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가 타인을 해석하는 데 근본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늘 그렇듯이 말콤 글레드웰의 글솜씨는 화려합니다. 우리를 차근차근 결론으로 인도합니다. 그 과정에서 계속 궁금증을 가지고 나아가게 합니다. 



 첫번째, 우리는 타인을 해석할 때 진실을 기본값으로 설정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힙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항상 의심하고 거짓말이라 가정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진실이라 가정하고 듣습니다. 낯선 사람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가 약간 미심쩍은 정도로는 우리는 섣불리 거짓이라고 단정짓지 못합니다. 


 두번째, 우리는 형편없는 거짓말 탐지기입니다. 거짓말쟁이가 정직한 사람처럼 행동하거나 정직한 사람이 거짓말쟁이처럼 행동하면 우리는 쉽게 속습니다. 예를들어 어떤 사람이 시선을 회피하고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의심합니다. 실제로 그 사람은 단지 부끄럽거나 원래 그런 사람인데도 말입니다. 진실을 말하고 있어도 우리는 태도를 통해 진위를 쉽게 판별합니다. 반대로 외모나 용모가 매력적인 사람이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면 쉽게 속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캐치 미 이프 유 캔>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쉽게 이해하실 겁니다. 


 세번째, 우리는 상황, 장소,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낯선 사람을 판단합니다. 상황, 장소, 맥락이 가지는 힘을 과소평가합니다. 사실은 그것이 훨씬 직접적이고 강한 원인인데도 불구하고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아래는 책을 보며 밑줄 그었던 분들입니다. 


 "알코올은 억제된 것을 드러내는 물질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를 변형하는 물질이다." -p255


 와이스버그가 말했다. "다른 대다수 사람과 마찬가지로, 제 연구도 사람에 관한 거였죠. 그런데 저는, 어쩌면 우리가 장소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p333


 '세상에나. 저거 봐! 도대체 왜 텔아이브 전체 거리의 5퍼센트에서 범죄의 50퍼센트가 발생하는 거지? 전혀 다른 장소에서도 이런 식으로 나오는군." 와이스버드는 이런 현상을 범죄 집중 법칙이라고 부른다." -p335



 아래는 이 책의 결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문단입니다.


 우리는 대가나 희생을 치르지 않고 낯선 사람을 익숙하고 아는 사람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을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진실을 기본값으로 놓는 데 대해 서로에게 벌을 주지 않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설령 당신이 방 안에 있는데도 아이가 낯선 이에게 학대를 당하더라도 당신이 나쁜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대학 총장인데 직원 한 명에 관한 모호한 보고를 받았을 때 곧바로 최악의 시나리오로 건너뛰지 않았다고 해서 당신이 범죄자가 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에 관해 최선의 가정을 하는 것은 현대사회를 만들어낸 속성이다. 타인을 신뢰하는 우리의 본성이 모독을 당하는 사태는 비극적이다. 하지만 그 대안, 즉 약탈과 기만에 맞서는 방어 수단으로 신뢰를 포기하는 것은 더 나쁘다. 


 또한 우리는 낯선 이를 해독하는 우리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중략)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제와 겸손이다. 

p397~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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