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작금의


 작금의 사태 → 요즈음 사태 / 어제오늘 일

 작금의 학벌 사회 → 오늘날 학벌 사회

 작금의 상황을 보면 → 요즈음 상황을 보면 / 요즈막 흐름을 보면


  ‘작금(昨今)’은 “1. 어제와 오늘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 요즈음”을 가리킨다고 해요. 어제와 오늘을 아우른다면 ‘어제오늘’이라 하면 돼요. 또 둘째 말풀이처럼 ‘요즈음’으로 고쳐쓰면 되는데, ‘요즈막’이나 ‘오늘날’로 고쳐쓸 만합니다. 이렇게 하면 ‘-의’는 손쉽게 털 수 있어요. 2016.11.2.물.ㅅㄴㄹ



작금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도

→ 오늘날 현실을 풀어헤치려고 할 때에도

→ 지금 현실을 뚫고 나가려는 뜻으로도

→ 이러한 현실을 떨쳐내려 할 적에도

《박용남-작은 실험들이 도시를 바꾼다》(시울,2006) 45쪽


작금의 사회적 관행도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오늘날 사회 흐름도 한동안 멈추지 않을 듯하다

→ 요즈음 사회 모습도 한동안 멈추지 않으리라

→ 이즈음 사회 물결도 한동안 멈추지 않으리라

《전상인-아파트에 미치다》(이숲,2009) 63쪽


작금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전형적인 장소였던 것이다

→ 오늘날 현실을 고스란히 담는 바로 그러한 곳이었다

→ 오늘 우리 모습을 고스란히 비추는 그런 곳이었다

→ 요즈음 우리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그런 자리였다

《산드라 크라우트바슐/류동수 옮김-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양철북,2016) 24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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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전부 全部


 재산 전부를 → 재산 모두를

 우리 전부가 합심하여 → 우리 모두가 마음을 모아

 전부가 숲이었고 → 모두가 숲이었고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 하나부터 열까지 다

 그분 글을 전부 읽었다 → 그분 글을 다 읽었다

 전부 참말이야 → 모두 참말이야


  ‘전부(全部) ’는 “1. 어떤 대상을 이루는 낱낱을 모두 합친 것 2.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가 다”를 뜻한다고 하는데, ‘모두’나 ‘다’로 손보면 됩니다. 때로는 ‘몽땅’이나 ‘모조리’나 ‘죄’나 ‘죄다’로 손볼 수 있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나오는 다른 한자말 ‘전부’ 일곱 가지는 사전에서 털어내야지 싶어요. 쓸모도 쓰임새도 없는 한자말 ‘전부’가 꽤 많아요. 2016.11.1.불.ㅅㄴㄹ


전부(田夫) : = 농부(農夫)

전부(田父) : [동물] 개구리의 하나. 몸이 크며 뱀 따위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전부(田婦) : 농가의 부녀

전부(田賦) : 예전에 중국에서, 토지에 부과하던 조세

전부(前夫) : = 전남편

전부(前婦) : = 전처(前妻)

전부(前部) : = 앞부분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어요

→ 그것만이 다가 아니었어요

→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타카도노 호코/고향옥 옮김-도니조아 아저씨의 돈 버는 방법》(내인생의책,2013) 7쪽


타로우자도 전부 선이 되라고는 하지 않았어

→ 타로우자도 모두 착한 이가 되라고는 하지 않았어

→ 타로우자도 모두 착해야 한다고는 하지 않았어

《라이쿠 마코토/최윤정 옮김-동물의 왕국 14》(학산문화사,2014) 147쪽


곳간은 전부 다 차 있었습니다

→ 곳간은 모두 다 찼습니다

→ 곳간은 몽땅 다 찼습니다

《데미/이향순 옮김-쌀 한 톨》(북뱅크,2015) 8쪽


사람들은 전부 자전거 부서진 게 네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 사람들은 모두 자전거 부서진 탓이 네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 사람들은 다 자전거 부서진 일이 네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린다 멀랠리 헌트/강나은 옮김-나무 위의 물고기》(책과콩나무,2015) 173쪽


독일인들은 전부 다 야만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 독일사람은 모두 다 야만스럽다는 믿음 때문에

→ 독일사람은 죄다 거칠다는 믿음 때문에

《조조 모예스/송은주 옮김-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살림,2016) 8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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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13 : 빈 공간



그러한 빈 공간

→ 그러한 공간

→ 그러한 빈 곳

→ 그러한 자리


공간(空間) : 1. 아무것도 없는 빈 곳 2.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범위 3. 영역이나 세계를 이르는 말

곳 : 공간적인 또는 추상적인 일정한 자리나 지역

자리 : 1. 사람이나 물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



  한자말 ‘공간’은 “빈 곳”을 뜻해요. ‘空間 = 빈 + 사이(틈)’예요. “빈 공간”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그런데 “문화 공간·생활 공간·휴식 공간”처럼 쓸 적에는 “빈 곳”을 가리키지 않아요. 이때에는 ‘자리’나 ‘터’나 ‘곳’을 가리켜요. ‘문화터·삶터(살림터)·쉼터’처럼 말이지요. 가만히 살피면 “빈 공간”이라고 쓸 적에는 언제나 ‘공간 1’을 가리키니, 이 말투는 저절로 겹말이 되는 셈이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겹말 쓰임새라고도 볼 만한데, 이러한 얼거리라면 ‘빈곳·빈터·빈자리’를 알맞으면서 새롭게 써 볼 수 있어요. 그나저나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자리’를 ‘공간’으로 풀이하고, ‘곳’을 “공간적인 자리”로 풀이합니다. “공간적인 자리”란 말풀이는 “공간적인 공간”이란 소리인데, 참말로 무슨 뜻이 될까요? 영 뒤죽박죽인 돌림풀이입니다. 2016.11.1.불.ㅅㄴㄹ



도시를 만들거나 설계할 때 중요한 것은 그러한 빈 공간을 설정하는 것인데도

→ 도시를 세우거나 설계할 때 그러한 빈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한데도

→ 도시를 세우거나 헤아릴 때 그러한 빈 곳을 중요하게 살펴야 하는데도

《승효상-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돌베개,2016) 5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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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12 : 용도 용처



용도조차 불분명하여 그 용처를 찾느라

→ 쓰임새조차 흐리멍덩하여 쓸 곳을 찾느라

→ 쓰임새조차 뚜렷하지 않아


용도(用途) : 쓰이는 길. 또는 쓰이는 곳

용처(用處) : 돈이나 물품 따위의 쓸 곳



  한자말 ‘용도’는 “쓰이는 곳”을 가리키고, ‘용처’는 “쓸 곳”을 가리키니, 두 낱말은 거의 같다고 할 만합니다. 두 한자말을 잇달아 쓰면 겹말 얼거리입니다. 말뜻대로 ‘쓰임새’나 ‘쓸 곳’으로 손볼 수 있는데, 이렇게 손보더라도 보기글은 어쩐지 엉성합니다. 앞쪽은 ‘쓰임새’로 손본 뒤, 뒤쪽은 털어내 보면 비로소 글월이 매끄럽습니다. 2016.11.1.불.ㅅㄴㄹ



이 비싼 건축이 용도조차 불분명하여 그 용처를 찾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 이 비싼 건축이 쓰임새조차 흐리멍덩하여 쓸 곳을 찾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 이 비싼 건축이 쓰임새조차 뚜렷하지 않아 애를 먹어야 했다

《승효상-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돌베개,2016) 16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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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238 : 공동空洞의 공간



공동(空洞) : 1.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는 굴. ‘빈 굴’로 순화 2. 아무것도 없이 텅 빈 큰 골짜기 3. 물체 속에 아무것도 없이 빈 것. 또는 그런 구멍. ‘속 빔’으로 순화


공동空洞의 공간이 되더니

→ 텅 빈 곳이 되더니

→ 빈 곳이 되더니



  ‘공동’으로 적는 한자말은 ‘共同’도 있고 ‘空洞’도 있다고 합니다. 두 가지 한자말을 한글로 ‘공동’으로만 적는다면 아무래도 헷갈릴 만합니다. 그러니 보기글처럼 “공동空洞의 공간”으로 써야겠다고 여길 수 있어요. 이 대목에서 더 헤아린다면, ‘共同’도 ‘空洞’도 안 써 볼 수 있어요. “共同의 공간”은 “함께 사는 곳”이나 “여럿이 있는 곳”으로 적으면 됩니다. “空洞의 공간”은 “텅 빈 곳”이나 “빈 곳”으로 적으면 되고요. 2016.11.1.불.ㅅㄴㄹ



공동의 공간은 환기와 채광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공동空洞의 공간이 되더니

→ 함께 사는 곳은 바람도 볕도 제대로 들지 않아 텅 빈 곳이 되더니

→ 여럿이 있는 곳은 바람과 볕이 제대로 들지 않아 빈 곳이 되더니

《승효상-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돌베개,2016) 3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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