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지적 자극을 주는 스승님을 만났다. 루퍼트 셸드레이크라는 영구의 생물학자이다. 현재 <과학의 망상>을 매우 재미있게 읽고 있다. 그의 저서 <생명의 신과학>은 아쉽게도 번역본이 없나보다. <세상을 바꿀 일곱가지 실험들>도 절판이다. 그의 저서들이 번역되길 고대해본다.
내가 이 저자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래 글에 담겨 있다. 나 역시 평소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성인이 된 후 줄곧 과학자의 삶을 살아왔으며, 과학적인 방식이 가진 중요성을 깊이 신뢰한다. 하지만 과학은 그 자신의 열의와 활력, 진기한 것에 대한 탐구 정신을 상당 부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독단적인 논리, 두려움에 기인한 순은, 제도적인 타성 등이 과학적 독창성을 가로막고 있다.
동료 과학자들과 토론을 벌이다 보면 공식 석상에서와 사적인 자리에서의 태도가 완연히 다르다는 것을 줄곧 확인하게 된다. 공식 석상에서의 과학자들은 논의할 수 있는 주제들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그들의 태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모험적이기까지 하다.
내가 이 책을 쓴 것은 과학자들이 자유로운 탐구를 제한하고 상상력을 금기시하는 독단에서 벗어날 때, 과학은 지금보다 훨씬 더 흥미로워질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p10
이 책은 과학을 위해 쓰인 것이다. 나는 과학이 덜 독단적이 되고, 좀 더 과학적이었으면 한다. 나는 과학이 자신을 옥죄고 있는 독단에서 벗어날 때, 과학이 다시 태어나리라고 믿는다. -p13
유럽에 르네상스를 가져온 중요한 책이다.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는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베르그송은 시대를 앞서간 진화철학자였으며, 윌리엄 제임스와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창조적 진화> 제목이 멋지다.
화이트헤드는 아마도 양자 물리학이 가진 근본적인 의미를 인식한 최초의 철학자일지 모른다. -p168
베르그송과 함께 화이트헤드도 이 책에서 중요한 인물로 다뤄진다. 화이트헤드의 저서나 사상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이 책의 모든 장이 충격적이지만 그 중에서도 의식에 관한 내용이 인상깊다. 물질은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는가? 의식은 온전히 뇌의 전기활동에 불과한 것인가?
그들은 인간의 의식을 환각으로 분리하고 격하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유물론과 이원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대신, 몇몇 철학자들은 모든 스스로 조직하는 물질적 시스템이 물리적 면모만이 아니라 정신적 면모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정신은 그들의 미래 목표와 관련되었으며, 개별적이고 집합적인 과거의 기억들에 의해 형성되었다. 정신과 육체의 관계는 공간보다는 시간과 더욱 밀접하다. 정신은 가능한 미래들 가운데서 선택하며, 정신적 인관관계는 에너지의 인과관계와는 반대 방향, 즉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기보다는 미래로부터 과거로 흐른다. -p180
오늘은 글을 이만 마쳐야겠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다. 푹 자고 내일 즐거운 독서를 해야겠다. 늦잠자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