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릭 와이너의 철학을 찾아나선 기차 여행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 이어 행복한 나라를 찾아나선 세계 여행 <행복의 지도>를 읽었습니다. 그의 책을 더 읽고 싶어서 이번엔 천재의 발상지를 찾아 떠난 여행을 함께 했습니다. 


 역사 속에서 짧은 시기 동안 천재가 무수히 많이 방출된 도시들이 있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오스트리아의 빈, 르네상스 시기의 피렌체, 그리고 현재의 실리콘밸리 등등.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벌어진 걸까요? 갑자기 천재들이 범람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도시들의 어떤 요인이 천재를 만들어냈을까요? 제게 이 질문은 흥미로운 질문이었습니다. 에릭 와이너와 함께한 흥미로운 여행이었습니다. 


 

 에릭 와이너는 먼저 천재 전문가인 사이먼턴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이먼턴이 내게 이렇게 말한다. "천재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했더니 정신나갔다고 하더군요. 제 논문이 실리지 않을 학술지 목록을 보여준 사람도 있었습니다." 자칭 고집불통인 사이먼턴은 그들이 틀렸음을 입증하겠노라 다짐했다. -p20 


 저는 이런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자신이 옳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람들. 1960년대와 1970년대만 해도 창조성과 천재성은 진지한 학문 주제로 취급받지 못했습니다. 


 워런 버핏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인생이란 자신이 옳고 남들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구글이었나 아마존이었나 아무튼 어떤 기업에서는 면접에 이런 질문을 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실을 말해달라고. 혁신은 이 지점에서 종종 발생합니다. 대부분은 엇나가겠지만요. 




 투키디데스는 여느 천재와 마찬가지로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아테네에서 추방된 그는 명성을 얻지 못하고 죽었으며 걸작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완성되지 못했다. 로버트는 미완성작임에도 이 작품이 빼어나다며 번역본을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p89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도 죽기 전에 꼭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이런 책이 너무 많습니다. 어느 알라디너님의 글에서 본 거 같은데 이 책이 생각보다 훨씬 재밌다고 합니다. 고대인을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합니다. 사마천도 그렇고 투키디데스도 그렇고 천재 중에 비극적인 삶을 살거나 역경을 겪은 사람이 많습니다. 역경은 때론 천재를 만듭니다. 




 왜 아테네였을까? 이 신기하고 경이로운 사람들에 대한 수많은 책 중에서 플라톤의 한 문장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나라에서 존경받는 것이 그곳에서 양성될 것이다." 이 간결함에 놀란다. 명백하고도 심오한 진실을 전하고 있음에 감탄한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고 우리에게 걸맞은 천재를 가진다. -p102 


 아마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한 문장을 꼽으라면 저는 플라톤의 저 문장을 꼽겠습니다. "나라에서 존경받는 것이 그곳에서 양성될 것이다." 




 아테네를 거쳐 에릭와이너는 송나라의 항저우를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그는 소동파를 만납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무엇 같을까?

 멀리서 생각해보니 이따금 닮은 것도 있는 것 같네.

 아득히 멀리 있어 알 수 없으매

 나를 길게 탄식하고 한숨쉬게 하네.   


 소동파의 시에는 이런 경이감이 거듭 등장한다. 그리스인들과 마찬가지로 소동파 또한 경이감이야말로 모든 과학적 탐구의, 삶 자체의 핵심이라고 믿었다. 깊고 꾸준한 경이감은 천재성과 불가분의 관계다. 막스 플랑크,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한스 베테 등 위대한 물리학자 중 상당수는 실험실이 아니라 우뚝 솟은 알프스산맥 아니면 소동파처럼 별하늘을 바라보다가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모두 막스 베버의 표현처럼 '놀랄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자였다.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천재는 이 능력을 갖췄으며, 영국의 철학자 앨런 와츠 말마따나 이러한 능력이 "인간을 그 밖의 동물과 구별 지으며 지적이고 예민한 사람을 바보와 구별 짓는다" 라는 사실을 안다. -p122


 경이감, 놀랄 줄 아는 능력. 어린 아이때는 이러한 능력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데 나이가 들 수록 이런 능력을 잃어버립니다. 아이들의 창의성이 성인에 비해 더 높은 사실도 이런 능력과 관련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우리는 반복된 학습으로 인해 틀에 박힌 사고만 하는 데 반해 아이들은 이런 학습과 틀에 박힌 사고가 없어서 우리가 보기에 창의적으로 보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아이들은 타고난 과학자, 타고난 천재들입니다. 




 오늘은 이만 마치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천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아이들을 천재로 키우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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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7 14: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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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7 17: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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