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메시지 혹은 질문 같은 것이 있습니다. 영화 <미저리>에 등장하는 구절입니다. "인간의 정의보다 더 높은 정의가 있다. 나는 신에게 심판을 받겠다." 라는 구절입니다. 살인은 범죄입니다. 법은 복수로 인한 살인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미국 법정에서 강간범을 살해한 부모에게 무죄를 판결한 전례가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판결이더군요. 아무튼 질서를 위해서는 예외를 함부로 들 수 없습니다.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사형집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형집행도 찬반논란이 거셉니다. 과거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당한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사형집행을 금지하는 것이 맞는 것도 같습니다. 예전에 미국의 인권변호사가 쓴 책을 봤는데 통계들을 보니 정말 끔찍했습니다.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누명을 쓰고 사형당한 억울한 이들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스티븐 킹 원작의 <그린 마일> 영화가 생각납니다. 이 영화에서도 흑인이 누명을 쓰고 사형당합니다.
예전에 영화를 볼 때 살인범죄현장에서 신고를 하지 않고 도망가는 주인공이 이해가 안 갔습니다. '아니 그러다가 괜히 오해받을 수 있으니깐 신고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다 자칫 잘못하면 용의자로 몰려서 전기의자에 앉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정황증거가 있고 살해현장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불리했습니다. 만약에 그가 흑인이고 시대가 1900년대라면 무조건 도망쳐야했습니다.
<돌로레스 클레이븐>에서도 이런 의문이 떠오릅니다. '인간의 정의보다 더 높은 정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죽어 마땅한 놈은 죽는 게 낫지 않을까?'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해보고 싶은 주제입니다. 아마도 스티븐 킹은 인간의 정의보다 더 높은 정의가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영화 <미스트>에서 발암을 일으키는 광신도 여자가 있는데 주인공의 친구가 그녀를 총으로 쏴버립니다. 주인공은 진심으로 고맙다고 합니다. 아마 영화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저 여자 좀 죽었으면' 하고 바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기사들을 보면 참으로 암담합니다. 우리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전쟁 사이 잠시의 평화의 시기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요. 누가 푸틴 좀 암살해줬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민간인 학살, 성폭행도 제발 멈춰졌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생각이 많이 듭니다. 경제제제 외에 이 참극을 막을 방도가 없나. 나토나 미국이 개입하기에는 너무도 위험한 것이 사실입니다. 세계 3차 대전과 핵전쟁은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 핵 보유국이 비핵보유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면 핵 억지력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세계대전은 막을 수 있지만요.
아무튼 책, 영화를 보면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