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훌륭한 책이다. 읽는 내내 재밌게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책이다. 책에 포스트잇으로 표시한 부분도 상당히 많다. 책을 다시 읽는 기분으로 좋았던 내용들을 정리해볼까 한다.


 윤리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고 깨달음을 준 고마운 책이다.



 극단적으로 양극화되고 스스로 확실하다고 여기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다 겸손한 태도와 덜 비난하는 자세, 그리고 후손들이 지금 우리의 행위를 놓고 야만적으로 여기리란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다. -p22


 책 머리말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책의 주제이다. 우리는 윤리가 고정불면의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옳고 그름을 명확히 알고 있다고 확신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윤리는 시대와 함께 변화해 왔고 변해가고 있다. 윤리의 변화를 추동하는 것은 기술의 발전이다. 이 책을 읽고 가장 좋았던 부분이다. 이 책은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우리의 윤리를 변화시켰는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우리는 옳고 그름을 명확히 알지 못함을 인정해야 한다. 보다 겸손한 태도와 덜 비난하는 자세로 토론에 임해야 한다. 


 

 아래는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재밌었던 부분 중 하나이다. 나는 진화적으로 왜 왼손잡이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왜 왼손잡이는 차별받았는지가 궁금했다. 이 글을 읽고 그 근거를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왼손잡이는 싸울 때 유리하다. 권투 선수나 펜싱 선수의 경우 왼손잡이라는 특성은 강점으로 작용하고, 폭력적인 집단일수록 왼손잡이가 많다. 왼손잡이는 대결 상황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부르키나파소의 줄라(디울라)족은 연구대상 부족들 중 가장 평화로운 집단인데, 이 부족은 연간 살인율이 10만 명 중 1명꼴이며 전체 부족원 중 왼손잡이의 비중은 3.4퍼센트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야노미미족은 1년에 폭력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1000명 중 5명꼴이고, 왼손잡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22.6퍼센트에 이른다." -p37


 왼손잡이는 생존에 유리했다. 특히 대결 상황에서 그랬다. 격투기나 스포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왼손잡이를 상대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 것이다. 격투기나 스포츠 선수들 대부분 오른손잡이를 상대하다보니 왼손잡이를 상대했을 때 평소와 달라서 혼란을 겪는다. 평소와 다른 거리감각 때문이다. 그래서 이정도 거리면 안 맞을 줄 알았는데 맞고 이정도 거리면 때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맞지 않는다. 찰나의 순간에 생사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이 차이는 컸을 것이다. 왼손잡이는 살아남았고 왼손잡이 유전자는 계속 이어져 왔다.



 아래는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신기했던 부분이다. 

 

  신체의 일부만 남은 플라나리아는 자기 신체에서 어떤 부위들이 잘려나갔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부위들을 만들어낸다. 정말 신기한 점은 꼬리 부분만 남았다가 새로 생긴 머리의 뇌가 가지고 있는 기억이다. 새로 생긴 이 뇌는 잘려나간 머리가 가지고 있던 기억을 그대로 갖고 있다. 이전 개체에 있던 기엄임에도 새로 생성되는 개체로 옮겨가는 것이다. 심지어 새로 만들어진 부위는 애초에 뇌가 없는 상태에서 생성되었고, 그 상태에서 새로운 개체로 성장해야 했음에도 말이다. -p66


 뇌는 정말 신기한 존재고, 기억은 뇌보다 훨씬 더 신기하다. 레빈은 애벌래를 '부드러운 몸체의 로봇' 이라 일컫는데, 애벌레는 기어다니면서 식물을 갉아먹다가 고치가 되고 변태 과정을 거쳐 나비가 된다. 이 과정을 밟는 동안 애벌레는 신경계와 뇌를 액화하면서 이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결국은 하늘을 나느 로봇이 되어 과즙을 찾아다닌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고 신기한 점은 나비가 애벌레 시절에 학습했던 내용 일부를 기억한다는 점이다. -p67 


 플라나리아는 편형동물로 반으로 잘리면 잘린 부분에서 재생이 일어난다. 머리가 달린 쪽에서는 신체의 나머지 절반을 만들어내고, 꼬리가 달린 쪽도 머리를 포함해서 신체의 나머지 절반을 새로 만들어 낸다. 더 신기한 점은 꼬리가 달린 쪽에서 만들어진 머리가 잘리기 전의 머리가 가지고 있던 기억을 그대로 같고 있다는 점이다. 잘리기 전의 뇌의 상태를 어떻게 기억하고 똑같이 재현해 내는 것일까? 정말 신기한 일이다.


 애벌래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비가 되는 과정에서 신경계와 뇌가 액화했다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예전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니. 참 신기하고 왜 그런지 궁금하다. 



 동물들이 이타적으로 행동하고 동정, 용서, 신뢰, 상부상조의 모습을 보인다는 증거는 매우 많다. -p119


 저렴하고 휴대가 간편한 뇌영상 장치 덕에 우리는 동물의 뇌와 사람의 뇌가 사고과정에서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이는지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공포, 고통, 고뇌, 공감, 사랑을 볼 수 있겠지만 아마 그 결과가 그리 썩 대단하진 않을 것이다. 이런 감정들은 워낙 본질적인 특성이어서 고등동물의 세계에서는 공통적으로 보전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별 차이가 없을 거란 뜻이다. -p120

  

  내가 평소 궁금해하고 관심있는 것 중 하나는 동물들의 지능과 감정이다. 이에 관련된 좋은 책이 있었는데 찾아봐야겠다.


 















 알라딘에 동물, 감정으로 검색하니 이 두 책이 상위에 뜬다. 둘 다 좋은 책이다. 읽어보고 싶다!


 찰스 다윈은 벌써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남겨두셨다.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을 읽어보자! 그리고 <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은 유발 하라리가 추천하기도 하였고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의 책이라니 역시 꼭 읽어보자!


 

 정리할 글들이 많아서 세번으로 나눠서 해야겠다. 오늘은 이만 마친다. 다시 책을 훑어보니 역시나 좋은 책이었다. 다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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