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는 자본주의, 신자유주의의 정의입니다.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모두 맹신하고 있는 이상입니다. 모두가 공정하게 재능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 능력에 맞게 보상받고 성공할 수 있는 사회. 바로 능력주의의 이상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능력주의는 참으로 공정하다는 '착각' 을 불러일으킵니다. 모두가 원하고 꿈꾸는 이상주의 사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이클 샌델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능력주의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크게 잘못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능력주의는 공정한 것인지 마이클 샌델과 함께 즐거운 탐구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루터의 종교개혁이 어떻게 청교도들에게 치열한 능력주의 윤리의식을 가지고 왔는지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고전이라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다른 많은 나라보다 더 불평등할 뿐 아니라 이동성도 덜하다는 사실을 알면 충격과 당황에 빠지게 된다. -p131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미국은 유럽보다 사회적 이동성이 더 낮다고 합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허구에 불과합니다. 





 














 마이클 샌델은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마이클 영을 많이 인용합니다. 마이클 영은 영국 출신 사회학자, 사회운동가입니다. '능력주의'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었습니다. 그의 책 <능력주의>는 <공정하다는 착각>과 함께 보면 좋을 책입니다. 


  "능력주의의 이상은 불평등을 치유하려 하지 않는다. 불평등을 정당화하려 한다." -p199


 


 우선 능력주의에 대한 반론으로 재능에 대해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사회적 성공을 가능하게한 재능이란 우리의 노력의 결과가 아닌 행운입니다. 그리고 그 재능을 후하게 보상해주는 사회 역시 우연이며 행운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두뇌와 신체적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그 재능을 후하게 보상해 주는 사회에 태어나지 못했다면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이나 소말리아 같은 곳에 태어났다면 보상이 아닌 생존을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아래는 이에 대한 하이에크의 말씀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있었거나 우연히 갖게 된 재능은 분명 다른 이들에게 어떤 가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 자신의 노력의 결과는 아니다. 자신의 특별한 재능이 아주 흔한지 아주 희귀한지에 대해 그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다. 좋은 성품이나 멋진 목소리, 아름다운 용모나 훌륭한 손재주, 뛰어난 위트, 매력적인 성격 등은 대체로 그 소유자의 노력과 무관하다. 그가 가진 기회나 경험이 그가 자초한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이 모든 경우에 개인이 가진 능력이나 서비스의 가치는, 그리고 그에 대한 보상의 정도는 도덕적 능력이나 자격과는 하등의 상관이 없다." -p208

 


 하지만 현실은 능력에 대한 보상이 존재하며 그 능력은 학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런 부모 노릇(교육에 대한 과도한 투자)은 불평등이 증가하고 교육으로 인한 보상이 커진데 따른 합리적 대응이었다. 비록 여러 사회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결 같이 부모의 개입이 심해지긴 했으나, 가장 심했던 곳은 불평등이 가장 크게 두드러진 곳이었다. 가령 미국이나 한국같은 나라였다. 그리고 스웨덴이나 일본처럼 불평등이 비교적 덜 불거진 나라에서는 그러한 극성 부모들도 덜 나타났다." -p280  

 

  능력주의 사회, 학벌 사회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그 발빠름을 칭찬할 수만은 없어서 씁쓸합니다. 이에 대한 부작용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심리학자 매들린 레빈은 성공적인 여러 유복한 가정의 10대들이 극심한 불행감, 고립감,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레빈은 "미국에서 나타난 새로운 일촉즉발의 젊은이 집단은 부유하고 잘 교육받은 집안의 아이들" 이라고 지적합니다.


  "능력주의의 호된 시험을 통과하는 데 따르는 심리적 피해는 아이비리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100개 이상 미국 대학의 학부생 6만 7,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조사에서는 대학생들이 전례 없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우울증과 불안증이 치솟고 있다. 대학생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설문 이전 1년 이내에 자살을 고려했다. 그리고 넷은 정신질환자로 진단을 받거나 치료를 받고 있다. 젊은이(20~24세)의 자살률은 2000~2017년 사이 36퍼센트 늘었다. 지금 그들은 살인보다 자살로 더 많이 죽어간다." -p282


 미국 청소년들의 자살률 증가는 미국 사회에 있어서 큰 문제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능력주의, 학력주의 사회의 병폐입니다.


 젊은이뿐만 아니라 미국 노동계급 역시 구직 포기에 이어 삶 그 자체를 포기합니다. 이런 죽음을 '절망 끝의 죽음' 이라 부릅니다. 45세에서 54세 사이의 백인 남성과 여성에게 절망 끝의 죽음은 1990년에서 2017년 사이 세 배로 늘었습니다. 



 마지막으도 이 책은 '기회의 평등'을 넘어서 '조건의 평등' 을 이야기합니다. 막대한 부를 쌓거나 빛나는 자리에 앉지 못한 사람들도 고상하고 존엄한 삶을 살도록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 복지는 응집과 연대에 달려 있다. 그것은 단지 사회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높은 수준의 일반 문화, 그리고 강력한 공동 이해관계 의식의 존재를 내포한다. 개인의 행복은 각자가 자유롭게 새로운 안락과 명성의 자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뿐 아니라, 존엄과 문화가 있는 삶을 살아야 함도 요구한다. 후자는 반드시 출세할 것을 요하지 않는다. -p349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와 사회적 불평등을 바로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획득한 부와 성공은 온전히 우리 자신의 것임이 아닌 것을 아는 겸손함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 성공보다 도덕덕 가치를 가지는 일들을 존중해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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