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771 : 맨손으로 자수성가



맨손으로 자수성가하셔서

→ 맨손으로 일어나셔서

→ 맨손으로 살림을 일구셔서


맨손 : 1. 아무것도 끼거나 감지 아니한 손 2. 아무것도 가지지 아니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자수성가(自手成家) : 물려받은 재산이 없이 자기 혼자의 힘으로 집안을 일으키고 재산을 모음



  아무것도 없기에 ‘맨손’입니다. 남한테서 도움을 안 받고 나 혼자 일어나서 이루기에 ‘자수성가’예요. 하나는 한국말이고, 다른 하나는 한자말입니다. ‘맨손’이나 ‘자수성가’는 똑같은 몸짓이나 살림을 나타냅니다. “맨손으로 자수성가하셔서”라 하면 겹말이에요. “맨손으로 일어나다”나 “맨손으로 일구다”나 “맨손으로 일으키다”나 “맨손으로 가꾸다”나 “맨손으로 짓다”라 하면 됩니다. 힘주어 말하고 싶다면 “맨손으로 씩씩하게 일어나다”라든지 “맨손으로 기운차게 일구다”라든지 “맨손으로 땀흘려 가꾸다”처럼 쓰면 돼요. 2016.11.20.해.ㅅㄴㄹ



조부모님께서는 맨손으로 자수성가하셔서 마오푸춘 한약방을 창업하셨다

→ 할머니 할아버지는 맨손으로 일어나셔서 마오푸춘 한약방을 여셨다

→ 할아버지 할머니는 맨손으로 씩씩하게 마오푸춘 한약방을 여셨다

《라오 핑루/남혜선 옮김-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윌북,2016) 5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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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70 : 젊고 혈기왕성



젊고 혈기왕성할 때라

→ 젊을 때라

→ 한창때라


젊다 : 1. 나이가 한창때에 있다 2. 혈기 따위가 왕성하다 3. 보기에 나이가 제 나이보다 적은 듯하다

한창때 : 기운이나 의욕 따위가 가장 왕성한 때

혈기왕성 : x

혈기(血氣) : 1. 피의 기운이라는 뜻으로, 힘을 쓰고 활동하게 하는 원기를 이르는 말 2. 격동하기 쉬운 의기

왕성(旺盛) : 한창 성함

성하다(盛-) : 1. 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2. 나무나 풀이 싱싱하게 우거져 있다



  ‘젊다’는 “나이가 한창때”를 가리키거나 “혈기가 왕성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젊고 혈기왕성할”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혈기왕성’이라는 낱말은 따로 한국말사전에 없습니다. ‘혈기’하고 ‘왕성’을 따로 살펴야 하는데, ‘왕성 = 한창 성함’으로 풀이하고, ‘성하다 = 한창 왕성하다’로 풀이해요. 뜬금없다 싶은 돌림풀이입니다. 아무튼 ‘혈기왕성 = 젊음/한창때’를 가리킵니다. ‘젊다·젊음’이나 ‘한창때’라는 낱말을 알맞게 쓰면 됩니다. 2016.11.20.해.ㅅㄴㄹ



젊고 혈기왕성할 때라 그냥 메이탕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는 생각만 들어

→ 젊을 때라 그냥 메이탕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는 생각만 들어

《라오 핑루/남혜선 옮김-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윌북,2016) 15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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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69 : 이제 막 본격적으로



이제 막 본격적으로 나다니기 시작한다

→ 이제 막 나다닌다

→ 이제부터 나다닌다

→ 바야흐로 나다닌다


본격적(本格的) : 제 궤도에 올라 제격에 맞게 적극적인

바야흐로 : 이제 한창. 또는 지금 바로



  ‘-적’을 붙이는 말투인 ‘본격적’은 ‘바야흐로’하고 뜻이 맞물립니다. 이제 자리를 잡아 한창 일어나는 모습을 가리키는 ‘본격적’하고 ‘바야흐로’예요. 보기글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로 적는데, “이제 막(= 바야흐로)”하고 ‘본격적으로’가 겹말이 됩니다. ‘본격적으로’를 털어낼 노릇이에요. 또는 ‘바야흐로’로만 적어 볼 수 있고, ‘이제부터’나 ‘이즈음부터’로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2016.11.19.흙.ㅅㄴㄹ



꽤 어둑어둑해졌고 갈색지빠귀들이 이제 막 본격적으로 나다니기 시작한다

→ 꽤 어둑어둑해졌고 밤빛지빠귀들이 이제 막 나다닌다

→ 꽤 어둑어둑해졌고 밤빛지빠귀들이 바야흐로 나다닌다

《베른트 하인리히/정은석 옮김-홀로 숲으로 가다》(더숲,2016) 4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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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68 : 위치한 계곡에 있다



리틀잭슨 마운틴 아래에 위치한 계곡에 있다

→ 리틀잭슨 마운틴 밑에 있는 골짜기에 있다

→ 리틀잭슨 마운틴 밑에 깃든 골짜기에 있다

→ 리틀잭슨 마운틴 밑에 자리한 골짜기에 있다


위치하다(位置-) : 일정한 곳에 자리를 차지하다

있다 : [그림씨] 7.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사실이나 현상 따위가 어떤 곳에 자리나 공간을 차지하고 존재하는 상태이다



  어떤 곳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한자말 ‘위치’예요. 한국말 ‘있다’도 이 같은 모습을 가리켜요. 보기글처럼 “아래에 위치한 계곡에 있다”라 하면 겹말 얼거리예요. “아래에 있는 골짜기에 있다”로 손볼 노릇이지요. 그런데 리틀잭슨 마운틴이라고 하는 산이라는 곳보다 낮은 데에 있다면 ‘아래’가 아닌 ‘밑’으로 적어야 올발라요. “산 아래”가 아닌 “산 밑”이라 해야지요. ‘있다’를 잇달아 적고 싶지 않다면 ‘깃들다’나 ‘자리하다’를 앞쪽에 써 볼 수 있어요. 2016.11.19.흙.ㅅㄴㄹ



그 호수는 리틀잭슨 마운틴 아래에 위치한 계곡에 있다

→ 그 못은 리틀잭슨 마운틴 밑에 있는 골짜기에 있다

→ 그 못은 리틀잭슨 마운틴 밑에 자리한 골짜기에 있다

《베른트 하인리히/정은석 옮김-홀로 숲으로 가다》(더숲,2016) 1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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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67 : 경청의 시간, 귀를 기울였다



경청의 시간을 가졌다 …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였다

→ 귀를 기울였다 …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였다

→ 귀담아들었다 …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였다

 

경청(傾聽) : 귀를 기울여 들음

귀담아듣다 : 주의하여 잘 듣다

귀담다 : 마음에 단단히 새겨 두다



  한자말 ‘경청’은 “귀를 기울여” 듣는 몸짓을 가리켜요. 보기글처럼 앞에서는 “경청의 시간”이라 하고, 곧바로 “귀를 기울였다”라 하면 겹말 얼거리예요. 앞뒤 모두 “귀를 기울였다”로 적어도 되고, 앞쪽은 ‘귀담아들었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또는 “가만히 들었다”나 “곰곰이 들었다”나 “조용히 들었다”로 손볼 수 있어요. 2016.11.19.흙.ㅅㄴㄹ



한 시간 넘게 경청의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앉아 이상한 소리, 아니 숲이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였다

→ 한 시간 넘게 귀담아들었다. 그렇게 앉아 낯선 소리, 아니 숲이 우리한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한 시간 넘게 가만히 들었다. 그렇게 앉아 야릇한 소리, 아니 숲이 우리한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베른트 하인리히/정은석 옮김-홀로 숲으로 가다》(더숲,2016) 10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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