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그대에게 4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김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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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71



마냥 걷기만 한다면

― 불멸의 그대에게 4

 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1.31.



“거절하겠어. 분명 형한테 버림받은 건 불행한 일이었어. 하지만 그걸 뛰어넘고 손에 넣은 건, 내게는 기적에 가까워! … 다들 내 소중한 보물이야. 나한테서 두 번 다시 빼앗아갈 생각 마!” (26∼27쪽)


“난 왜 노인네일까 싶어서 말이야. 무슨 수를 써도 구구보다 내가 먼저 죽는다는 것이 한스럽지 뭔가. 녀석이 독립해 어른이 되어서 자기 좋아하는 길을 걷고, 자기 되고 싶은 게 되는, 그런 당연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거든. 내 그걸 전부 지켜본 다음에 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꼬.” (42쪽)


“하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못할 거야.” “왜?” “분명 그게, 그게 룰이기 때문일 거야.” “누가 정한 건데.” “……” “자기 삶의 방식은 자기 스스로 쟁취하는 거야! 구구!” (55쪽)


“그렇게 안 돼. 나, 강해질 거야. 결심한 이상 생각을 해야 해. 그 검은 놈의 뜻대로 되는 거라고 해도, 아무 생각 없이 마냥 걷기만 하는 건 내가 바라는 게 아냐.” (164쪽)



  아프면서 큰다고도 말합니다. 아픈 일을 겪어서 딛고 일어서면 한결 튼튼할 테니, 틀림없이 큽니다. 이와 맞물려 기쁘면서 크기도 해요. 기쁘게 뛰놀면서 크고, 기쁘게 노래하면서 큽니다. 그리고 기쁘게 배우면서 커요.


  때로는 배움길이 슬프거나 아플 수 있어요. 그러니 슬프거나 아프게 배우면서 크기도 하는데, 여러모로 살피면 우리는 언제나 배웁니다. 어느 때에는 아프게 배우면서 크고, 어느 때에는 환하게 웃고 노래하고 배우면서 큽니다.


  만화책 《불멸의 그대에게 4》(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은 차츰 크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죽음이 없이 늘 되살아나는 아이뿐 아니라, 이 아이를 둘러싼 모든 사람이 저마다 조금씩 자라면서 삶을 새롭게 보는 이야기를 다루어요.


  그런데 누구는 선뜻 크고 싶지 않습니다. 나이도 많고 돈이나 이름값이 높아요. 누구는 나이도 돈도 이름값도 적으나 굳이 클 마음이 없어요. 있으면 있는 대로 새로운 자리를 바라보지 않기에 크지 못합니다. 몸은 커져도 마음이 크지 못하지요. 이와 달리 있거나 없거나 가리지 않고서 새길을 바라는 사람은 언제나 즐겁게 큽니다.


  크고 싶은 사람은 마냥 걷기만 하지 않아요. 걸음마다 꿈을 되뇝니다. 열 걸음을 떼면 열 걸음마다 꿈을 읊고, 천 걸음이나 만 걸음을 디디면 바로 천 걸음이나 만 걸음만큼 꿈을 노래해요.


  누가 꿈을 이루면서 새롭게 즐거울까요? 누가 꿈을 못 이루면서 늘 쳇바퀴나 제자리걸음일까요?  ‘불사’라는 아이는 앞으로 얼마나 더 커야, 마음에 흐르는 목소리를 새롭게 읽으면서 스스로 꿋꿋하게 일어서며 삶에 맞설 수 있을까요? 2018.4.29.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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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3
네무 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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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70



네 앞길은 네가 트면 돼

― 일단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3

 네무 요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7.5.15.



‘자, 그럼. 내일부터 난 뭘 한다?’ (71∼72쪽)


“내 세계는 이미 한 발 먼저 멸망해버렸거든.” (83쪽)


‘그래, 난 내 세상을 되돌리는 거야. 지구의 운명보다 훨씬 더 소중한 내 세상을.’ (93쪽)


“카나는 아직 우물 안 세상밖에 몰라. 지금 여기서 나랑 사귀면 작은 우물 안에서 네 세상은 닫히고 말아.” “그래도 좋아!” “안 돼.” “괜찮다니까!” “어른이 된 네가 더 큰 세상에 나가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을 쌓고도 여전히 나에 대한 마음에 변함이 없다면…….” “난 안 변해!” “그래? 그럼 그때 가서 다시 찾아와.” (160∼161쪽)


‘아직은 늦지 않았겠지? 지구란, 지구란, 소중한 사람의 미래야!’ (167쪽)



  지구라는 별은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이러면서 지구라는 별은 덧없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사랑스러울 수 있고, 지겹거나 물릴 수 있습니다. 즐거울 수 있지만 싫거나 미울 수 있어요.


  곰곰이 따지면 온갖 생각이 갈마드는 지구입니다. 어느 한 가지 느낌만 있지 않은 지구예요. 우리는 지구에서 ‘산다’고 말하는데, 지구에 ‘갇혔다’고도 말할 만합니다. 지구 바깥에서 누리는 삶은 생각하지 못하거든요. 지구 바깥으로 어떻게 나갈 수 있는지 모르기도 하고, 지구 바깥에서 굳이 살아야 하는가 여기기도 합니다.


  지구가 아름답다면 지구라는 별만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지구라는 별에서 사는 사람을 비롯해서 풀이며 나무이며 바다이며 하늘이며 모두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이 지구를 품은 온누리가 모두 아름답지요. 지구가 안 아름답다면 지구라는 별뿐 아니라 나랑 너랑 우리 모두 안 아름다울 뿐 아니라 온누리도 안 아름답겠지요.


  만화책 《일단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3》(네무 요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7)은 차츰 자라는 푸름이 이야기를 두 가지 틀에 담아서 보여줍니다. 첫째, 덧없어 보이고 재미없는 하루를 어영부영 맞이하는 틀로 보여줍니다. 둘째, 늘 똑같아 보이며 뜻없어 보이는 하루라지만, 이 지구라는 별이 없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늘에서 똑 떨어진 하느님’한테서 들을 뿐 아니라, 이를 눈앞에서 지켜보는 틀로 보여주어요.


  아직 지구를 모르는 아이들은 지구뿐 아니라 저 스스로를 모릅니다. 마을도 나라도 모르고, 숲도 하늘도 몰라요. 꽃도 나무도 모르고, 풀벌레하고 새도 모릅니다. 이러다 보니 앞길을 그리지 못해요. 아니, 앞길을 안 그리지요. 앞길을 그릴 마음이 없이 지치거나 풀이 죽은 하루를 보내던 아이들은 시나브로 눈을 뜹니다. 누가 틔워 줘서 여는 앞길이 아닌, 스스로 걸어가야 스스로 트면서 지을 수 있는 앞길이라는 대목을 깨닫습니다. 2018.4.28.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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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샤 16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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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69



살아가는 기쁨이란

― 이누야샤 16

 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6.25.



‘거울에서 혼이 넘치려 한다. 다 빨아들이지 못했나. 그 정도로 카고메의 혼이 크단 말인가?’ (51쪽)


“그래도 활을 쏘겠느냐? 이누야샤 같은 것을 지키기 위해.” “당연하지! 내 화살은! 나쁜 놈한테만 맞는다구!”(57∼58쪽)


“이누야샤, 너는 반요지? 반은 요괴의 피가 흐르는 놈이, 사람을 잡아먹는 즐거움은 모르나.” “닥쳐!” (123쪽)


‘아니, 얼굴이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 아냐. 왠지, 이누야샤의 마음이 어딘지 멀리 가버릴 것만 같아서.’ (183쪽)



  사는 보람을 묻는 분이 있으면 ‘나한테 기쁨이 되는 살림길’을 가만히 그립니다. 오래 헤아리지 않아도 보람쯤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만, 참말로 오늘 하루도 보람이 맞는가를 살피고, 아침에 일어나서 이 보람으로 기쁘게 걸었는가를 되새깁니다. 이러고 나서 씩씩하게 말해요. “배우고 나누고 사랑할 수 있어 기쁜 살림길이에요.” 하고요.


  《이누야샤 16》(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은 이누야샤가 요괴로 바뀐 모습을 처음으로 마주한 카고메 마음을 보여줍니다. 오직 요괴인 모습으로 바뀐 이누야샤 스스로도 그때에 어떤 마음이었는가를 비추어 줍니다. 만화이기 때문에 두 사람(또는 한 사람하고, 사람이 되고픈 반요괴 하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어요.


  카고메는 오직 요괴인 모습인 이누야샤를 처음 보았을 적에 무섭다거나 두렵다고 느끼기보다 “이누야샤 마음이 어디로 떠날 듯하다”고 여겼다고 해요. 이누야샤는 무시무시한 다른 요괴를 물리치려면 그렇게 몸을 바꾸어 더욱 힘센 모습이 되어야 한다고 여기다가 흠칫해요. 카고메가 들려준 한 마디 ‘마음’이란 말 때문입니다.


  살아가는 기쁨은 늘 곁에 있다고 느껴요. 사랑하고픈 이한테서 배우고, 사랑하려는 이하고 나눕니다. 그리고 사랑을 늘 우리 마음에서 길어올립니다. 배우기에 나눌 수 있고, 나누기에 스스로 꾸준히 자아낼 만합니다. 2018.4.23.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만화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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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스피카 6
야기누마 고 지음, 김동욱 옮김 / 세미콜론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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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56



네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면

― 트윈 스피카 6

 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4.4.16.



“남의 눈에 안 보이는 것도 보는 녀석이, 전혀 못 보는 게 있네.” (28쪽)


“있잖아, 가사네. 잠깐이라도 하늘을 봐.” (52쪽)


“기술이 진보해 가는 건 반가운 일일까? 쓸쓸한 일일까? 이대로 점점 더 기술이 발전되어 간다면 우주 개발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러다 우주 비행사 자체가 필요 없게 되는 날이 오는 건 아닐까?” (85쪽)


“전, 소중한 사람이 지켜준 것을 버리는 짓은 하지 않을 거예요.” (186쪽)


“야미지 기자님은 우주 비행사과 훈련, 보신 적 있습니까?” “예? 아뇨.” (317쪽)


“네가 보는 하늘이랑 내가 보는 하늘이랑 똑같은 색깔이랑 보장은 전혀 없다니까!” “그치만 하늘 색깔이 예쁜 건, 후추야에게도 똑같잖아?” (359쪽)



  두 아이하고 마실을 다니다 보면, 저랑 두 아이가 바라보는 곳이 다릅니다. 두 아이도 서로 바라보는 곳이 달라요. 그러니까 세 사람이 저마다 달리 바라봅니다. 곁님하고 넷이서 마실을 하면 이때에는 네 눈길이 저마다 다른 곳을 바라보지요. 다만, 넷이 다 다른 곳을 바라보더라도 늘 한마음이 되곤 해요. 넷이 처음으로 알아차리거나 즐겁게 바라보는 곳은 다르지만, “저기 좀 봐! 참 멋져!” 하고 외칠 적에, 다 같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모두 멋지다고 느낄 만하’기 일쑤입니다.


  《트윈 스피카 6》(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4)을 읽으면서 새삼스레 다 다르면서 다 같은 눈길을 떠올립니다. 이 만화책에는 유난히 하늘바라기가 자주 나옵니다. 첫째 권부터 마지막 권까지 한결같아요.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푸름이를 다루니 하늘바라기를 자주 보여줄 수 있을 텐데, 줄거리 때문이 아니어도 걸음을 문득 멈추고 하늘바라기를 한다든지, 낮뿐 아니라 밤에도 하늘바라기를 한다든지, 거꾸로 밤뿐 아니라 낮에도 즐거이 하늘바라기를 하는 이야기가 찬찬히 흐릅니다.


  우리는 무엇을 볼까요? 우리는 무엇을 마음에 담을까요? 우리는 서로 어떤 말을 하면서 생각을 주고받을까요? 우리가 나누는 말에는 어떤 마음이 흘러서 하루를 새롭게 바라보는 징검돌이 될까요?


  우주비행사를 바라는 아이들이 지키고 싶은 한 가지란, 언제나 즐겁게 마주하면서 살아가고픈 꿈이자 사랑입니다. 언제나 곁에서 곱게 피어나기를 바라는 꿈이며 사랑이기에 즐겁게 지키고 힘내어 지키며 새롭게 지킬 수 있습니다.


  억지로 지키지 않아요. 즐겁게 새로 힘을 내면서 지키려 합니다. 이리하여 《트윈 스피카》에 나오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은 이 아이들한테서 삶을 바라보는 눈을 새삼스레 배웁니다. 2018.4.21.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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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샤 15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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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68



너른 마음이 되기까지

― 이누야샤 15

 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6.25.



“듣자듣자 하니, 진짜 나쁜 녀석이잖아!” “어? 그치만.” “거칠고 제멋대로라며? 거기다 양다리까지 걸치고!” “그, 그렇긴 해도. 그, 그치만 좋은 구석도 있어. 나한테 잘해 주고, 강하고, 믿음직하고.” (16쪽)


“이제 그만 데리러 가라, 이누야샤. 카고메는 용서해 줄 거야.” “그럼 꼭 내가 잘못한 것 같잖아.” “잘못했어. 카고메의 마음을 의심했으니까.” (27쪽)


“사람 무시하지 마! 이누야샤는 네가 속았다는 걸 알고 진짜로 싸우질 않은 거라구! 게다가 지금 꼼짝도 못하는 사람을 구해 줬다고 화낼 만큼, 밴댕이 소갈머리가 아니란 말야!” (110쪽)



  너른 마음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요? 너른 마음이 되려면 얼마나 만나거나 사귀면서 서로 헤아려야 할까요? 말씨가 좀 거칠거나 딱딱하거나 차갑거나 투박하다 하더라도, 이 말씨에 깃든 상냥하거나 참한 마음을 언제쯤 알아채거나 느낄 수 있을까요?


  겉모습이 그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만, 겉모습만 그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어느 한 사람을 말할 적에는 반드시 그 사람 속마음을 아울러야 합니다. 속마음을 모르거나 안 읽고서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속마음을 마주하지 않고서 그 사람하고 만나거나 사귀었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이누야샤 15》(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을 읽으면, 둘 사이에 어떤 마음이 어떻게 흐르는가를 찬찬히 다룹니다. 너른 마음으로 나아가고픈 둘 사이를 그리면서, 아직 너른 마음이 아니기에 갈팡질팡하거나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참말로 너른 마음으로 가고 싶은데 아직 헤매거나 제자리걸음을 하는 모습을 찬찬히 보여주지요.


  조금 연 마음으로는 너른 마음이 못 됩니다. 활짝 연 마음일 적에 비로소 너른 마음이 됩니다. 아직 활짝 열지 못한 두 마음은 시나브로 새길을 가겠지요. 2018.4.19.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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