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지를 끌고 비룡소의 그림동화 46
도날드 홀 글, 바바라 쿠니 그림, 주영아 옮김 / 비룡소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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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86


《달구지를 끌고》

 도날드 홀 글

 바바라 쿠니 그림

 주영아 옮김

 비룡소

 1997.11.20.



  “잉, 벌이 다 먹어 버렸어.” 하는 말에 “그래, 벌도 먹어야지.” 하고 대꾸합니다. “잉, 바람에 다 떨어졌어.” 하는 말에 “그렇구나. 흙으로 돌아가네.” 하고 대꾸합니다. 가을날 무르익은 무화과입니다만 2020년은 다른 해하고 참말로 다릅니다. 2020년에는 장마도 돌개바람도 비가 길고 잦고 많아, 무화과알이 제대로 영글지 못합니다. 햇볕을 얼마 못 먹다 보니 무화과알이 채 익지 않았으나 폭삭 쪼그라들거나 물컹해요. 맨땅에서 자라는 무화과나무이니 바람이랑 비랑 해랑 흙이 어떤 기운인가에 따라 사뭇 다릅니다. 비닐집에서 쇠줄로 잡아당겨 들볶는 무화과나무는 우리 집하고 다르게 ‘모두 엇비슷한 모습’에 ‘비에 흐므러진 알’도 드물겠지요. 《달구지를 끌고》를 두고두고 애틋하게 읽습니다. 옮김말은 퍽 아쉽지만, 이야기도 그림도 아름답습니다. 미국에서는 1979년에 이런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담아냈네요.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언제쯤 담아낼까요? 가을빛이 가득한, 숲내음이 사랑스러운, 살림결이 따사로운 그림책을 짓자면 우리 스스로 가을이 되고 숲이 되며 사랑이 되어 살림꽃을 지펴야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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