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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후안 엔리케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계사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무엇이 옳은가>는 윤리에 대해 다룬다. 우리는 탈진실이라 불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사실로 자신의 신념을 강화한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혐오한다. 사형제도, 최저시급, 감세와 증세, 부동산 정책 모두 윤리와 관련이 있다.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공정한가? 과연 답은 존재하는 가?
저자의 대답은 답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답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 윤리도 변화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충격을 받았던 것은 윤리가 변화하는 중요 요인이 기술의 발전이라는 것이다. 노예 제도가 사라진 것은 인류의 의식이 진보해서였을까? 과거보다 우리가 더 착해져서일까? 노예제도가 사라진 것은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부터 였다. 농장의 노동은 노예들에 의해 운영되었다. 하지만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장은 사라지고 노예의 필요성은 떨어졌다. 대량생산된 물품을 소비해줄 소비자가 필요해졌다. 그렇게 노예는 노동자가 되었다.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시작된 나라 영국에서 가장 먼저 노예제도가 없어진 것은 우연일까? 산업화가 먼저 진행되었던 미국 북부와 대농장으로 유지되었던 미국 남부와의 노예제도에 대한 입장차이는 과연 도덕, 윤리의 차이였을까?
우리는 현재의 윤리 기준으로 과거를 재단해서는 안된다. 과거에는 아무리 정의롭고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람도 노예제도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우리가 매일 호흡하는 산소에 의문을 가지지 않듯이. 과거의 사람들을 모두 노예제도 찬동자로 낙인 찍어서 그들의 업적과 사상을 부정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현재의 윤리 기준으로 과거를 재단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또 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 또한 미래 세대에게 수많은 부분에서 비윤리적이라는 평가를 들어야 할 것이다. 지구온난화, 도축, 동물보호 등등. 한 예로 과거에는 인공수정 같은 것은 비종교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 의해 인식도 변화했다. 요즘 누가 인공수정을 비윤리적이라 말하겠는가? 기술의 발전은 윤리의 기준을 바꾼다.
앞으로 기술은 끝없이 발전할 것이다. 그 때마다 우리의 윤리는 시험받고 변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