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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결에 물든 미국말
 (664) 블루버드(bluebird)

 

.. 케럴과 그녀의 남편은 블루버드를 끌어들이려고 노력했다 ..  《커트 보네커트/김한영 옮김-나라 없는 사람》(문학동네,2007) 63쪽

 

 “캐럴과 그녀의 남편은”은 “캐럴과 그 사람 남편은”이나 “캐럴과 그이 남편은”이나 “캐럴네 부부는”이나 “캐럴과 옆지기는”이나 “캐럴네 집은”이나 “캐럴네 식구는”으로 다듬습니다. ‘노력(努力)했다’는 ‘애썼다’로 손질합니다.

 

 블루버드 : x
 bluebird : 파랑새

 

 미국문학을 한국말로 옮긴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랍니다. 따로 묶음표를 치지 않고 ‘블루버드’라고 적은 대목이 나왔거든요.

 

 곰곰이 생각에 젖습니다. ‘블루버드’라는 이름이 붙는 새가 따로 있으니 이렇게 옮겼을 수 있지만, 번역다운 번역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옮겼나 궁금합니다.

 

 미국사람한테는 틀림없이 ‘블루버드’입니다. 이 새는 미국에서만 살아갈는지 모르니, 미국말 그대로 ‘블루버드’로 적어야 할는지 모릅니다.

 

 문득 또 한 가지 궁금합니다. 한국사람이 한국문학에 ‘파랑새’라는 이름을 적으면, 이 한국문학을 미국말로 옮길 때에 어떤 낱말로 옮겨야 할까요. ‘parangsae’로 옮겨야 할까요, ‘bluebird’로 옮겨야 할까요. (4344.12.13.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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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24) 다종의 1 : 다종의 책

 

.. 그 후 나는 다종의 책을 출간하였다 ..  《윤형두-책이 좋아 책하고 사네》(범우사,1997) 24쪽

 

 “그 후(後)”는 “그 뒤”나 “그 다음”이나 “그러고 난 뒤”로 다듬습니다. ‘출간(出刊)하였다’는 ‘펴냈다’나 ‘내놓았다’로 손봅니다.

 

 다종(多種) : 종류가 많음
   - 한라산에는 다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 다종의 일용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다종의 책을 출간하였다
→ 여러 가지 책을 내놓았다
→ 여러 갈래 책을 냈다
→ 온갖 책을 펴냈다
 …

 

 “종류(種類)가 많음”을 뜻하는 한자말 ‘다종’이라 하는데, ‘종류’란 한국말로 ‘갈래’를 가리킵니다. 사람들이 한국말로 이야기한다면 ‘종류’이든 ‘다종’이든 애써 쓸 까닭이 없지만, 예나 오늘날이나 글을 쓰는 사람들은 한국말을 글에 담지 않습니다.

 

 “갈래가 많음”이란 “여러 갈래”라는 뜻입니다. 여러 갈래 책이라 한다면 “온갖 책”이거나 “여러 책”이라는 뜻이에요. 글뜻 그대로 “여러 갈래 책”이라 할 수 있고 “온갖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온갖 갈래 책”이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다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 온갖 식물이 자란다
→ 갖가지 풀과 꽃이 산다
 다종의 일용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 온갖 일용품을 생산합니다
→ 갖가지 일용품을 만듭니다
 …

 

 한 가지 한자말은 다른 한자말을 불러들입니다. 한 가지 한국말은 다른 한국말하고 사이좋게 이어집니다. 한 가지 한자말이 불러들이는 한자말은 새로운 한자말하고 잇닿습니다. 한 가지 한국말과 사이좋게 이어지는 한국말은 차근차근 온갖 한국말하고 알뜰살뜰 어깨동무합니다.

 

 올바로 말할 때에 올바른 낱말을 하나둘 엮습니다. 예쁘게 글을 쓸 때에 예쁜 낱말을 하나둘 맺습니다. 마음을 쓰는 만큼 말마디가 거듭나고, 사랑을 기울이는 만큼 글줄이 피어납니다. 좋은 말과 글이란 따로 없으나, 좋은 얼과 넋으로 좋은 말과 글이 새록새록 싱그러이 숨을 쉽니다. (4344.12.13.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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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925) 얄궂은 말투 91 : 많은 돈을 벌다

 

.. 햅굿의 부모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통조림 공장을 운영해 많은 돈을 벌었다 ..  《커트 보네커트/김한영 옮김-나라 없는 사람》(문학동네,2007) 23쪽

 

 “햅굿의 부모(父母)는” 같은 말투는 사람들 입에 찰싹 달라붙습니다. 이렇게 ‘-의’를 붙이는 말투가 옳은가 옳지 않은가를 헤아리는 사람이 자꾸 줄어듭니다. 어떻게 말해야 알맞을는지를 찬찬히 돌아보는 사람은 눈에 뜨이도록 줄어듭니다. “햅굿네 부모는”이나 “햅굿 씨 부모는”이나 “햅굿네 어버이는”으로 손질합니다. “공장을 운영(運營)해”는 “공장을 꾸려”나 “공장을 해서”나 “공장을 차려서”로 손봅니다.

 

 많은 돈을 벌었다 (x)
 돈을 많이 벌었다 (o)

 

 옳게 가눌 말투를 헤아리지 않는 오늘날 흐름이기 때문에 돈을 버는 일을 가리킬 때에도 ‘어떻게 버는가’를 적바림하는 틀을 옳게 깨닫지 않습니다.

 

 돈은 ‘많이’ 벌거나 ‘적게’ 법니다. “많은 돈”을 벌거나 “적은 돈”을 벌지 않습니다. “돈을 많이” 벌거나 “돈을 적게” 법니다.

 

 곧, “사랑을 많이” 받거나 “사랑을 적게” 받는다고 말해야 알맞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는다거나 “적은 사랑”을 받는다고 말할 때에는 알맞지 않아요.

 

 많은 사랑 보내 주셔요 (x)
 많이 사랑해 주셔요 (o)

 

 그런데 이렇게 적으면서 다시금 헤아리면, “많이 사랑해 주셔요”라는 말마디가 올바른지 아리송합니다. 방송에 나오는 어느 분이 여느 사람들한테 무언가 바라면서 외칠 말마디라면, “널리 사랑해 주셔요”나 “더 사랑해 주셔요”나 “아낌없이 사랑해 주셔요”나 “더 많이 사랑해 주셔요”처럼 말해야 올바르지 않나 싶어요. 아니, “사랑해 주셔요”라고 말해야 할 노릇 아니랴 싶어요.

 

 많은 책을 읽었다 (x)
 책을 많이 읽었다 (o)

 

 한 자리에 많이 있는 무언가를 어찌저찌 했다고 할 때에는 “많은 책” 꼴이 틀리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이렇게 많은 책을 읽었다”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어느 한 사람 서재에 꽂힌 “많이 있는 책”을 둘러보면서 “이 많은 책을 다 읽었어요?” 하고 여쭐 때에는 틀린 말투가 아니에요. 그렇지만, 어느 한 사람이 “읽은 책이 많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에서는 “책을 많이 읽었다”처럼 말해야 맞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밥을 먹었다”는 틀린 말입니다. “밥을 많이 먹었다”가 맞는 말입니다. “많은 일을 했다”가 아니라 “일을 많이 했다”입니다. 다만, 이때에도 일거리가 그동안 아주 많이 쌓였는데 한꺼번에 많이 쌓인 일을 해냈다 한다면 “많은 일”을 했다고 할 수는 있어요. “그 많은 일을 했다”처럼. (4344.12.1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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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23) 장족의 1 : 장족의 발전


.. “사다코가 어느 틈에 장족의 발전을 했거든!” “진짜? 잘됐네!” ..  《시이나 카루호/서수진 옮김-너에게 닿기를 (3)》(대원씨아이,2007) 106쪽

 ‘발전(發展)’은 ‘발돋움’으로 다듬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발전을 했거든”을 “나아졌거든”이나 “좋아졌거든”으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진(眞)짜’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참말’이나 ‘그래’로 손보면 한결 나아요.

 장족(長足)
  (1) 기다랗게 생긴 다리
  (2) (‘장족의’, ‘장족으로’ 꼴로 쓰여) 사물의 발전이나 진행이 매우 빠름
   -  장족의 발전 / 그의 독일어 실력은 장족으로 진보했다

 장족의 발전을 했거든
→ 대단히 발돋움했거든
→ 크게 나아졌거든
→ 많이 달라졌거든
→ 아주 좋아졌거든
→ 썩 잘 하게 됐거든
 …


 다리가 길다 할 때에는 ‘긴다리’라 하면 됩니다. 다리가 짧다 하면 ‘짧은다리’라 하면 돼요. 길기에 ‘긴-’을 앞가지로 붙입니다. 짧아서 ‘짧은-’을 앞가지로 붙여요. 알맞게 말을 하고 바르게 글을 씁니다.

 그나저나 ‘긴다리’를 뜻하는 한자말 ‘長足’을 쓰는 일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으레 국어사전 둘째 뜻풀이처럼 쓰리라 생각해요.

 장족의 발전 → 매우 빨라 나아짐 / 몹시 발돋움함 / 크게 거듭남
 장족으로 진보했다 → 크게 나아졌다 / 많이 나아졌다 / 퍽 좋아졌다


 오늘날 사람들이 흔히 쓰니까 이러한 말마디를 그냥저냥 써도 좋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요즈음 사람들이 신문이나 방송이나 책이나 이 같은 글월을 아무렇지 않게 쓰기에 이럭저럭 써도 괜찮으리라 여길 수 있어요.

 곰곰이 생각에 잠깁니다. 사람들이 흔히 쓰기에 나까지 그대로 써야 하는지 생각해 봅니다. 이곳저곳에 자주 쓰는 말마디이니까 나도 이 말마디로 내 넋을 나타내도 될 만한가 헤아려 봅니다.

 옳고 바르게 쓰는 말이라면 나 또한 즐거이 씁니다. 얄궂거나 비틀린 글월이라면 나로서는 달갑지 않습니다. 옳은 말로 옳은 넋을 가꾸면서 옳은 삶을 돌보고 싶습니다. 바른 글로 바른 꿈을 키우면서 바른 사랑을 펼치고 싶습니다.

 말 한 마디부터 아름답고 싶습니다. 글 한 줄부터 사랑스럽고 싶습니다. 말 한 마디이기에 더 마음을 기울입니다. 글 한 줄인 만큼 더욱 사랑을 담습니다. (4344.12.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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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가운 상말
 602 : 조반석죽


.. 논을 돌아보면서 이제 이런 정도라면 조반석죽은 아무 걱정이 없게 되었다고 안심을 하고 마음이 놓이는데, 그런 홍서 앞에 불쑥 나타난 사람은 노마였다 ..  《이재복-우리 동화 바로 읽기》(소년한길,1995) 192쪽

 “이런 정도(程度)라면”은 “이렇게 되면”이나 “이만큼 되면”이나 “이만큼이라면”으로 다듬습니다. ‘안심(安心)’은 “마음이 놓임”이나 “마음을 놓음”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이 보기글처럼 “안심을 하고 마음이 놓이는데”처럼 적으면 겹말이에요. “안심을 하고”를 덜어야 알맞습니다.

 조반석죽(朝飯夕粥) : 아침에는 밥을 먹고, 저녁에는 죽을 먹는다는 뜻으로,
    몹시 가난한 살림을 이르는 말
   - 조반석죽이 어려운 처지에

 조반석죽은 아무 걱정이 없게 되었다고
→ 끼니 이을 걱정이 없다고
→ 밥 굶을 걱정이 없다고
→ 밥 먹는 걱정이 없다고
→ 밥 걱정이 없다고
 …


 한문인, 곧 중국글인 ‘조반석죽’을 생각합니다. 이 낱말은 한국글이 아닌 중국글입니다. 중국사람이 쓰는 글이기에 중국글입니다. 한국사람은 이 낱말을 한글인 ‘조반석죽’으로 적든 한자로 ‘朝飯夕粥’으로 적바림하든 알아듣기 힘듭니다. 중국글을 아는 이라면 어렵잖이 알 테지만, 중국글을 알더라도 뜻을 옳게 못 새길 수 있고, 중국글을 모르면 아예 모르고 맙니다.

 ‘photography’를 한글 ‘포토그래피’로 적는들 한국글이 되지 않습니다. 영어를 한글로 적었을 뿐입니다. 영어사전 풀이에 나오듯 ‘사진술’이나 ‘사진 찍기’로 옮겨야 비로소 한글이면서 한국글입니다. ‘포토그래피’이든 ‘photography’이든 한국글이든 한국말이든 될 수 없어요.

 흔히, 한국말 가운데 한자말이 제법 섞였기에 ‘조반석죽’처럼 넉 자로 된 한자말을 마치 한국말처럼 여기곤 합니다. 네 글자 한자말을 아는 일을 대단히 여긴다든지 자랑으로 삼는다든지 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한국사람이 한국말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자랑스럽지 않아요. 대단하지 않으며 슬기로울 수 없어요. 한국사람은 한국말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자랑스럽고, 대단하며, 슬기롭습니다.

 이제 이쯤이라면 밥 걱정은 없다고 마음을 놓는데
 이제 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마음을 놓는데
 이제 밥 걱정은 없다고 마음을 놓는데
 …


 이 나라 아이들은 이 나라 어른들한테서 한국말을 바르고 알맞게 배워야 합니다. 이 나라 아이들은 이 나라 어른들한테서 한국글을 맑고 슬기롭게 익혀야 합니다.

 아이들이 한국말을 바르고 알맞게 배우자면, 어른들부터 한국말을 바르고 알맞게 써 버릇해야 합니다. 여느 때 여느 자리 여느 사람하고 바르면서 알맞게 한국말을 나누어야 해요.

 아이들이 한국글을 맑고 슬기롭게 익히자면, 어른들 스스로 한국글을 맑고 슬기롭게 쓰면서 즐거워야 합니다. 언제나 맑게 나누는 한국글이어야 하고, 늘 슬기로이 주고받는 한국글이어야 합니다.

 조반석죽이 어려운 처지에
→ 밥먹기 어려우면서
→ 살림이 어려운데
→ 먹고살기 어렵지만
 …

 예부터 한문을 한문 아닌 한국글처럼 여긴 버릇 때문에, 오늘날 영어를 영어 아닌 한국글처럼 여깁니다. 간판뿐 아니라 이름쪽에 영어를 버젓이 쓰고, 회사이름이건 가게이름이건 영어를 가벼이 써요. 옳게 말하지 않고 옳게 생각하지 못한다면 옳게 살아가지 못하는데, 이러한 흐름이나 이음고리를 깨닫지 않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생각을 맑게 다스려야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마음을 착하게 돌보아야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사랑을 기쁘게 나누어야 합니다. (4344.12.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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