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요즘 굉장히 유행하는 단어입니다. 제가 알기로 이 단어는 하루키의 에세이에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저는 이 단어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알고 있었고 조심스레 사용하곤 했답니다(흐믓)


 '행복은 정도가 아니라 빈도다.' 이 말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말입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로또 1등의 기쁨도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로또 1등이 10억이라면 로또 1등에 한 번 당첨되는 것보다 천만원을 100번 당첨되는 게 훨~씬 행복합니다. 혹은 100만원에 1000번 당첨되는 게 더 행복할지도 모릅니다. 


 제게 하루키 에세이는 소확행입니다. 여행을 갈 때나 밤에 가벼운 책을 읽고 싶을 때 꺼내들면 언제나 확실한 만족감을 줍니다. 제게는 그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보증수표입니다. 


 하루키 에세이는 가볍습니다. 하지만 가끔 무겁거나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를 던져줍니다. 대략 8  대2로 시시껄렁하고 별 의미없는 이야기 8, 시사적이거나 생각해볼만한 이야기 2 입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부담없이 손이 가고 또 읽을 수 있습니다.


 가볍지만 항상 흥미로운 이야기, 신선하고 재밌는 이야기들 입니다. 이건 어쩌면 작가로서 혹은 인간으로서 하루키씨의 재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사람은 그냥 지나쳐버릴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거기에서 재밌는 점들을 건져 올립니다. 어쩌면 이것이 소확행의 자세고 그래서 하루키의 글이 소확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상이고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상이지만, 조금만 시선을 달리해서 보면 삶은 변화무쌍하고 신비로운 일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가보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놓는 것. 한 번도 해보지 않을 일에 도전해보는 것. 평소와는 조금 다른 길로 집에 가는 것부터해서 가볍게 도전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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