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9

감독 리치 무어

장르 애니메이션, 코미디, 가족




 요즘 픽사, 디즈니에 푹 빠져있습니다. 그저께 <토이스토리 3>를 보고 어제 <주먹왕 랄프>를 봤습니다. 연속으로 좋은 영화 두 편을 봐서 행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둘 다 매우 좋았지만 <토이스토리 3>가 조금 더 좋았습니다. 주인공의 모험과 그 모험을 통한 자아성찰, 성숙의 고전적인 레퍼토리입니다. 고전적인 레퍼토리이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그 퀄리티는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디즈니는 아주 훌륭하게 스토리에 캐릭터와 게임세계라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를 믹스하여 멋진 영화를 완성시켰습니다. 보는내내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이 재밌게 감상했습니다.


 저만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영웅들의 이야기에 매료됩니다. 그래서 마블이나 DC의 히어로물을 좋아하고 어린시절(지금도 그렇지만) 만화책들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웅심리는 누구나 어느정도씩은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강함. 자기확신. 강한 신념. 불굴의 의지. 투지. 노력. 이런 것들이 영웅의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주먹왕 랄프는 게임 속 악당입니다. 그는 항상 악당 역할만 맡는 것이 불만입니다. 자신도 착한 캐릭터, 주목받는 캐릭터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랄프는 모험을 떠납니다. 그 과정에서 랄프는 친구도 사귀게 되고 영웅의 모습으로 각성하게 됩니다. 랄프가 각성하는 순간이 저는 가장 감동적이고 가슴 뛰었습니다. 얼마 전에 본 영화 <캡틴 마블>에서 캡틴 마블의 각성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도 제 가슴은 뛰었습니다. 


 저도 각성하는 순간이 올까요? 사실 각성을 위해서는 위기와 시련이 필요합니다. 생각해보니 되도록이면 위기와 시련은 피하고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게도 소소한 각성의 순간들이 살면서 몇 번 있었습니다. 그 순간들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임과 동시에 가장 열심히 노력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이제 하지 않습니다. 남들에게 최소한 피해 안주고 가능하면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남을 위해 제 몸을 바쳐야하는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무리 영웅적 모습이 멋지고 좋지만 그건 사양입니다.  


 저는 영웅이란 것이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장 우리 주위를 둘러봐도 영웅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기는 분들, 남들의 존경을 이끌어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간혹 뉴스를 보면 시민들의 영웅적인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위기의 순간에 타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분들이나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이 모두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이야기입니다. 


 역사상 최고의 장군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죽어서 천국에 갔습니다. 그는 천국에 가서 신에게 역사상 최고의 장군은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신은 한 사람을 가리키면서 "저 사람이 역사상 최고의 장군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에게 물었던 사람은 신이 가리키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신이 가리키는 사람은 자신과 같은 동네에서 살던 신발을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신에게 물었습니다. "저 사람은 역사상 최고의 장군이 아닙니다. 제가 아는 사람입니다. 저와 같은 동네에 살던 신발 수선공입니다." 신이 대답했습니다. "저 사람이 만약 장군이 되었다면 역사상 최고의 장군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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