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217 : 지난 노력 에너지


그는 글쓰기에 지난한 노력과 에너지를 쏟았으며

→ 그는 글쓰기에 고되게 힘을 쏟았으며

→ 그는 고단할 만큼 글을 썼으며

→ 그는 고되도록 글을 썼으며

《서평의 언어》(메리케이 윌머스/송섬별 옮김, 돌베개, 2022) 9쪽


우리말이 아닌 그저 일본 한자말이라고 할 ‘지난하다(至難-)’입니다. 때로는 ‘어렵다·힘들다’로 고쳐쓸 노릇이되, 이 자리에서는 ‘고되게·고단히·고달프게’로 고쳐쓸 만합니다. 고되거나 고단하게 고달프게 “힘을 썼다”고 따로 밝힐 수 있고, 글쓰기 하나를 놓고서 들려주는 대목이기에 “고단할 만큼 글을 썼으며”나 “고되도록 글을 썼으며”로 더 고쳐쓸 수 있습니다. ㅅㄴㄹ


지난하다(至難-) : 지극히 어렵다

노력(努力) :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씀

에너지(energy) : 1. 인간이 활동하는 근원이 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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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218 : 편찬자의 -ㅁ -어 있


편찬자의 즐거움은 어디에나 묻어 있다

→ 엮은이는 어디서나 즐거웠다

→ 엮은 내내 즐거운 듯하다

《서평의 언어》(메리케이 윌머스/송섬별 옮김, 돌베개, 2022) 67쪽


엮으면서 즐겁다고 합니다. 엮은 내내 즐거워서, 어느 곳을 보든 이 기운이 흐른다고 합니다. “-의 즐거움”은 일본말씨입니다. 옮김말씨를 흉내낸 일본말씨예요. “묻어 있다”는 “묻었다”나 “있다”로 손볼 대목인데, “즐거움이 묻었다”나 “즐거움이 있다”도 영 엉성합니다. “즐거웠다”나 “즐거운 듯하다”로 더 손봅니다. ㅅㄴㄹ


편찬(編纂) : 여러 가지 자료를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책을 만듦 ≒ 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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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219 : 화 식량 위기 처하다


내가 화가 나면 아이는 식량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으며, 위기에 처한 아이는 화가 났다

→ 내가 성을 내면 아이는 굶고, 굶는 아이도 성이 난다

→ 내가 이글거리면 아이는 쫄쫄 굶고, 아이도 이글거린다

→ 내가 짜증내면 아이는 굶어야 하고, 아이도 짜증난다

《서평의 언어》(메리케이 윌머스/송섬별 옮김, 돌베개, 2022) 22쪽


부아가 나거나 성이 날 수 있습니다. 짜증이 나거나 울컥하거나 이글거리거나 타오를 수 있어요. 그런데 어버이가 부아를 내거나 성을 내면, 그만 밥을 안 차릴 수 있어요. 이때에 아이는 멀쩡히 굶습니다. 골을 내는 어버이 곁에서 아이는 쫄쫄 굶으면서 나란히 골을 낼밖에 없습니다. 갑갑하거나 싫거나 괴로운 일이 있다면, 누구보다 어버이부터 스스로 찬찬히 풀고 녹여서 보금자리를 돌보아야지 싶어요. ㅅㄴㄹ


화(火) :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이라 합니다. ‘성’은 “노엽거나 언짢게 여겨 일어나는 불쾌한 감정

식량(食糧) : 생존을 위하여 필요한 사람의 먹을거리 = 양식

위기(危機) : 위험한 고비나 시기

처하다(處-) : 1. 어떤 형편이나 처지에 놓이다 2. 어떤 책벌이나 형벌에 놓이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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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220 : 것 너무나 당연 생활 됐


동이가 옆에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생활이 됐는데

→ 동이가 옆에 있는 삶은 아주 마땅한데

→ 동이는 늘 옆에 있는데

《오늘도 핸드메이드! 2》(소영, 비아북, 2017) 7쪽


이 글월은 ‘(무엇)하는 것’을 임자말로 삼고서, ‘됐는데’를 풀이말로 삼는군요. 우리말씨로는 ‘나한테’나 ‘나는’이 임자말이어야 맞습니다. 다만, ‘나한테’나 ‘나는’은 굳이 안 넣어도 됩니다. 앞말이 이렇게 있다고 여기면서 풀어냅니다. 그래서 “(나한테) 동이가 옆에 있는 삶은 아주 마땅한데”로 손볼 만합니다. “당연한 생활이 됐는데” 같은 옮김말씨는 “마땅한데”로 손보고, ‘너무나’는 ‘아주’로 손봅니다. 또는 “동이는 늘 (내) 옆에 있는데”처럼 손볼 수 있습니다. 늘 있으니 “늘 있다”고 말합니다. ㅅㄴㄹ


당연하다(當然-) :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

생활(生活) : 1.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 2. 생계나 살림을 꾸려 나감 3. 조직체에서 그 구성원으로 활동함 4. 어떤 행위를 하며 살아감. 또는 그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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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222 : 헤데보 자수법 식탁 위 매트 수프 만듭


‘헤데보’라고 불리는 이 자수법은 덴마크어로 ‘들판’이라는 뜻입니다 … 식탁 위에 헤데보 매트를 깔고 따뜻한 수프를 만듭니다

→ 이 바늘땀은 덴마크말로 ‘헤데보’이고 우리말로는 ‘들판’입니다 … 자리에 들빛판을 깔고서 국물을 입니다

→ 이 ‘들판’ 무늬넣기를 덴마크에서 ‘헤데보’라 합니다 … 밥자리에 들판깔개를 놓고서 국을 끓입니다

《오늘도 핸드메이드! 2》(소영, 비아북, 2017) 57, 59쪽


어느 나라·겨레도 어렵게 말하지 않습니다. 모든 나라·겨레는 손수 살림을 짓는 사람이 스스로 빚은 낱말로 삶을 그립니다. 이웃나라 덴마크에서 쓰는 낱말이 있다면, 우리가 이곳에서 쓰는 말씨가 있어요. 무늬를 넣어서 옷이나 깔개나 이불을 여미면서 ‘들빛’을 담는다지요. ‘들·들녘·들판’을 옮긴다고 합니다. ‘들녘놓기·들판놓기·들놓기·들빛놓기’나 ‘들녘무늬·들판무늬·들무늬·들빛무늬’처럼 나타낼 만합니다. 들일을 하면서 놓은 무늬인걸요. 들살림을 담은 깔개를 밥자리에 놓습니다. 국을 끓입니다. 국물이 따뜻할 적에 두런두런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오붓하게 하루살림을 나눕니다. ㅅㄴㄹ


헤데보(hedebo) : x

자수(刺繡) : 옷감이나 헝겊 따위에 여러 가지의 색실로 그림, 글자, 무늬 따위를 수놓는 일. 또는 그 수(繡)

식탁(食卓) : 음식을 차려 놓고 둘러앉아 먹게 만든 탁자

매트(mat) : 1. 침대용의 두툼한 요. 보통 직사각형의 납작한 모양으로, 그 속에 스프링이나 스펀지 따위를 넣어 푹신하게 만든다 = 매트리스 2. [체육] 체조·유도·레슬링 따위의 운동을 할 때,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바닥에 까는 물건

수프(soup) : 고기나 야채 따위를 삶아서 낸 즙에 소금, 후추 따위로 맛을 더한 서양 요리. 서양 요리의 순서로서는 맨 처음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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