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안 싸워요 곰튼이 곰실이 쁘띠 이마주 14
오노리 엔 지음, 이연승 옮김, 하타 코시로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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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65


《이제 안 싸워요》

 오노 리엔 글

 하타 코시로 그림

 이연승 옮김

 중앙출판사

 2006.8.19.



  바람이 불 적에 바람하고 싸우려 들면 바람한테 잡아먹히기 쉽습니다. 해가 뜨거울 적에 해랑 싸우려고 나서면 해한테 녹아버리기 쉬워요. 비가 내릴 적에 비하고 싸우겠노라 하면 빗물에 휩쓸릴 테지요. 싸우려고 하면 싸먹혀요. 싸움길이 아닌 감싸려고 하는 따스한 손길일 적에는 서로 어루만지는 숨결이 됩니다. 《이제 안 싸워요》는 두 아이가 툭탁거리는 듯하면서도 언제나 함께 놀고 꿈꾸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온누리를 둘로 갈라 보자고, 서로 넘어오지 않을 두 나라를 갈라서 마음대로 지내자고 하면서 작대기 하나를 들고 길을 나선다지요. 자, 하늘을 둘로 가를 수 있나요? 물을 둘로 가를 수 있나요? 작대기로 땅바닥에 금을 죽 이으면 얼핏 땅을 가른 듯 여길는지 모르지만, 정작 땅은 안 갈려요. 이쪽이건 저쪽이건 땅은 늘 땅이에요. 그리고, 나무나 풀을 갈라 볼까요? 나무나 풀을 가르면 어찌 되나요? 죽지요. 사람을 둘로 가르면? 사람도 죽어요. 이쪽이랑 저쪽을 가르면서 혼자 옳거나 맞거나 바르다고 여기려는 눈빛은 스스로 죽고 동무를 죽이려는 바보짓이라고 할 만합니다. 함께 숨쉴 바람을, 함께 누릴 햇볕을, 함께 마실 빗물을 그려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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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벌레가 똥똥똥 - 제1회 서울서점인대회 올해의책, 2017 오픈키드 좋은 어린이책 추천, 2017 전국학교도서관사서협회 추천, 한우리 필독서 선정 바람그림책 48
윤여림 글, 조원희 그림 / 천개의바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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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61


《개똥벌레가 똥똥똥》

 윤여림 글

 조원희 그림

 천개의바람

 2016.5.10.



  ‘눈’이란 낱말을 생각해 봅니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는 어버이 눈을 바라보고, 아기는 천천히 눈을 뜨면서 둘레를 조금씩 알아봅니다. 어머니 배에서 자랄 적에는 굳이 몸눈을 뜨지 않고서도 느끼고 알아요. 어머니 몸에 깃들다가 바깥으로 나오면서 바야흐로 몸눈을 뜨고 스스로 배워야겠구나 하고 헤아립니다. 풀꽃나무가 눈을 뜹니다. 풀잎이며 꽃잎이며 나뭇잎이 새로 돋으려고 눈을 떠요. 꽃눈이며 잎눈이 싱그럽습니다. 잎눈에 꽃눈이 새롭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눈이 내립니다.  겨울이 되어 얼음빛이 된 구름은 온누리를 하얗게 덮으면서 포근하게 감싸는 숨결로 찾아듭니다. 《개똥벌레가 똥똥똥》은 말놀이를 바탕으로 말빛을 누리는 길을 들려줍니다. 재미있게 엮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살짝 아쉽다면, 굳이 ‘똥똥똥’을 노래하기보다는 ‘눈눈눈’처럼 소리는 같되 결이 다른 우리말을 짚으면 한결 나았으리라 생각해요. 재미삼거나 장난삼는 말씨, 가볍게 웃기려는 말씨도 나쁘지 않으나, 말 한 마디로 생각을 북돋우는 길을 밝힌다면, 두고두고 아이들이 노래하면서 이야기를 짓는 징검다리가 되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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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카멜레온 우리 그림책 21
윤미경 지음 / 국민서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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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62


《못 말리는 카멜레온》

 윤미경

 국민서관

 2017.11.24.



  먼먼 옛날부터 아무리 조그마한 집에서 지내더라도 아이들은 집밖에서 신나게 뛰고 달리고 뒹굴면서 놀았습니다. 어느덧 사람들이 서울 둘레에 잔뜩 몰려서 살고부터 마당을 누리는 집이 자취를 감추고, 집집마다 웬만하면 자가용을 거느리면서 ‘차댈곳’은 마련하되 ‘아이가 마음껏 뛰놀 쉼터’는 헤아리지 않는 겹겹살이로 바뀝니다. 어른은 아파트가 왜 좋을까요? 아이한테 아파트가 어울리는 데일까요? 발을 구르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데, 아이들은 발구름질도 모르는 채 자라야 하나요? 바람을 가르며 씽씽 달리면 얼마나 신나는데, 아이들은 자동차에 막혀 달리기도 못하면서 커야 하나요? 《못 말리는 카멜레온》을 넘기며 ‘요즈음은 이런 그림책을 펴내고 읽히는구나’ 싶어 어쩐지 쓸쓸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지난날까지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가 실컷 뛰놀 터전’을 마련해 놓고서 어른 나름대로 집살림을 가꾸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살찌우도록 하루를 보냈어요. 그런데 이런 집노래는 온데간데없이 ‘아파트에 스스로 몽땅 갇혀서 툭탁거리는 모습’을 그리기만 하니, 앞으로도 아이들은 아파트판에만 있어야 할는지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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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합니다, 선생님 아이세움 그림책
패트리샤 폴라코 글.그림, 유수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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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73


《존경합니다, 선생님》

 페트리샤 폴라코

 유수아 옮김

 아이세움

 2015.12.30.



  사랑으로 때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사랑이라면 ‘때리다’라는 말이 아예 없다고 해야지 싶습니다. 사랑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느냐고 물을 적에도 매한가지예요. 사랑이라면 ‘점수·성적·시험’이란 말이 아예 없다고 느껴요. 사랑이 아니기에 ‘점수·성적·시험’에다가 ‘때리다·괴롭히다·따돌리다’ 같은 말이 되겠지요. 《존경합니다, 선생님》로 나온 책은 처음에 “An A from Miss Keller”라는 이름입니다. “켈리 샘님이 매긴 가(으뜸)”쯤 되겠지요. 샘님 노릇을 하는 동안 ‘가(A)’를 매긴 적이 아예 없다는 분이 처음으로 ‘가(A)’를 매겼다는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어긋났어도, 또 틀린글씨가 나왔어도, 이 글에 ‘가(A)’를 매겼다지요. 이이 캘리 샘님은 누가 우러르거나 섬기거나 받들기를 바라지 않아요. 한자말로 치자면 ‘존경’을 받을 생각이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아이들마다 다 다르게 샘솟는 씨앗을 차근차근 짚고 북돋우면서 스스로 아름다이 날개를 달며 피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그림책을 제대로 옮기자면 “사랑을 매긴 캘리 선생님”쯤이면 어울리겠지요. 가르치거나 일깨우기보다는 사랑을 알려주기에 ‘샘’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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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토끼 - 2020 읽어주기 좋은 책 선정, 2020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바람그림책 80
도요후쿠 마키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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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69


《발레리나 토끼》

 도요후쿠 마키코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9.5.13.



  사람은 언제부터 춤을 추었을까요? 사람이란 몸을 처음 입은 날부터 춤짓이었을까요, 아니면 사람 곁에서 흐드러지는 뭇숨결을 지켜보면서 춤짓을 하나하나 따라하다가 배웠을까요? 풀잎이 춤을 춥니다. 꽃송이가 춤을 춥니다. 나무가 온몸으로 춤을 춥니다. 갓 깨어난 매미가 하늘을 가르며 나는 몸짓이 춤사위 같습니다. 고치에서 나오며 날개를 매단 나비가 팔랑이는 몸짓이 춤이로구나 싶습니다. 깡총거리는 다람쥐하고 토끼가 춤을 추듯 달립니다. 하늘을 가르는 새랑 못에서 헤엄치는 오리가 춤을 추는구나 싶어요. 사람 곁에는 모두 춤입니다. 풀꽃나무도 풀벌레에 새에 들짐승도 모두 춤이에요. 바람도 구름도 비도 춤이요, 햇살도 이슬도 안개도 물결도 춤이지요. 《발레리나 토끼》에는 춤꾼이 되고 싶은 멧토끼가 나옵니다. 사람들이 선보이는 춤이 놀랍구나 싶어 사람한테서 춤을 배운다는 멧토끼라는데, 어느새 멧토끼 춤사위는 사람들이 놀랄 만큼 빛났다지요. 아무렴, 춤이건 발레이건 모두 숲에서 왔을 테니까요. 이 별을 즐기는 마음이 춤이 돼요. 이 별을 아끼는 손길이 춤이 됩니다. 이 별을 꿈꾸는 발걸음이 춤으로 피어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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