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려받은 것들 벨 이마주 50
프레데릭 베르트랑 글 그림, 최윤정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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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45


《내가 물려받은 것들》

 프레데릭 베르트랑

 최윤정 옮김

 중앙출판사

 2003.8.5.



  저는 동생으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으레 형한테서 옷이며 교과서에 여러 가지를 물려받습니다. 물려받으면서 ‘싫다’는 생각을 한 적이 아예 없습니다. 물려받으면서 언제나 즐거웠고, 때로는 자랑스러웠으며, 으레 신났어요. 다만 제가 입던 옷이나 쓰던 살림을 물려줄 동생이 없기에 이 한 가지는 아쉽더군요. 아직 저한테는 한참 큰 옷을 물려받아 걸치면, 이래저래 헐렁하지만 어쩐지 키가 한 뼘 자란 듯합니다. 둘레에서 바로 알아보지요. “야, 너희 형한테서 받았니?” 옷을 물려받을 때만큼은 둘레에서 “넌 형이 있어 좋겠다”면서 부러워합니다. 누나가 있는 동무는 옷을 못 물려받거든요. 《내가 물려받은 것들》을 읽다가 자꾸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이 그림책을 지은 분은 ‘물려받는 옷’이 무척 싫었나 봐요. 이 그림책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물려받는 살림이 싫다고? 새옷만 얻고 싶다고? 어떻게 이렇게 생각하지? 그러나 그림책을 덮고서 다시 생각해 보았어요. 모든 사람이 물림옷이나 물림살림을 반기지는 않겠지요. 처음으로 누리는 살림을 건사하고 싶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손길을 탄 살림에는 손길마다 흐르는 사랑이 곱게 있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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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가는 길 웅진 세계그림책 58
크리스토퍼 워멀 글 그림, 고정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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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43


《놀이공원 가는 길》

 크리스토퍼 위멀

 고정아 옮김

 웅진주니어

 2002.10.15.



  여러 해 앞서 읍내 자전거집에서 어린이 자전거를 장만했는데, 뒷바퀴 톱니가 어그러져서 못 씁니다. 읍내 자전거집은 자전거를 팔기만 할 뿐, 어그러진 톱니를 안 고쳐 주었습니다. 이제 와 돌아보면 그 자전거집 일꾼은 자전거 손질을 못하는구나 싶어요. 웬만하면 가까운 자전거집에서 장만하려던 마음을 깨끗이 접었어요. 아무리 멀더라도 믿을 만한 곳을 찾아서 그곳으로 찾아가거나 택배에 맡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살림돈을 푼푼이 모아 여러 해 만에 다시 자전거를 장만합니다. 이제는 누리가게로 샀어요. 두고두고 탈 자전거로 건사해야겠고, 자전거집이 아닌 제 손을 바라보고서 스스로 짜맞추고 손질하며 타자고 생각합니다. 《놀이공원 가는 길》은 몸집이 큰 여러 짐승이 놀이터로 마실을 하는 줄거리를 다룹니다. 다들 처음에는 놀이터를 생각했으나, 놀이터로 가다가 여기도 재미나고 저기도 즐거울 듯합니다. 자꾸자꾸 딴청을 합니다. 그러나 뭐 꼭 놀이터만 바라보아야 하지 않는걸요. 이렇게 놀아도 재미나고 저렇게 놀아도 즐거워요. 바쁘게 달려야 하지 않습니다. 거기만 가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 삶자리가 아름다우면 어디나 놀이터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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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지를 끌고 비룡소의 그림동화 46
도날드 홀 글, 바바라 쿠니 그림, 주영아 옮김 / 비룡소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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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86


《달구지를 끌고》

 도날드 홀 글

 바바라 쿠니 그림

 주영아 옮김

 비룡소

 1997.11.20.



  “잉, 벌이 다 먹어 버렸어.” 하는 말에 “그래, 벌도 먹어야지.” 하고 대꾸합니다. “잉, 바람에 다 떨어졌어.” 하는 말에 “그렇구나. 흙으로 돌아가네.” 하고 대꾸합니다. 가을날 무르익은 무화과입니다만 2020년은 다른 해하고 참말로 다릅니다. 2020년에는 장마도 돌개바람도 비가 길고 잦고 많아, 무화과알이 제대로 영글지 못합니다. 햇볕을 얼마 못 먹다 보니 무화과알이 채 익지 않았으나 폭삭 쪼그라들거나 물컹해요. 맨땅에서 자라는 무화과나무이니 바람이랑 비랑 해랑 흙이 어떤 기운인가에 따라 사뭇 다릅니다. 비닐집에서 쇠줄로 잡아당겨 들볶는 무화과나무는 우리 집하고 다르게 ‘모두 엇비슷한 모습’에 ‘비에 흐므러진 알’도 드물겠지요. 《달구지를 끌고》를 두고두고 애틋하게 읽습니다. 옮김말은 퍽 아쉽지만, 이야기도 그림도 아름답습니다. 미국에서는 1979년에 이런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담아냈네요.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언제쯤 담아낼까요? 가을빛이 가득한, 숲내음이 사랑스러운, 살림결이 따사로운 그림책을 짓자면 우리 스스로 가을이 되고 숲이 되며 사랑이 되어 살림꽃을 지펴야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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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여행 - 케이트가 만난 인상주의 화가들
제임스 메이휴 지음 / 크레용하우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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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71


《미술관 여행》

 제임스 메이휴

 사과나무 옮김

 크레용하우스

 2001.5.2.



  어른끼리 세운 틀은 딱딱합니다. 어른끼리 노는 판에는 아이가 설 틈이 없습니다. 아이가 자라 어른이란 몸을 입은 다음에 아이를 낳는 뜻을 어림할 만합니다. 어른 스스로 사랑으로 피어나기에 아이를 낳기도 하지만, 어른 스스로 사랑을 잊은 채 바보스럽게 굴러가기에 아이가 찾아오기도 하지 싶어요. 어른끼리 세우는 그림숲집(미술관)은 재미날까요? 글쎄, 딱딱하고 재미없지 싶습니다. 아이들이 가꾸는 그림숲집은 어떠할까요? 와, 대단히 재미나고 멋지리라 봅니다. 《미술관 여행》은 아이가 할머니하고 찾아간 그림숲집에서 ‘따분한 구경’이 아닌 ‘신나는 놀이’를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래요, 아이는 그림숲집에 그림이랑 놀러갑니다. 이와 달리 어른은 미술관이란 곳에 아이를 ‘학습시키려(길들이려)’고 데려갑니다. 그림숲집에 걸린 그림을 처음 빚은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그림님은 이녁 그림을 우러러보기를 바랐을까요? 그림님은 이녁 그림을 ‘교육 학습·시사상식’으로 달달 외우기를 바랄까요? 그림을 가만히 보면서 구름을 탈 만합니다. 그림을 찬찬히 보다가 별빛을 쥘 만합니다. 그림은 꿈씨앗입니다. 그림은 사랑빛이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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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고양이 미술관 -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는 미술관 안내서 보통 아이의 놀라운 세상
김진영 지음, 지효진 그림 / 보통의나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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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76


《앗! 고양이 미술관》

 김진영 글

 지효진 그림

 보통의나날

 2018.4.10.



  가만히 생각하니 우리 집 아이들을 이끌고 ‘그림숲집(미술관)’을 찾아간 일은 없다시피 합니다. 문득 아이들하고 간 곳이 그림숲집인 적은 있으나, 꼭 어느 그림을 보여주어야겠다 싶어서 찾아간 적은 없습니다. 두멧시골에서 살기에 그림숲집을 못 간다고 할 테지만, 우리 집 아이들로서는 마당을 바라보기만 해도 그림숲이요, 마당에 내려서서 하늘을 보아도 그림숲입니다. 낮에는 햇빛을 받는 풀빛으로 그림숲이요, 밤에는 별빛을 받는 어둠빛으로 그림숲입니다. 《앗! 고양이 미술관》은 ‘미술관’이란 어떤 곳인가를 알려주면서, 이곳에서는 어떻게 그림을 보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를 ‘고양이를 빗대어’ 보여줍니다. 이렇게 엮어도 재미있네 싶지만 어쩐지 아쉽습니다. 아이들이 그림을 바라보면서 생각날개를 펴도록 이끄는 길보다는 ‘어른이 세운 틀을 아이가 받아들여서 길드는 쪽’으로 줄거리를 엮거든요. 애써 사람나라 아닌 고양이나라까지 가는 줄거리인데, 겉모습은 고양이일 뿐 사람하고 똑같은 몸짓에 터전이라면 얼마나 따분할까요. 자꾸자꾸 제임스 메이휴 님 그림책이 떠오릅니다. 그림숲집은 딱딱한 곳이 아닌, 트인 놀이터여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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