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에 관한 대중서이다. 그동안 사상의학에 큰 관심은 없었다. 사상의학을 학교에서 배우긴 하지만 한의사가 모두 사상체질, 사상의학의 전문가는 아니다. 한의사도 전문의제도가 있다. 사상의학은 한의사 전문과 중에 하나이다.
<마음을 스캔하다>는 유명인 18명을 삶과 언행을 통해 그들의 체질을 분석한 책이다. 일단 누구나 아는 유명인들의 이야기라 친숙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자신의 체질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볼 수 있어서 깨달음과 교훈을 주었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서부터 치료도 시작된다. 이제마가 꿈꾼 의학이 바로 그런 의학이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마음의 치우침을 깨닫고 그것을 보완해 나가는 것. 마음의 병이 어떻게 몸의 병으로 나타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치료해야하는지 밝힌 의학이 사상의학이다.
최근에 사상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뜻밖에도 한의학의 외부를 통해서였다.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는 내향성의 의미와 가치에 주목한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수전 케인이 묘사하는 내향적인 사람들의 특징이 사상의학에서 말하는 소음인의 특성과 너무 유사했다. 어쩌면 나 자신이 내향적이고 소음인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공감갔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확증편향' 처럼 내 입맛에 맞는 정보만 골라서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사상의학에서 말하는 체질이 유전적으로 실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는 사상의학에 대한 믿음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사상의학을 좀 더 공부하고 싶어서 짚어든 책이 바로 강용혁 한의사의 <마음을 스캔하다> 이다. 이 책을 읽고 <사상심학>을 읽어보려 한다.
칼 융 보다 먼저 인간의 심리 특성을 분류하고 분석한 심리학자, 정신분석가가 이 땅에 있었다. 바로 사상의학의 창시자인 이제마 선생이다. 이제마가 사상의학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체질별 성정의 치우침과 그로 인한 병이었다. 하지만 사상의학은 현대에 와서 체질별 음식이나 체질별 체형차이 등으로 왜곡되고 변질되었다. 이제마 선생은 그의 저서 <동의수세보원>에서 체질별로 음식을 가려먹으라고 한 적이 없다.
<사상심학>은 강용혁 한의사의 저서로 한의대 대학원에서 교재로 쓰이는 책이다. 강용혁은 이제마 선생의 본 뜻을 우리에게 전달해준다. 우리의 마음의 치우침을 깨달을 때 우리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
아래는 책을 읽으면서 좋아서 밑줄친 부분들이다.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 '사단론' 첫 문장에서 "사람의 타고난 장부의 특성이 네 가지로 달라서, 그 편벽된 욕심 또한 네 가지로 다르다. 만약 소음인이 자신에게 취약한 감정기능의 의(義)의 보완을 포기하고, 눈앞의 것만 집착하면 소인배이자 나약한 인간이 된다. 반면 소양인이 내향적 가치인 지(智)의 보완을 포기하고 겉치레로 꾸미기만 하면 경박한 인가이 된다.' 라고 말했다. 이어 "타고난 열등기능의 보완 정도가 성인과 범인의 차이를 결정한다" 고 강조했다. -p50
이제마는 "만 가구에 옹기쟁이 한 사람이면 그릇이 부족하고, 백 가구에 의사 한 명도 여시 부족하다. 그러나 '질병은 자기 성정의 치우침'에서 비롯되는 의학이 이치를 깨우친다면 의사 수가 부족해도 가히 삶이 온전해질 것이다" 라고 일갈했다.
공자는 "작은 지혜를 행하기 좋아한다면 구제하기 어렵도다." 라고 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종일 말을 하지만 진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 호기심이 많아 종일 돌아다니지만 진리는 한 번도 보지 못하는 것, 형이상학으로부터의 전락" 을 현대인의 세 가지 병폐로 지적했다. -p56
인생의 전반전은 자신의 타고난 장점에 좌우되지만, 후반전은 결국 열등기능을 어떻게 보완하는가에 달려 있다. -p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