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 가발공장에서 하버드까지
서진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흔한 이야기입니다. 지독한 가난과 차별 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여성이 모든 역경과 고난을 뚫고 훌륭하게 성공한다. 물론 그 고난과 역경은 보통사람은 꿈도 꿀 수 없는 고난과 역경입니다. 서진규씨가 겪은 단 하나의 고난과 역경이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평생의 트라우마와 좌절, 고통일 수 있습니다. 그녀가 이룩한 성취와 성공 역시 보통사람이라면 꿈도 꿀 수 없는 성공입니다. 


 우리는 항상 이런 흔한 이야기에 감동받습니다. 우리는 영웅적 서사에 감동받습니다. 평범했던 한 인간이 자신의 힘을 자각하고 혹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위대한 영웅으로 거듭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영웅은 원래 영웅이었다. 결코 평범했던 인간은 없었다. 다만 '아직' 평범해 보일 뿐이었다.


 우리는 현재의 시점에서 그들을 판단합니다. 만약 20대 초반의 청년이 쌀집에서 배달을 하고 있으면 그 사람이 대단하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훗날 그가 정주영회장이 될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정주영회장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20대 청년과 60대의 정주영 회장은 같은 인물인데도 불구하고요.


 서진규,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습니다. 그녀는 가난과 차별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힘으로 그런 고난을 극복하고 남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영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영웅의 수순을 밟았습니다. 영웅에게 찾아오는 혹독한 시련을 견뎌냈습니다. 생활고로 인해 극심한 과로로 유산을 하고 생명의 위험까지 겪었습니다. 죽어버리고 싶었던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한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슬픔들을 견대녔습니다.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을 죽일 계획을 참아냈습니다.(그녀는 군인이었습니다. 총이라는 수단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희망입니다. 좌절하는 이들에게, 벽에 부딪혀 체념하고 싶은 이들에게, 죽어버리고 싶은, 남을 죽여버리고 싶은 이들에게, 절망한 이들에게, 꿈과 도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증거입니다.  

 

 그녀는 자신을 믿고, 꿈과 희망을 믿고, 자신이 남에게 희망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이가 얼마나 강인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세상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누가 영웅인지 모릅니다. 고난과 역경에 처해보지 않고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영웅인지 아닌지조차 모릅니다.  


 우리는 가끔 영웅을 봅니다. 힘들게 우리를 키우신 부모님, 남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 주변에서 혹은 TV 속에서 그들을 만납니다. 


 우리는 누가 '흔한 이야기'의 주인공인지 모릅니다. 때론 자기자신이 그 '흔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조차 모릅니다.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현재의 시점에서 판단할 뿐입니다. 미래의 모습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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