쟁보다 나쁜 일은 일어날 리 없다고 말했다. (중략) 특이점은 어떤 경고도 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돌아올 수 없는 지점, 한번 넘으면 무지막지하게 끌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한계에는 어떤 표시도 경계도 없다고. 그 선을 넘는 사람은 희망을 가질 수 없다고. 모든 가능한 궤적이 돌이킬 수 없이 특이점으로 이어지기에 그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고. 슈바르츠실트가 눈에 핏발이 선 채 물었다. 그 문턱의 성질이 이렇다면 우리가 이미 특이점에 들어섰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p71~72 


 슈바르츠실트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해를 최초로 구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특이점과 블랙홀의 존재를 인식합니다. 슈바르츠실트는 특이점의 개념을 인간의 정신에도 적용해봅니다. 때문에 나치의 독일을 두려워합니다. 


 특이점은 인공지능의 개념에서도 많이 인용됩니다. 인공지능이 더 나은 인공지능을 설계할 수 있게 되는 순간을 넘어서면 인공지능은 짧은 시간에 급격한 발전을 이룹니다. 그리고 그 순간을 넘어서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특이점을 넘어선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특이점을 향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양자역학은 우리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우리는 양자역학을 이용할 줄 알며 양자역학은 마치 신기한 기적처럼 작동하지만, 이것을 실제로 이해하는 사람은 산 자와 죽은 자를 막론하고 단 한 명도 없다. 우리의 정신은 양자역학의 역설과 모순을 감당할 수 없다. 양자역학은 마치 다른 행성에서 지구로 떨어진 이론 같아서 우리는 유인원처럼 그 주위를 뛰어다니고 만지작거리고 노리개로 쓸 뿐 결코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p253 


 이 책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과연 인류가 양자역학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날이 올까요? 



 레몬나무, 연어, 청어로 든 은유도 신선했습니다. 죽음을 앞둔 풍요는 인류의 파괴적 성장과 비슷해보입니다. 우리의 파괴적 성장은 죽음을 앞둔 풍요의 징조일까요? 



 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는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아래는 저자가 참고한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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