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몰입 沒入


 감정 몰입 → 감정에 사로잡히기 / 한 느낌에 빠져들기

 그런 집중과 몰입을 통해 → 그런 마음모으기와 빠져들기로

 연구에 몰입하다 → 연구에 빠져들다 / 연구를 파고들다

 학문에 몰입하다 → 학문에 깊이 빠지다 / 학문에 빠져들다


  ‘몰입(沒入)’은 “1. 깊이 파고들거나 빠짐 2. [역사] 죄인의 재산을 몰수하고 그 가족을 관아의 종으로 잡아들이던 일”을 가리킨다고 해요. 곧 ‘파고들다’나 ‘빠지다’나 ‘빠져들다’로 손볼 만합니다. “깊이 파다”나 “깊이 빠지다”로 손볼 수도 있어요. 2016.11.25.쇠.ㅅㄴㄹ



가장 좋은 방법은 사진가가 사진 속에 몰입하는 것이다

→ 가장 좋은 길은 사진가가 사진에 빠져드는 것이다

→ 사진가가 사진에 흠뻑 빠지면 가장 좋다

《조나단 콕스/김문호 옮김-뛰어난 사진을 위한 접사의 모든 것》(청어람미디어,2008) 86쪽


너무 역에 몰입해서 상대 배우가 그에 끌려다니느라

→ 너무 배역에 빠져들어 상대 배우가 여기에 끌려다니느라

→ 배역에 너무 사로잡혀 상대 배우가 여기에 끌려다니느라

《미우치 스즈에/서수진 옮김-유리가면》(대원씨아이,2012) 41쪽


수능 준비 같은 이상한 공부에 몰입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인 것이다

→ 수능 준비 같은 이상한 공부에 빠져드는 것이 바로 이상한 일이다

→ 수능 준비 같은 얄궂은 공부에 파고드는 일이 바로 얄궂다

《현병오-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양철북,2013) 50쪽


놀고 있는 아이들은 오직 놀이에만 몰입합니다

→ 노는 아이들은 오직 놀이에만 빠져듭니다

→ 노는 아이들은 오직 놀이만 파고듭니다

《비노바 바베/김성오 옮김-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행복한책가게,2014) 55쪽


신은 인간에게 몰입의 즐거움을 주셨다

→ 하느님은 사람한테 흠뻑 빠지는 즐거움을 주셨다

→ 하느님은 사람한테 한 가지에 빠져드는 즐거움을 주셨다

《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하이타니 겐지로의 생각들》(양철북,2016) 5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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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불안 不安


 불안에 싸이다 → 두려움에 싸이다

 불안에 떨다 → 두려움에 떨다 / 두려워 떨다

 몹시 불안한 표정으로 → 몹시 조마조마한 얼굴로 / 몹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혼자 있기가 불안하여 → 혼자 있기 두려워서 / 혼자 있기 걱정스러워서


  한자말 ‘불안(不安)’은 “1.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2.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3. 몸이 편안하지 아니함 4. 마음에 미안함”을 뜻한다고 해요. 이 뜻대로 ‘조마조마함’이나 ‘뒤숭숭함’이나 ‘느긋하지 않음’으로 손볼 수 있고, ‘걱정스럽다’나 ‘근심스럽다’로 손볼 수 있어요. 때로는 ‘두려움’이나 ‘어려움’이나 ‘힘듦’으로 손볼 만해요. 2016.11.25.쇠.ㅅㄴㄹ



불안이 되게 심했어

→ 걱정이 되게 컸어

→ 되게 떨었어

→ 되게 조마조마했어

→ 되게 힘들었어

→ 되게 걱정했어

《하이힐과 고무장갑-행복의 민낯》(샨티,2013) 26쪽


아무런 불안도 느끼지 않는다

→ 아무런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

→ 아무런 무서움도 느끼지 않는다

→ 아무런 걱정도 느끼지 않는다

→ 아무런 근심도 느끼지 않는다

《고형렬-은빛 물고기》(최측의농간,2016) 62쪽


우오즈미가 불안해 하는 건 내 탓이야

→ 우오즈미가 힘들어 하는 까닭은 내 탓이야

→ 우오즈미가 조마조마해 하는 까닭은 내 탓이야

→ 우오즈미가 두려워 하는 까닭은 내 탓이야

《토우메 케이/이상은 옮김-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11》(학산문화사,2016) 5쪽


오카야마 생활은 불안했다

→ 오카야마 살림은 어려웠다

→ 오카야마에서는 어렵게 살았다

→ 오카야마에서는 가난한 삶이었다

《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하이타니 겐지로의 생각들》(양철북,2016) 12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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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94 : 함께 연대



함께 연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 함께 목소리를 높여야

→ 우리가 함께 목소리를 높여야

→ 함께 어깨를 겯고 목소리를 높여야

→ 어깨동무를 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연대(連帶) : 1.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을 짐 2.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



  한자말 ‘연대’는 어떤 일을 ‘함께’ 하는 몸짓을 가리켜요. “함께 연대해서”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한자말 ‘연대’를 꼭 써야겠다면 ‘함께’를 덜고 ‘연대해서’라고만 쓸 노릇이요, 이 한자말을 안 써도 되겠다면 ‘함께’만 단출히 쓰면 돼요. 힘주어 말하고 싶으면 “우리가 함께”나 “우리 함께”나 “우리가 다 함께”처럼 쓸 만해요. 또는 “함께 어깨를 겯고”나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나 “우리가 어깨동무를 하고”로 써 볼 수 있어요. 2016.11.25.쇠.ㅅㄴㄹ



다른 방법이 없어요. 함께 연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 다른 길이 없어요. 함께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 다른 길이 없어요. 우리가 함께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 다른 수가 없어요. 함께 어깨를 겯고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한홍구-한홍구의 청소년 역사 특강》(철수와영희,2016) 16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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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93 : 미리 먼저 선행



미리 공부해요. 먼저 배운다고 공부가 느나요 … 선행 학습이라는 거죠

→ 미리 배워요. 먼저 배운다고 느나요 … ‘미리 배움’이라는 거죠

→ 미리 배워요. 먼저 배운다고 느나요 … ‘먼저 배움’이라는 셈이죠


미리 : 어떤 일이 생기기 전에

먼저 : 시간적으로나 순서상으로 앞서서

선행(先行) : 1. 어떠한 것보다 앞서가거나 앞에 있음 2. 딴 일에 앞서 행함



  학교나 사회에서는 “선행 학습”을 말합니다. 한때는 ‘예습’이라는 한자말을 썼는데, 이제는 예습보다 ‘선행’이라는 한자말을 즐겨쓰는구나 싶어요. 그런데 ‘선행’은 ‘미리’나 ‘먼저’를 가리켜요. “미리 배움”이나 “먼저 배움”이나 “미리 익힘”을 한자말 얼거리로 “선행 학습”이라 일컫는 셈입니다. 보기글을 살피면 ‘미리·먼저’하고 ‘선행’이 잇달아 나오기도 하고, ‘공부(工夫)’랑 ‘배우다’라는 낱말이 겹치기도 합니다. 한자말 ‘공부하다 = 배우다·익히다’예요. “미리 공부해요”하고 “먼저 배운다”라는 말마디를 눈여겨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말마디를 눈여겨본다면 “먼저 배운다고 공부가 느나요”는 “먼저 배운다고 배움이 느나요” 꼴이라서 얅궂은 줄 알아챌 수 있어요. 2016.11.25.쇠.ㅅㄴㄹ



중학교 때 배울 걸 미리 공부해요. 먼저 배운다고 공부가 느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교육 과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학습이라는 게 아이들 발달 과정에 맞춰서 진행되어야 함에도 그런 건 깡그리 무시됩니다. 이른바 선행 학습이라는 거죠

→ 중학교 때 배울 걸 미리 배워요. 먼저 배운다고 느나요? 조금도 그렇지 않습니다. 교육 흐름이 있잖아요. 아이들이 자라는 흐름에 맞춰서 가르쳐야 하는데 이를 깡그리 업신여깁니다. 이른바 ‘미리 배움’이라는 거죠

《한홍구-한홍구의 청소년 역사 특강》(철수와영희,2016) 10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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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92 : 위조지폐 가짜 돈



위조지폐를 막기 위해서야. 가짜 돈을 만들면

→ 거짓돈을 막으려고 그래. 거짓돈을 만들면


위조지폐(僞造紙幣) : 진짜처럼 보이게 만든 가짜 지폐

가짜(假-) : 거짓을 참인 것처럼 꾸민 것



  ‘위조지폐’는 “가짜 돈”을 가리켜요. 웬만한 어른이라면 ‘위조지폐’라고만 해도 알아들을 수 있으나, 어린이한테 ‘위조지폐’는 쉽지 않은 말이기에 따로 “가짜 돈”으로 풀어서 쓰기도 합니다. 그러면 처음부터 ‘가짜돈’이라는 낱말을 써도 되지 않았을까요? ‘돈’이라는 한국말보다 ‘지폐’라는 한자말을 써야만 했을까요? 더 헤아려 보면, ‘위조’는 ‘가짜’를 가리키고, ‘가짜’는 다시 ‘거짓’을 가리킵니다. 이리하여 ‘거짓돈’이라는 낱말을 얻을 수 있어요. 거짓으로 만든 돈을 ‘거짓돈’이라 한다면, 거짓이 아닌 돈은 참이라는 뜻으로 ‘참돈’이라 할 수 있어요. 쉽게 바라보면서 쉽게 새말을 지을 적에는 겹말이 끼어들 틈이 없어요. 2016.11.25.쇠.ㅅㄴㄹ



바로 위조지폐를 막기 위해서야. 가짜 돈을 만들면 경제가 큰 혼란을 겪기 때문에

→ 바로 거짓돈을 막으려고 그래. 거짓돈을 만들면 경제가 크게 어지러워지기 때문에

《배성호-수다로 푸는 유쾌한 사회》(책과함께어린이,2016) 2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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