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91 : 열린 개방



열려 있는 개방 환경

→ 열린 환경

→ 열린 터

→ 열린 곳


개방(開放) : 1. 문이나 어떠한 공간 따위를 열어 자유롭게 드나들고 이용하게 함 2. 금하거나 경계하던 것을 풀고 자유롭게 드나들거나 교류하게 함. ‘열어 놓음’, ‘열어 둠’으로 순화



  한자말 ‘개방’은 ‘열린’ 모습을 가리켜요.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둘째 뜻풀이에서 “열어 놓음”이나 “열어 둠”으로 고쳐쓰라 나오는데, 첫째 뜻풀이도 ‘열다’를 바탕으로 고쳐써야 한다고 느낍니다. 그러니 “개방 환경 → 열린 환경”이고, “열려 있는 개방 환경”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2016.9.20.불.ㅅㄴㄹ



빛이 제한된 곳보다는 늘 환하게 열려 있는 개방 환경이 생존의 조건이다

→ 빛이 막힌 곳보다는 늘 환하게 열린 곳이 살아가는 터이다

→ 빛이 적은 곳보다는 늘 환하게 열린 곳이 살아갈 만한 터이다

《김종원-한국 식물 생태 보감 2》(자연과생태,2016) 4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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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90 : 산포로 퍼진



종자 산포로 퍼진

→ 씨앗을 흩뜨려서 퍼진

→ 씨앗으로 퍼진

→ 씨앗으로 퍼뜨린


산포(散布) : 흩어져 퍼지거나 흩어 퍼뜨림

퍼뜨리다 : 널리 퍼지게 하다

퍼지다 : 5. 어떤 물질이나 현상 따위가 넓은 범위에 미치다



  ‘산포’라는 한자말은 “흩어져 퍼지거나 흩어 퍼뜨림”을 나타내니, “종자 산포로 퍼진”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그런데 ‘산포’라는 한자말은 식물학 전문 낱말이라기보다는 어렵고 낯선 한자말로 여겨야지 싶어요. ‘흩뜨림’으로 손질해야지 싶습니다. 이 보기글은 “씨앗을 흩뜨려서 퍼진”으로 손볼 수 있는데, ‘퍼뜨리다’나 ‘퍼지다’는 넓은 곳에 두루 있도록 하는 모습을 가리키니, “씨앗으로 퍼진”이나 “씨앗으로 퍼뜨린”이라고만 손보아도 됩니다. 2016.9.20.불.ㅅㄴㄹ



뿌리줄기에서보다는 종자 산포로 퍼진 것이 대부분이다

→ 뿌리줄기에서보다는 씨앗으로 퍼진 풀이 거의 모두이다

→ 거의 모두 뿌리줄기에서보다는 씨앗을 흩뜨려서 퍼진다

→ 거의 모두 뿌리줄기에서보다는 씨앗으로 퍼진다

《김종원-한국 식물 생태 보감 2》(자연과생태,2016) 4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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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89 : 관계 맺다



혼인 관계는 맺지 않았던

→ 혼인은 하지 않았던

→ 혼인은 맺지 않았던

→ 혼인 사이는 아니었던



관계(關係) : 1.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2.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 3. 남녀 간에 성교(性交)를 맺음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 4. 어떤 일에 참견을 하거나 주의를 기울임

관련(關聯/關連) :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계를 맺어 매여 있음

맺다 : 1. 물방울이나 땀방울 따위가 생겨나 매달리다 2. 열매나 꽃망울 따위가 생겨나거나 그것을 이루다 3. 끄나풀, 실, 노끈 따위를 얽어 매듭을 만들다 4. 하던 일을 끝내다 5. 관계나 인연 따위를 이루거나 만들다



  한국말사전을 ‘관계’라는 한자말을 찾아보면 “관계를 맺다”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관계를 맺다”는 겹말이지만 이 말투가 제법 널리 퍼졌습니다. 그냥 “관계를 맺다”처럼 쓰기도 하지만, “혼인 관계를 맺다”나 “부부 관계를 맺다”나 “친구 관계를 맺다”나 “이웃 관계를 맺다” 꼴로 쓰임새가 늘어납니다.


  ‘관계’ 말풀이에서 엿볼 수 있듯이 ‘관계하다 = 관련을 맺다’인데, 다시 ‘관련’이라는 한자말을 찾아보면 ‘관련하다 = 관계를 맺다’로 풀이해요. 돌림풀이입니다. 게다가 ‘맺다’라는 한국말은 “관계를 이루거나 만들다”로 풀이하니 아주 엉망진창 돌림풀이에다가 겹말풀이입니다.


  ‘관계·관련’이라는 한자말을 쓸 만한가 쓸 만하지 않은가를 따지기 앞서, “관계를 맺다”에서 ‘관계’는 털어낼 만합니다. “혼인을 맺다”나 “부부로 맺다”나 “친구로 맺다”나 “이웃으로 맺다”처럼 쓰면 돼요. 또 “혼인을 하다”나 “부부가 되다”나 “친구가 사귀다”나 “이웃으로 지내다”처럼 쓸 만합니다. 2016.9.20.불.ㅅㄴㄹ



혼인 관계는 맺지 않았던 걸까

→ 혼인하지는 않았던 걸까

→ 혼인은 맺지 않았던 셈일까

→ 혼인 사이는 아니었던 셈일까

→ 혼인은 하지 않았던 셈일까

《오자와 마리/노미영 옮김-은빛 숟가락 6》(삼양출판사,2014) 18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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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 유쾌하고 기분이 좋아



즐거웠다. 너무나 기분이 좋고 유쾌해서

→ 즐거웠다. 더없이 즐겁고 산뜻해서

→ 즐거웠다. 참으로 즐겁고 시원해서


유쾌(愉快) : 즐겁고 상쾌함

상쾌(爽快) : 느낌이 시원하고 산뜻하다

좋다 : 10. 어떤 일이나 대상이 마음에 들 만큼 흡족하다 11. 감정 따위가 기쁘고 만족스럽다

흡족(洽足) :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여 만족함

만족(滿足) : 1. 마음에 흡족함 2. 모자람이 없이 충분하고 넉넉함

충분(充分) : 모자람이 없이 넉넉함

즐겁다 :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기쁘다

기쁘다 : 욕구가 충족되어 마음이 흐뭇하고 흡족하다

흐뭇하다 : 마음에 흡족하여 매우 만족스럽다



  한자말 ‘유쾌’는 “즐겁고 상쾌함”을 가리킨다는데, ‘상쾌’는 “시원하고 산뜻함”을 가리킨다 합니다. ‘유쾌하다 → 즐겁다’요, ‘상쾌하다 → 시원하다’라 할 수 있습입니다. 이 보기글을 살피면 ‘즐겁다·기분이 좋다·유쾌하다’처럼 세 가지 말마디가 나오는데, 셋은 모두 같은 느낌이나 기운을 나타낸다고 할 만한 겹말 얼거리입니다. “기분이 좋다”에서 ‘좋다’는 ‘흡족·만족·기쁨’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흡족’은 ‘만족’으로 풀이하고, ‘만족’은 ‘흡족’으로 풀이하는 돌림풀이입니다. 더구나 ‘만족 2’은 “충분하고 넉넉함”으로 풀이하지만 ‘충분 = 넉넉함’이기 때문에, 이때에는 겹말풀이예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즐겁다·기쁘다·흐뭇하다’가 서로 뒤섞이는 돌림풀이에다가 겹말풀이입니다. 아주 뒤죽박죽이에요. 2016.9.20.불.ㅅㄴㄹ



모든 것이 즐거웠다. 로라는 너무나 기분이 좋고 유쾌해서

→ 모든 것이 즐거웠다. 로라는 더없이 좋고 즐겁고 산뜻해서

→ 모두 다 즐거웠다. 로라는 참으로 좋고 즐겁고 시원해서

《로라 잉걸스 와일더/김석희 옮김-초원의 집 1》(비룡소,2005) 17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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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88 : 유쾌함 즐거움



내게 유쾌함과 즐거움을 안겨 준다

→ 나를 즐겁게 해 준다

→ 나를 아주 즐겁게 해 준다

→ 내가 즐거이 웃게 해 준다

→ 내가 즐겁도록 해 준다


유쾌하다(愉快-) : 즐겁고 상쾌하다

상쾌하다(爽快-) : 느낌이 시원하고 산뜻하다

즐겁다 :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기쁘다



  한자말 ‘유쾌하다’는 “즐겁고 상쾌하다”를 가리키니, “유쾌함과 즐거움”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그런데 ‘유쾌’는 ‘상쾌’하고도 이어진다지요. 이 대목에서 찬찬히 짚을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말 ‘시원하다’에는 ‘산뜻한 기운’도 함께 감돕니다. 그래서 ‘상쾌하다 → 시원하다’처럼 고쳐쓸 만합니다. ‘즐겁다’라는 낱말에는 시원스러운 기운이 함께 서려요. 그래서 ‘유쾌하다 → 즐겁다’처럼 고쳐쓸 만합니다. 2016.9.20.불.ㅅㄴㄹ



내 아이디어들을 잘못 해석하는 전형적인 영국인들의 방식은 내게 유쾌함과 즐거움을 안겨 준다

→ 내 생각을 잘못 읽는 바로 그 영국사람 모습은 나를 즐겁게 해 준다

→ 내 생각을 잘못 헤아리는 흔한 영국사람 모습은 내가 즐겁도록 해 준다

《오스카 와일드/박명숙 옮김-오스카리아나》(민음사,2016) 55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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